지난해 MBC PD수첩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당시 국회 '미국산 쇠고기 청문회'에서 "쇠고기 수입재개 후 1년 동안 정부의 모든 청사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에게 미국산 쇠고기 꼬리곰탕과 내장을 먹이겠다"고 공연한 바 있다.
하지만 정부종합청사에서는 지난 1년 동안 단 1㎏의 미국산 쇠고기도 먹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대신 정부청사를 경비하는 전경부대원들만이 미국산 쇠고기를 먹어온 사실이 드러났다.
▲ 지난 1년간 정부청사 구내식당의 美쇠고기 구매 사실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는 대로 먹어야 하는 전경에게 美 쇠고기 공급
행정안전부와 경찰청이 14일 민주당 최규식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세종로 중앙청사, 과천청사는 물론 대전청사, 광주청사, 제주청사, 춘천지소 등 6곳의 정부종합청사에는 미국산 쇠고기 구매 기록이 전혀 없다. 소량의 국내산 쇠고기 외에는 모두 호주산 쇠고기를 구매해 먹어왔던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해 4월 "미 쇠고기는 강제로 공급받는 것이 아니고 마음에 안 들면 적게 사면 되는 것"이라며 "선택은 우리쪽에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따라서 정부는 미 쇠고기가 마음에 들지 않아 선택하지 않은 셈이다.
대신 미국산 쇠고기 소비는 전경들이 전담했다. 정부종합청사를 방호하는 경기706전경대는 국산과 호주산 쇠고기는 한 번도 먹은 적이 없고 미국산 쇠고기만 100% 먹어왔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제재시 저소득층이나 학교와 군대의 단체급식에 주로 투입될 것"이라는 국민들의 우려가 맞아떨어진 셈이다.
또한 지휘선상에 있는 경기지방경찰청, 경찰청 구내식당에서도 미국산 쇠고기를 단 1㎏도 구매 · 소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스스로 먹겠다 약속한 정부는 안먹고 선택권 없는 전경들에게만 미국산 쇠고기를 먹였다. 이는 식사 때마다 군대간 자식을 생각하는 부모님의 가슴에 못을 박는 일이다"며 "이런 정부를 국민이 과연 신뢰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