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족 간의 평화 기원 뜻 담아 에스페란토 창시
에스페란토는 ‘세계화’시대에 국제적인 언어의 교량역할과 민족의 융화를 돕고 약소민족의 언어권을 보호한다는 이상을 가지고 있다. 결국 에스페란토에 내재해 있는 사상은 인류인주의를 목적으로 탄생된 평화의 언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전 세계 인류가 사랑의 기초위에 평등·중립·정의·우애를 촉진하는 중립적인 공통어를 통해 교류하자는 것이다.
에스페란토의 창안자 자멘호프 박사는 평등한 세계공용어의 필요성을 사람과 사람간의 갈등, 국가나 민족간의 분쟁을 해결하는 방안을 찾는 관점에 에스페란토를 만들었다. 1905년 8월 프랑스의 불로뉴 쉬르메르에서 제1회 세계에스페란토대회가 열렸다. 여기서 ‘불로뉴 선언’이라고도 불리는 ‘에스페란토주의’란 1민족 2언어주의다. 자국 민족끼리는 자국어를, 국제 사회에서는 에스페란토를 사용하자고 주장하는 ‘언어 평등권 운동’이다. 이런 형태의 세계 대회는 그 후 매년 개최되고 있다. 1908년 5월엔 스위스 제네바에 세계에스페란토협회가 창설됐으며 유럽 대륙을 출발점으로 해서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오늘날 세계에스페란토협회 120여 개국 2,300여 도시에 지부를 두고 있다.
박화종 회장은 “1906년 어느 궁중의사가 고종 황제에게 에스페란토의 장점을 보고했고, 고종 황제는 에스페란토의 인류애 정신에 감명을 받고 에스페란토를 익혔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또한 시인 김억 선생은 일본 유학시절에 습득해 1917년 귀국 후 제 1회 에스페란토 강습회를 열었으며 고구려 역사전문가인 서길수 서경대 교수는 에스페란토 덕분에 고구려사에 몰입하게 됐다고 합니다”라며 한국에도 에스페란토 뿌리가 깊음을 시사했다. 박화종 회장 역시 에스페란티스토라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무척 강하다. 그가 77년도에 대학시절 처음 에스페란토를 접하게 되었는데 에스페란토가 담고 있는 사상과 언어의 매력에 매료되어 현재까지 에스페란토에 대한 그의 열정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심지어 그가 운영하는 에스페란토에서 착안해 에스페로 내과로 이름을 지을 정도였다. 또한 그는 지난 1998년 복원된 고향 청도 남강서원에 에스페란토 학교를 열었으며 일본 큐슈 및 오사카의 에스페란티스토들과 함께 에스페란토 모임 등 만남의 자리를 꾸준히 추진해 오고 있다.
박화종 회장은 “타인 또는 타민족을 이해하고 포용하는데 있어서 무엇보다 의사소통이 우선시돼야 합니다.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다보면 오해가 생길 수 있고 심지어는 상대방을 적대시하게까지 만들 수도 있습니다. 같은 민족끼리는 고유의 민족어를 쓰면서 더욱 아름답게 갈고 다듬고, 다른 민족과의 교류에는 국력의 우열을 떠나서 특정국가의 독점언어가 아닌 평등하고 중립적인 세계어를 통용하자는 것이 에스페란토의 사상입니다”라고 말했다.

박화종 회장이 남은 임기동안 꼭 이루고 싶은 것은 크게 두가지로 말할 수 있다. 하나는 한국에 세계에스페란토대회를 유치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젊은층에게 에스페란토를 적극 홍보하고 있다. 한국에 세계에스페란토대회를 유치함으로써 국제적인 만남을 통해 에스페란토에 대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한국의 에스페란티스토들이 더욱 자긍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활동하기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박화종 회장은 “세계대회에 참석했을 때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대회에는 60개국 2,000~3,000여 명의 인원이 참석하는데도 불구하고 단 한명의 통역사 없이도 성공적으로 국제대회를 치룰 수 있다는 사실에 매우 놀랐습니다. 대회를 통해 자멘호프 박사가 에스페란토를 만든 진정한 의미를 새삼 깨닫게 되었고 세계 각국의 사람들과 같은 언어를 쓰면서 대화를 나누다 보니 진정한 우애가 깊어져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가 느꼈던 이러한 감정을 더욱 많은 사람들이 느낄 수 있게 해 주고 싶은 마음에 세계대회를 유치하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협회에서는 자멘호프 박사가 안과 의사로 세계 평화를 외치며 봉사활동을 적극 펼쳤던 점을 본받아 이를 실천하기 위한 국제적인 의료봉사를 계획하고 있다. 협회는 우선 오는 2009년 10월24~25일까지 서울(남산) 유스호스텔에서 ‘한국에스페란토운동의 10년 전략’이란 주제로 제41차 한국에스페란토대회를 열어 에스페란토 저변확대에 대한 세밀한 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