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낼 것인가, 말 것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요즘 아이를 가진 부모들을 고뇌바다에 빠진 듯하다. ‘조기유학’문제가 그것. 학부모라면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보는 조기유학은 이제 옳고 그른가를 따지는 윤리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이자 필수의 문제가 된 듯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취학 자녀를 둔 부모의 36.4%는 자녀를 조기 유학 보낼 의사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취학 직전인 만 6∼7세 아동들은 평균 3가지 이상의 학원을 다니거나 과외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를 통해 이젠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조기유학열풍의 허와 실을 알아보자.
계속되는 취업난과 불투명한 경제상황…조기유학 부채질
미취학아동 부모 36.4% “조기유학 용의”
최근 국내 아동복 브랜드’캔키즈’를 생산하는 ㈜두손21은 지난 3월 1일∼4월 18일 전국 캔키즈 매장에서 만 7세 이하의 미취학 자녀를 둔 부모 2,0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우선 조기 유학을 보내고 싶은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36.4%가’그렇다’고 답했고, 자녀의 초등학교 취학에 대비해 좋은 학군으로 이사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도’그렇다’는 응답이 42.5%에 달했다.
한 달에 학원이나 과외는 몇 가지나 하는 지를 물어본 결과 만 7세 아동의 경우 평균 3.2개로 나타났으며 만 6세는 평균 3.1개, 만 5세는 평균 2.5개, 만 4세는 평균 2.3개 등으로 조사됐다.
또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어려운 문제를 묻는 질문에는 38.9%가 아이의 사회적응 문제라고 응답했고 26.8%는 부모로서 역할을 위한 시간할애, 27.1%는 전반적인 교육문제 등이라고 답했다. 초등학교 취학 이후 가장 걱정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절반을 넘는 51.1%가 학교생활이나 선생님에 대한 적응이라고 답했고 31.4%는 왕따, 7.7%는 학업성적, 6.6%는 사교육비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교육이나 교사의 질적 문제가 36.2%로 가장 많았고, 왕따나 교우관계가 31.0%, 촌지나 학부모의 치맛바람이 17.5%, 교육시설이나 급식 등의 문제는 9.4%를 각각 차지했다. 자녀의 장래 희망 직업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28.3%가 의사라고 답해 가장 많았고 이어 교사(14.3%), 연예인(9.1%), 법조인(7.6%), 예술가(5.7%), 언론인(3.7%) 등의 순이었다.
불어라! 조기유학 열풍
요즘 서울시내 초·중·고교 학부모들 사이에서 자주 회자되는 말은 “일찍 떠나라”다.경기 회복과 함께 다시 일기 시작한’조기유학’붐이 가속화되면서 나온 말.이와 함께’한총련’이란 신흥단체도 세를 불리고 있다.한시적 총각들의 연합을 줄인’한총련’은 남편 혼자 한국에서 생활하며 외국의 아내와 자녀에게 유학비용을 송금하는 ‘기러기 아빠’와 동의어다.
조기유학이 부유층의 전유물에서 벗어나 우수학생들을 중심으로 보편화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입시지옥을 탈출해 양질의 선진 교육프로그램을 익히고 뛰어난 영어실력까지 덤으로 얻게 돼 1석3조의 효과를 본다는 것.이들 조기유학생은 대학을 졸업한 후 한국에 돌아와 ‘연어족’이란 신흥 상류층으로 거듭나기도 한다.
조기유학열풍이 극에 달한 지난 2000년, 한국을 빠져나간 조기유학생은 모두 7,000여명.다시 불기 시작한 조기유학 바람에 요즘도 한 달 500여명에 달하는 학생들이 인천공항을 빠져나가고 있다는 게 유학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다시 조기유학 붐이 불게된 근본적 이유는 계속되는 취업난과 불투명한 경제상황.한국에서 명문대학을 나와도 제대로 된 직장을 잡을 수 없는 게 현실이고 경제전망 또한 낙관적이지 못해 아예 자녀들의 생활기반을 외국에서 잡게 하겠다는 학부모들이 늘고 있는 것.이에 따라 서울 강남지역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선“어느 중학교 3학년은 조기유학으로 학생들이 대거 빠져나가 아예 한 학급을 없애기로 했다”는 풍문마저 돌고 있다.이런 현상은 방학 동안 3∼4주 단기 어학연수에 400∼500만원이 소요되는 조기 어학연수 붐마저 가속화시켰다.
최근 조기유학은 ‘도피성’이 아닌 ‘도약형’이 늘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밴쿠버의 한 어학원 관계자는 “요즘 유학 오는 학생의 30%가 전교 30등 이내의 수재들”이라며 “C양(15)의 경우, 토플 620점, SSAT 성적 평균이 95%에 달했다”고 밝혔다.그는 또 “초등학교에 영어수업이 시작된 이후 우수 학생들 사이에 유학붐이 거세졌다”고 덧붙였다.
일부 교육전문가들은 이러한 조기유학 붐에 대해 “국제화된 인재 양성을 위해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평가한다.안용훈 반포유학닷컴 원장은“우수학생은 외국에 나가서도 우수학생”이라며 “선진 교육프로그램은 국내 교육체제에 적응하지 못한 학생에게도 전환점을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영어 감 익히려 세살부터 어학연수
초등학생의 조기 유학바람에 이어 3세부터 유학을 보내는’유아 조기 유학’이 서울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성행하고 있다.유아 때부터 영어에 대한’감’을 익혀주기 위한 부모들의 열성 때문이다.이는 주로 어린 자녀를 동반한 부모들의 해외 어학연수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대개 만 6세 이전의 어린이에게는 유학비자가 나오지 않기 때문.어머니가 언어연수를 핑계로 비자를 받고 어린 자녀가 동행비자를 받아 현지 유아원에 등록하는 식이다.
강남 P유학원 관계자는 “최근 이 같은 유아 조기 유학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다”며 “유아들의 조기유학이 전체의 2%를 넘어섰다”고 전했다.자녀를 현지 유아원에 등록하고 부모도 어학연수를 받을 경우, 비용은 한 해에 약 2,500만∼3,000만원선.일반 조기유학의 2,000만원에 비해 다소 비싼 편이다.
유학원 관계자들은 “일부 젊은 엄마들이 가정불화나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유아 조기 유학을 선택하고 있다”면서“분위기에 휩쓸리는 유아 유학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얼’빼는 조기유학 선행학습
최근 서울 강남지역 등 일부 부유층 자녀들 사이에는 조기유학에 대비한 선행학습 붐이 일고 있다. 유학 후 하루라도 빨리 현지적응을 하기 위해 운동부터 취미, 식습관까지 미리 익히는 것이다. 이같은 선행학습 붐으로 서울 강남지역 일부 초등학교에서는 오전에는 학교에서 한국식 교육을, 오후에는 학원에서 외국식 교육을 받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어린이의 정체성 혼란과 함께 학생들 사이의 위화감 조성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초등학교 6학년생 김모양(13)은 2년 전부터 서울 강남의 ㅅ클럽에 다닌다. 외국인 교사로부터 영어를 익히는 것은 기본, 미·영국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스포츠인 라크로스와 크리켓도 배우고 있다. 김양은 “내년에 바로 미국 중학교로 진학할 예정”이라며 “이미 미국식 문화를 익힌 데다, 이미 4차례 해외여행을 통해 외국친구도 많이 사귀어 걱정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같은 조기유학 프리스쿨(pre-school)은 연회비가 300여만원, 한차례 외국연수 비용이 800여만원에 달한다. 하지만 입소문에 회원수가 600명에 이른다.
외국인이 4살 이상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요리를 지도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서울 용산구의 ㅇ클럽도 조기유학을 준비하는 학부모들 사이에 인기다. 어려서부터 외국음식을 접한 아이들이 유학생활을 하면서 서양식에 쉽게 적응한다는 소문이 나서다. 이 학원에서는 미국 동부 명문학교의 전통스포츠인 라크로스 수업도 계획중이다.
홈쇼핑 업체도 이같은 조기학습 선행학습 붐을 감안, 유아를 위한 조기유학 클럽이나 어린이 해외어학연수 프로그램을 잇따라 상품으로 내놓고 있다. ㅎ홈쇼핑에서는 7~13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승마·골프 등을 가르치고 해외어학연수도 할 수 있는 학원 프로그램을 내놓아 약 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초등학교 1학년 딸을 둔 학부모 박모씨(34·여)는 “어차피 보내려면 제대로 준비하고 보내는 것이 낫다”며 “2년 뒤 아이를 미국 학교에 입학시킨 뒤 아이비리그 대학에 진학시킬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 한 초등학교 교사는 “반 학생 중 2~3명이 조기유학 선행학습을 받고 있다”고 귀띔했다. 중앙대 강내희 교수는 “이같은 이중교육은 성장과정에서 가치관과 정체성의 혼란을 불러일으키는 등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美 조기유학 부작용 속출
아닌게 아니라 한국 교육의 미래가 없다며 자녀들을 조기유학 보내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정작 유학온 학생들 중 상당 수가 현지에서 적응을 하지 못하고 패싸움과 마약 등에 휩쓸리는 폐혜가 급증하고 있다. 공교육 부실화와 정상적인 가정으로선 감당할 수 없는 과외비에 대한 실망감으로 조기 유학을 택했지만 바다 건너 타국 땅에서 또 한번 좌절을 맛보는 것이다.
미국 워싱턴 근교의 한 유명 고등학교는 한국 학생들간의 패싸움이 벌어져 공권력을 동원했는가 하면 S고등학교에서는 한국 유학생이 현지 생활에 적응을 못해 학교에 사제 폭탄까지 던지는 일까지 발생했다. 마약 중독에 빠져 학업을 포기한 학생도 나오고 있으며 우울증이 심해 정신병원 신세를 지는 학생도 있다.
현지 교육 전문가들은 “문제 학생의 대부분은 부모들은 한국에 있으면서 아이들만 미국에 보내 친척에게 맡기거나 하숙을 시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무분별한 조기유학이 유발하는 또 다른 부작용”이라고 지적하고있다.
교내 폭력
워싱턴 근교 버지니아주에서 학군이 좋아 한국 유학생들이 100명 정도나 몰려 있는 W고등학교에서는 올해 초 한국 학생들간의 패싸움으로 6명이나 정학을 맞는 사태가 발생했다. 한 선배가 한국서 유학 온 지 얼마 안된 후배에게 인사를 하지 않는다며 꾸지람을 준데 반항해 같은 학년 친구 3명이 선배를 구타했으며, 이 선배학생은 복수를 한다고 친구들을 규합해 후배와 패싸움을 벌였다. 이런 사실이 학교 당국에 적발돼 관련자 6명 모두가 정학 내지 퇴학 조치를 받았다.
또 M고등학교에서도 선후배간 말다툼이 벌어져 결국 폭력으로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학생들이 방과 후 학교 인근에 모였는데, 사전 신고 없이 집단으로 모이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하는 학교 당국은 이를 경찰에 알려 결국 헬기까지 동원되는 사태로 이어졌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한 학부모는 “최근 이 같은 일련의 폭력 사태가 발생하자 미국 학교에서는 한국 학생들은 가급적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하는 분위기가 싹트고 있다”고 말했다.
적응 못하고 방황
조기 유학온 학생 중 상당수가 현지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말썽을 일으키는 경우도 많다.
초등학교 때 미국에 유학온 A고등학생은 어려서부터 부모에게 한국어는 사용하지 말고 철저히 미국 생활에 적응하라고 주입받았다. 그러나 미국 학생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받는 경우가 자주 발생했으며, 결국 마음의상처가 깊어 기회가 생기면 미국 학생들을 위협하려고 책가방 속에 칼을넣고 다니다가 적발돼 정학을 맞았다. 그는 분에 못이겨 정학을 맞은 다음날 사제 화염폭탄을 만들어 학교에 던졌다. 화염병은 쓰레기통에 들어가 화재가 발생했고 경찰이 출동 현장에서 체포돼 감옥신세를 지게 됐다.
또 버지니아주 F고등학교에서는 기숙사에 혼자 외롭게 지내다가 주위 미국 학생들의 유혹에 빠져 마약 중독에 빠진 학생이 적발돼 한국교민 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메릴랜드주 G사립고등학교에 다니는 한국인 유학생은 미국 공부에 적응을 하지 못해 정신분열증에 걸려 병원신세를 졌다.
언어·인종차별에 따돌림 받기도
또 한국유학생이 급증하면서 일부 학교 유학생들이 국내에서의 악습을 버리지 못해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실례로 한국학생이 많이 몰려있는 밴쿠버의 버나비 노스 고등학교에서는 한인 유학생끼리 교내폭력을 행사하고’왕따’등을 행해 현지 언론의 질책을 받기도 했다.
언어와 문화의 장벽에서 오는 좌절감도 청소년기 학생들이 견디기 어려운 장애가 될 수 있다.최근 밴쿠버 한인 YMCA의 조사에 따르면 부모님과 함께 이주한 이민 10년 미만의 1.5세대 10대들도 학업과 현지 문화에 적응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문제라고 답했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사춘기 시절 언어장애를 겪고 인종차별로 따돌림을 받게 되면 그 상처는 돌이킬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전문가 스파다 교수 “조기 영어유학 득보단 실 많아”
한국에서도 필요한 영어를 얼마든지 습득할 수 있어
외국어 교수법의 세계적 권위자인 캐나다 토론토대 니나 스파다 교수(50)는“한국인이 원어민처럼 영어를 구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며 한국에서도 필요한 영어를 얼마든지 습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외국어를 배우는 데 적합한 결정적인 나이는 없습니다. 학계에서는 대체로 15세 이전에 시작하면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유치원에서 4∼5시간 영어로 생활한다면 원어민 수준으로 영어를 구사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초등학교에서 어떻게 그 수준을 유지하느냐가 문제입니다.”
그는 특히 한국인이 영어만을 위해서 아이를 조기유학 보내는 것에 반대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조기유학은 아이나 부모에게 너무 큰 희생이며 아이가 정말 필요한 수준 높은 한국어를 배울 기회를 박탈한다는 것.
그는 또 영어를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배우는 것이 긴 시간에 걸쳐 조금씩 배우는 것보다 효과적이라고 소개했다. 예를 들어 한 시간씩 1∼2년가량 걸리는 프로그램보다는 몇 시간씩 1∼6개월 배우는 프로그램을 선택하라는 것. 이런 점에서 단기 해외연수나 영어스쿨 존에 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영어로 학과를 공부하는’이머전 프로그램’은 이미 교육적 효과를 인정받았다. 스파다 교수는 아이들에게 문법을 가르칠 때 대화를 통해 익히도록 해야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아이가 잘못된 영어를 구사하면 잘못을’꼭 집어’얘기해 줘야 하지만 매번 오류를 정정해주면 배우고자 하는 의욕을 꺾기 때문에 조절이 필요합니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에서 영어를 처음 접하는 아이들은 새로운 단어를 흡수하고 영어에 많이 노출되는 것이 더욱 중요하지요. 정확한 언어구사는 웬만큼 영어를 흡수한 뒤에 해도 되니까요.”
모국어인 영어 외에 프랑스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를 구사할 수 있는 스파다 교수는 옥스퍼드대출판사의 언어학 교재 편집위원회와 케임브리지대 출판사의 언어교수법 교재 편집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조기유학 5계명’명문 고집말고 아이 능력 펼 학교로
아이와의 끈끈한 신뢰는 필수=미국은 아무리 좋은 학교라도 갖은 탈선의 유혹으로부터 안전하지 못하다. 박씨는 마약의 종류가 얼마나 많은지 아이에게 들었다. 이런 이야기까지 털어놓을 수 있는 사이가 아니면 위험하다.
교사를 활용해라=교사와 수시로 이메일을 주고 받는다. 아이가 얘기하지 않는 부분까지 교사에게 들을 수 있다.
학교 선택 때는 직접 방문을=학교가 외국학생에게 얼마나 호의적인지, 기숙사 감독은 어떻게 하는지, 식당 메뉴까지 꼼꼼하게 살펴라. 문의하면 한국 학생의 연락처를 얻을 수 있으므로 그 학부모의 의견을 듣는 것도 방법. 인터뷰 전에 학교 투어와 수업참관을 시켜주므로 참고하라.
학교 명성을 고집하지 말라=우리나라 대학 진학 때처럼 내신이 불리하다. 아이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곳으로 가는 편이 아이에게도 좋다. 우리나라 대학 배치표처럼 SAT점수별로 학교 랭킹을 매긴 자료를 내놓는 유학원이 있는데 맹신하지 말 것.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라=아이가 어떻게 성장해 어디서 살게 될지, 언제 귀국시켜야 할지 결정해라. 자칫 한국과 외국 모두에서 이방인이 될 수 있다.
‘어리니까 적응이 쉽겠지’가 아니다=’나홀로 유학생’은 무리. 친척에게 맡기면 의만 상한다. 외국은 대부분 맞벌이라 자기 아이 돌보기도 벅차다. 부모가 같이 가는 게 역시 최고.
新유학시대, 초등생 유학후 복귀때의 궁금증 풀이
초등생 사이에 단기 유학이 늘면서 한국 복귀 후도 문제가 되고 있다. 초등생의 조기유학이 전면 금지된 상태에서 몇 년간 외국에서 공부한 후 복귀해 적응하는 것이 가능할 지에 대해 학부모들의 고민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 문제에 대한 실제 학부모의 의문과 전문가의 조언을 Q & A로 싣는다.
“아이가 관광비자로 출국해 중국 학교에 입학했습니다. 급하게 일이 진행돼 다니던 초등학교에는 제대로 자퇴처리를 하지 못했습니다. 이 경우 한국에서 아이의 학력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현행 ‘국외유학에 관한 규정’에 의하면 중학교 졸업 이상의 학력을 가져야만 유학할 수 있다. 즉, 초등학교 때 유학은 모두 불법이라는 뜻. 단 장학금을 받아 가거나 일정한 절차를 거쳐 유학을 인정받는 경우는 예외다. 예를 들어 예능에 눈에 띄는 능력을 보이거나 특정 경시대회에서 입상한 경우 등이다. 우리나라는 중학교까지 의무교육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초등학교 자퇴는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또한 초등학교를 허가 없이 등교하지 않으면 법에 정해진 독촉절차를 취한 후 초?중등교육법 제68조에 의해 100만원이하의 과태료처분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물론 해외에 나간 학생과 학부모를 찾아 과태료까지 부과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3개월 이상 결석하면 학교에서는 학생서류를 ‘정원외 관리’해학년이 올라가지 않는다.
“초등학교 2학년의 딸 아이를 캐나다에 있는 학교에 보내 공부시키려합니다. 1년 정도 있다가 다시 한국에서 공부시킬 예정입니다. 그런데 지금 다니고 있는 초등학교는 ‘수업일수가 모자라 제 학년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유급 될 지도 모른다’며 휴학 처리에 난색을 표합니다. 유학원에서는 괜한 협박이라며 일단 출국하라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교육인적자원부는 2000년 조기유학을 전면 자율화하는 방향으로 법령을 입법예고 했다가 여론의 반대에 부딪혀’단계적 자유화’로 기본 방침을 수정한 바 있다. 우선 1단계 조치로 유학가능 자격을’고졸 이상’에서’중졸 이상’으로 낮춘 것이다. 이 때문에 교육 당국이 초등학교 단기 유학생들을 유급시키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단 해외의 공인된 교육기관에서 학습해야 한다. 해외 대사관이나 영사관등 공관장이 발급하는 정규 수업 인정 증명서와 출입국 사실 증명서, 그리고 재학?성적 증명서를 해당 교육청에 제출하면 나이에 맞는 학년에 편입해 공부할 수 있다. 9월 학제인 경우 한학기가 중복되면 귀국할 때 한학기를 올려준다.
외국에서 한 학기를 월반하면 이를 인정하지 않고 원래 학년대로 현지의 학년, 학기에서 한 학기를 내리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유치원과 어학연수·개인교습 등은 정규과정으로 인정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