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14일 재정경제부는 올해 예상보다 빠른 경기 회복으로 -0% 후반 대까지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분기 전기 대비 0.1% 플러스 성장을 기록한 이후 2분기에 무려 2.6% 성장함에 따라 3분기와 4분기에 정부 목표치인 전기 대비 1% 성장만 하더라도 -0% 후반 대 성장률이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다. 특히 정부가 하반기에 내년도 재정까지 미리 당겨 재정 지출을 확대하기로 한 데다 4분기부터 설비 투자와 내수 소비가 회복할 것으로 보여 3분기와 4분기에 전기 대비 1%대를 훌쩍 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올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만 7,000~1만 8,000달러에 이르며 취업자 수 감소폭은 10만 명 이내로 줄어드는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이 같은 장밋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하반기에는 상반기 예상보다 좋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와 환율 및 유가 변수 등으로 정부에 경제정책 운용에 부담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설비투자와 내수 회복이 아직 더디고 국제금융시장 불안, 북핵 등 대외 여건이 불안한 점도 돌발 변수로 남아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2분기 GDP가 전기 대비 2.6% 성장하는 등 경기 회복흐름이 나타나고 있어 연간 성장률 당초 예상치 -1.5%를 달성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고 본다”며 “그러나 경제여건 불확실성이 크고, 유가 등 하방위험이 있어 올해 전망을 추가로 수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예금금리 상승세 전망, 예금은 짧고 천천히
현재 기준금리는 2%, 예금금리는 1년 만기의 경우 3%대 후반에서 4%대 초반이다. 이는 현재 채권금리와 비슷한 수준이다. 저축은행금리는 이보다 더 높다. 아직 구체적으로 나오진 않았지만 현재 경기회복의 기미가 보여 금리 인상이 예고되고 있다.
양진모 SK증권 채권파트 애널리스트는 “현재 금리가 역사상 최저인 2%이기 때문에 올 11월 3%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고, 서철수 대우증권 연구위원도 “언제 올라갈지 시기가 문제지 금리 상승은 다들 동의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들이 기준금리 상승을 단언하는 이유는 경기회복 기미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6월 초 5년 만기 국고채금리는 3.72%로 1월 대비 1.2%포인트 가량 상승했지만 1년 만기 국고채는 같은 기간 2.74%에서 2.54%로 비슷한 수준을 보임에 따라 전문가들은 이미 경기가 회복 단계에 들어섰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처럼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는 단기채금리보다 장기채금리 상승폭이 크며 단기금리는 현재 경기 상황과 같이 움직이는 반면, 장기금리는 미래의 기대치를 반영해 움직임이 더 크다.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면 시중에 자금 유동성이 풍부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높다. 이를 막기 위해서 정부는 기준금리를 올리는 조치를 취한다.
지금과 같은 시기에 금융소비자들은 예·적금을 어떻게 굴려야 할지 고민이다. 원금을 지키면서도 금리 상승에 따른 상대적 손실을 줄이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전문가들은 최근 만기 2~3년짜리 장기 예금 특판 상품이 잇따르고 있지만 예금 전략은 ‘짧게’ 세우라고 조언한다. 4분기부터는 예금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지금부터 금리상승에 대비해야 하는 것이 좋다. 금리 인상 이후를 마냥 기다리는 것 보다는 금리 인상을 적절히 반영하면서도 단기간 자금을 굴릴 수 있는 재테크 전략이 필요하다. 대표적으로 고려할 만한 금융상품은 양도성예금증서(CD) 연동예금이다. 은행에서 판매하는 CD연동예금은 CD금리에 보통 0.51%포인트의 금리를 추가로 준다. 이 상품의 만기는 일반 정기예금과 마찬가지로 6개월 1년 2년 등 비슷하다. 다만 적용 금리는 시중금리 중 하나인 CD금리 움직임을 반영한다는 게 다르다.
또 PB들은 예·적금에 가입한다면 6개월 이내로 짧게 투자하고 정기예금보다는 금리가 높은 CP(기업어음) 등 단기 금융상품도 추천한다. 현재 3~6개월 정기예금 및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는 연 3.0% 전후, 1년제는 연 3%대 중반에 불과하지만 은행 계열사에서 발행하는 캐피탈 CP는 1년제 수익률이 연 4%대 중반으로 높다. CD금리가 상승하면 3개월마다 금리가 자연스레 올라간다. 따라서 금리 인상이 될 때마다 굳이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금리상승의 수혜를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은행권의 단기 운용이 가능한 대표적인 예금으로 회전식 정기예금이 꼽힌다. 회전식 정기예금은 1개월, 3개월, 6개월 등의 단위로 금리가 변동돼 금리 인상에 유연하게 운용할 수 있다.
공성률 국민은행 금융상담센터 팀장은 “금리가 오르고 있는 시기에는 1년제 정기예금보다는 가입 당시에는 금리가 낮더라도 향후 상승 가능성을 고려해 3개월, 6개월 단위로 금리가 변동되는 회전식정기예금으로 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회전식 정기예금은 만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중도 해지할 경우에도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1년 만기 회전예금에 가입하면서 3개월 회전식으로 가입할 경우 4~5개월 때 해지하더라도 3개월분은 약정 이자율을 적용받고, 3개월 미만인 1~2개월에 대해서만 중도해지 이자율을 적용 받는다. 따라서 예금에 예치하면서도 자금 운용계획이 다소 불투명하다면 이러한 회전식 예금 선택이 유리하다. 그러나 회전 주기가 짧을수록 낮은 금리가 지급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고금리 회사채나 기업어음, 투자 아직은 희망적
채권형펀드의 경우 금리가 상승하면 수익률 하락이 불가피하다. 금리와 채권가격은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금리 회사채나 기업어음이라면 아직은 투자 매력이 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지금 채권에 투자한다면 예금금리보다 높은 6~7%의 고금리를 제공하는 1~3년 만기 회사채 상품에 투자하기를 권한다. 5년 만기 공사채도 지금 투자하기 좋은 상품이다. 5.5%가량의 금리면 예금보다 금리가 높으면서 동시에 금리가 하락할 경우 추가 수익도 노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부도로 채무 불이행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
남우도 수석연구원은 “현재 5년 만기 국고채와 기준금리의 스프레드는 3%포인트에 가깝다”며 “기준금리가 오르더라도 이후 장기채금리는 크게 변동이 없을 확률이 크다”고 말한다.
채권 전문가들은 “투자위험이 낮다는 적립식 펀드도 원금 손실이 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한 상품이다. 반면 채권은 만기까지 기다리면 고정금리가 보장된다는 측면에서 보다 안전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대신 채권 투자의 가장 큰 리스크인 채무불이행 가능성을 따져봐야 한다. 서철수 연구위원은 “해당 기업의 재무제표나 영업이익을 꼼꼼히 살펴 안전성을 확인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잘만 하면 채권은 안정적이면서도 예금보다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는 매력적인 상품”이라고 말하면서도 “금리 상승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채권은 그다지 매력적인 상품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한다. 금리 상승으로 채권 가격이 하락하기 때문에 단기 채권 매수에 적절한 시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선진국시장 펀드의 밸루에이션 매력 높아
하반기 들어 글로벌 증시 판도가 바뀌면서 선진국 시장의 강세가 점쳐지고 있다. 미국과 일본, 독일의 2·4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플러스로 돌아섰고, 각종 경제 지표들도 호전되고 있는 모습이다. 유럽 역시 경기지표들이 회복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계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과잉 유동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유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고 이머징시장 및 상품시장의 버블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경덕 하나대투증권 펀드연구원도 “이머징시장은 지난 8월부터 등락이 반복되고 있고 특히 중국의 경우 정부가 통화긴축 전략을 구사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펀드 수익률 면에서도 선진국 시장의 상대적인 약세를 보였다. 펀드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설정액 10억 원 이상, 설정 후 1개월 이상 경과 펀드를 대상으로 지역별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선진국 편입 비중이 높은 글로벌펀드의 8월31일 연초이후 수익률은 21.13%였다. 북미, 유럽, 일본지역 펀드는 연초이후 수익률이 각각 10.61%, 13.09%, 4.64%를 기록했다. 반면 글로벌이머징펀드는 연초이후 51.88%, 중국본토펀드는 41.12%로 선진국에 비해 훨씬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브릭스, 친디아, 대만지역에 투자하는 펀드도 연초이후 40%이상의 수익률을 올렸다.
글로벌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주식시장도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코스피지수의 고점을 1,600~1,700대로 올려 잡고 있으며 주요 예측기관들은 우리나라 경제전망치를 상향조정하고 있다.
이 외에도 전문가들은 내년께 선진국들의 경기회복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아 원자재 실질 수요도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9월16일 메리츠증권이 데이터스트림 자료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연초이후 원유가격은 77.5%, 구리·아연과 같은 비철금속 가격은 각각 121.4%, 62% 치솟았다. 원자재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도 괜찮다. 증권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 출시된 설정액 10억원 이상의 원자재펀드는 79개로 연초 이후 평균수익률은 25.46%로 집계됐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대표적 원자재인 원유 가격은 올해 하반기까지 현재 수준인 배럴당 60~70달러 중반의 박스권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며 “박스권 상향돌파에는 시간이 다소 걸릴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