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가 민들레 홀씨처럼 지구촌으로 뻗어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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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가 민들레 홀씨처럼 지구촌으로 뻗어가길
  • 신현희 차장
  • 승인 2009.10.09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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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수단에 100년을 산다는 망고나무 100그루를 심고 온 이광희 디자이너
오는 11월17일, ‘희망의 망고나무 심어주기’ 프로젝트 공식 출범

가을바람이 선들거리며 부는 어느 오후, 남산공원 입구에 자리잡은 이광희 부띠끄에서 그녀를 만났다. 명성 만큼이나 화려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그녀는 니트에 청바지 차림으로 가봉을 하고 있었다. 진정 일하는 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인터뷰 내내 그녀의 솔직한 마인드와 천진한 웃음에 기분이 좋아졌다.
“사람들은 자신의 삶에 햇빛만 비추기를 원한다. 하지만 햇빛만 계속되면 결국 사막이 되어 버린다. 시련과 아픔, 눈물의 비가 내려야만 옥토가 될 수 있다”는 그녀에게서 긍정의 힘이 느껴진다. 주위를 환하게 비추는 묘한 매력이 있는 그녀, ‘이광희’였다.

그녀, 아프리카에 가다
“100년을 자라는 망고나무 100그루 심어주고 와”

“아프리카에서의 생활이 크게 힘들거나 어렵지 않았어요. 아마 체질인가봐요. 단지 죽음의 문턱을 넘나드는 아이들의 처참함 때문에 너무나 가슴이 아팠어요.”
지난 3월7일 김혜자 씨와 함께 아프리카 남부 수단 톤즈 지역을 다녀온 이광희 디자이너의 말이다. 아프리카에서도 오지 중의 오지를 찾은 그녀에게 대단하다고 했더니 손사래를 쳤다. “남을 위해 저보다 더 많이 노력하고 봉사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대단한 일을 한 것처럼 나를 드러내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차마 상상치도 못하는 환경 속에서 살고 있는 아프리카의 아이들에게 밀알같은 사랑과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그곳의 이야기를 우리 국민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이광희 디자이너의 말에서 진정성이 느껴졌다.
물론 우리나라에도 소외된 이웃이 있고 어려운 아이들이 있다. 그녀는 자신의 고객들과 함께 운영해 온 ‘꽃사람 봉사회’에서 매주 소품을 직접 만들어 크리스마스에 행사를 통해 어려운 가정을 돕고 있다. 하지만 아프리카는 국내와는 차마비교하지 못할 상황이다. “절대적인 차이예요. 아프리카 오지에서는 하루에 몇 백 명의 아이들이 굶어 죽습니다. 적어도 이 지구상에서 굶어죽는 아이들은 없어야 하지 않겠어요. 생명이 태어나 꽃을 피워보지도 못하고 배를 곯아 죽어간다는 사실에 가슴이 미어집니다.”

▲ 이광희 디자이너는 “나눔과 베품의 근본은 사랑의 실천이고 결국 이는 서로가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들에게 물질적인 도움과 사랑을 나누어 주고 그들은 우리에게 더 큰 기쁨과 삶의 의미를 가져다 줍니다”라고 밝혔다.
그곳에서 그녀가 생각한 것이 ‘먹을거리’의 해결이었다. 가장 절실한 하나. 이광희 디자이너는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그 척박한 땅에서 재배가 가능한 유일한 나무가 바로 ‘망고나무’였어요. 심어놓기만 하면 건기에 2번 열매를 맺고 수명이 100년이나 됩니다. 나의 작은 나눔이 100년 동안 아프리카의 아이들에게 그늘을 주고 열매를 준다고 생각하니 너무나 기뻤습니다”라는 이광희 디자이너는 집집마다 망고나무 한 그루씩, 100그루를 심어주고 돌아왔다.
비록 열매를 맺기까지 5~6년이라는 시간이 걸리지만 그 나무가 자라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시원한 그늘과 쉼터를 제공하고 그들의 배고픔을 채워준다고 생각하니 돌아서는 발걸음이 조금이나마 가벼웠다고 한다. 망고나무와 함께 자랄 아이들, 이들을 위한 이광희 디자이너의 기도는 오늘도 계속되었다.
망고나무 한 그루를 심는데 드는 비용은 15달러. 돈의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가치있게 쓰이느냐 하는 것이다. 그녀는 망고나무가 희망의 열매를 맺는 100년 동안 15달러의 행복이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망고나무 프로젝트가 세간에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기를 원했다. 이에 오는 11월17일 ‘희망의 망고나무 심어주기’ 프로젝트가 공식적으로 발족한다. 봉사에 뜻을 함께하는 인사들이 모여 좀더 체계적이고 장기적으로 망고나무 심어주기를 기획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이광희 디자이너는 “나눔과 베품의 근본은 사랑의 실천이고 결국 이는 서로가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들에게 물질적인 도움과 사랑을 나누어 주고 그들은 우리에게 더 큰 기쁨과 삶의 의미를 가져다 줍니다”라고 밝히며 “나눔의 습관은 메말라가는 사회의 사막화를 막는 아름드리 나무가 되고, 지친 몸과 마음을 적셔줄 오아시스가 될 것입니다. 망고나무 프로젝트도 이 사회에서 이러한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라고 했다.
이 프로젝트에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 준다면 아프리카의 아이들은 더 많은 망고나무와 함께 자랄 것이다.

그녀, 디자이너를 말한다
“여성에게 패션은 ‘모든 것’이다”

▲ 오는 11월17일 ‘희망의 망고나무 심어주기’ 프로젝트가 공식적으로 발족한다. 봉사에 뜻을 함께하는 인사들이 모여 좀더 체계적이고 장기적으로 망고나무 심어주기를 기획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이광희 디자이너의 옷을 입는 것. 모든 여성의 로망이다. 이는 의상 자체의 가치와 아름다움도 있겠지만 내면의 나를 가장 아름답게, 가장 나답게 만들어 주는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녀는 “여성에게 있어 패션은 ‘모든 것’입니다. 또한 나를 표현하는 최대한의 수단이자 나를 가장 나답게 표현할 수 있도록 날개를 달아주는 것입니다. 결국 옷이란 자신의 삶 전체를 디자인하는 과정인 셈이지요”라며, 옷이 그 사람의 내외적인 모든 것과 조화를 이루면서 돋보일 때 비로소 멋이 완성된다고 밝혔다.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멋이 외면의 자신과 어우러져 자연스러운 빛을 발하기에 한국의 최고 명품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이광희 디자이너가 패션업계의 거목으로 인정받는 또다른 이유는 끊임없는 자기계발과 열정이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매년 정규 컬렉션을 발표하고 거의 매달 패션쇼와 문화행사를 열어 업계의 흐름을 선도하고 있다. 패션과 갖가지 퍼포먼스를 조합해 이색적인 패션쇼를 완성함으로써 연륜과 신선함의 조합이 더욱 값지게 보여진다.
“성공한다는 건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인내를 가지고 끝까지 해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자이너라는 직업이 얼핏 보기에는 여성스럽고 화려해 보이지만 실상은 너무나 힘든 직업이예요. 하지만 너무 쉽게 포기한다면 먹구름 뒤에 숨어있는 찬란한 태양을 보지 못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뒤돌아 선 사이에, 우리가 한 눈을 파는 사이에 태양이 나왔다 사라져 버릴지도 모르니까요. 항상 오늘에 최선을 다하며 긴 호흡으로 삶을 그리고 일을 바라보는 사람이 성공에 더욱 가까워지리라 생각합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광희’의 브랜드 가치가 향상되는 이유도 바로 이러한 그녀의 열정과 노력이 따르기 때문이다. 진실한 가슴으로 옷을 짓는 그녀가 한국의 디자이너임이 진정 자랑스럽다.

그녀, 평범한 여자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해”

우리는 모두 인생의 어느 때에 이르면 멘토가 필요해 진다. 새삼 나약한 나를 발견할 때, 삶의 무게가 어깨를 짓누를 때… 멘토는 현실의 고난의 성장을 기회로 만들어 주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가슴이 따뜻하고 세상 보는 눈이 아름다운 사람. 당신에게 이러한 멘토는 누구인가. 우리는 과연 누구에게 그런 멘토가 될 수 있을까.
이광희 디자이너에게 멘토는 바로 그녀의 어머니다. 그녀가 이렇듯 봉사의 길을 걷는 것도 부모님의 영향이 크다.
그녀의 아버지는 전남 해남에 ‘등대원’이라는 고아원을 세워 전쟁고아 수만 명을 키웠던 고 이준묵 목사이고, 어머니는 고 김수덕 사모이다. 그녀의 어머니는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 위해 온 심부름꾼이라며 평생을 헌신적으로 봉사해 왔다. 늘 “주신 대로 받으라”며 현재 상황에 만족하며 긍정적이셨던 어머니가 그녀 인생의 롤모델이다.
그래서 늘 가족은 가장 소중한 존재다. 바쁜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집에 있는 시간이 많다. 가족과 대화하는 것, 나무를 가꾸고 꽃을 키우는 것, 집에서는 그녀는 지극히 평범함 속에서 행복을 누리는 천상 여자의 모습이다.
이제 이광희 디자이너는 누군가의 멘토가 되는 삶을 살아가려고 한다. 옷을 디자인하는 것도 나눔의 사랑을 실천하는 것도 모두 사람에 대한 애정을 실천하는 방법이라는 이광희 디자이너. 그녀는 가장 ‘이광희’다운 방법으로 누군가의 멘토로 오랫동안 시들지 않는 사랑을 베풀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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