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맞은 외식업계, 되살아 날 복안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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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맞은 외식업계, 되살아 날 복안 있나
  • 김영식 운영고문
  • 승인 2009.08.10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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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대형 외식업체, 한국 정서에 부합해야 성공 가능

한국 외식업게가 위기를 맞았다. 창업자본의 열세, 규모의 문제, 경영노하우 부족, 외식사업 비전의 부재, 방향성을 잃은 경영마인드… 전문가들은 이러한 우리나라 외식산업의 현주소를 가리켜 한국의 외식산업이 마치 ‘풍전등화 같다’고 비유한다.

한때 우리나라 외식산업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을 때가 있었다. 그 성장배경으로 산업화와 국제화에 따른 사회적·경제적·문화적 요인의 변화를 들 수 있다. 대량생산, 대량판매의 대중소비사회가 소비자 라이프 스타일과 가치관을 변화시키고, 달라진 소비의식 구조는 외식사업 성장에 주요원인이 되었다. 특히 여성의 사회진출 확대는 가계의 수입증대를 가져오고 더불어 국민소득 증가에 따라 가처분 소득과 생활수준의 향상이 외식 기회를 증대 시켰다. 뿐만 아니라 핵가족화나 나홀로 가족의 등장과 주5일제 근무에 따른 여가시간의 확대도 외식수요를 증가시키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간편식 위주의 패스트푸드 수요의 증가와 식생활 패턴의 서구화현상은 외식형태의 변화뿐 아니라 외식시장의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86아시안게임, 88서울올림픽, 92대전올림픽 등 국제대회를 거치면서 우리나라의 외식형태는 거대해지고 글로벌화 되기 시작했다. 국제화시대에 맞서 대기업의 외식시장 참여와 외국 외식업체들이 물밀 듯 밀려오며 90년대를 정점으로 우리나라 외식산업이 꾸준히 성장하고국가경쟁력을 키워주는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오늘날의 현실은 암울하다. 단적인 예로 대규모 자본을 끌어들여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하며 영원할 것만 같던 패밀리레스토랑의 몰락을 들 수 있다. 90년대 초반부터 국내 최고의 패밀리레스토랑으로 이름을 날리며 패밀리 외식문화를 선도했던 ‘씨즐러’와 ‘TGI프라이데이’가 그러하다. 패밀리레스토랑은 1990년대부터 새롭게 불기 시작한 대표적인 외식문화였다. 패밀리레스토랑의 수요가 커지면서 TGI와 씨즐러의 인기는 실로 대단했다. TGI 경우 지난1992년 서울 양재점을 첫 선보이며 우리나라 최초 패밀리레스토랑의 역사를 쓴 주인공이다. TGI는 지난 2007년까지 전국 53개 매장을 보유하며 외식문화를 선도했다. 하지만 2008년부터 사정이 달라졌다. 국내 소비자의 입맛과 감성을 사로잡지 못해 지난 2007년부터 급격한 매출 하락과 가맹점 감소로 매장수가 대폭 줄기 시작했다. 이는 곧 새로운 브랜드의 패밀리레스토랑들이 우후죽순 생기면서 패밀리레스토랑의 전반적인 수입 감소 때문이다. 이로 인해 TGI는 18개의 매장을 줄이는 전격적인 다이어트에 돌입했고 현재는 전국 30개 매장만 운영하고 있다.

지난 1995년 청담점을 시작으로 국내에 뿌리내린 씨즐러의 경우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강서점, 분당점, 양재점, 역삼점 등 8개의 매장을 운영하며 특히 지난 2000년에 불어온 ‘웰빙 바람’을 타고 씨즐러의 샐러드 바의 인기는 하늘을 찌르며 외식업계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하지만 과거의 아성은 오간데 없다. 현재 씨즐러 매장 중 살아남아 운영중인 곳은 불과 4곳뿐이다.

반면 미국계 패밀리 레스토랑인 베니건스는 한국인 입맛에 맞는 오므라이스 등 밥종류 메뉴를 개발해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베니건스는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한 번씩 새 메뉴를 선보이지만, 빠르게 변하는 한국 고객의 취향을 따라잡기 위해 정해진 시기 없이 새 메뉴를 내놓는 기동전을 펼치고 있다. 이 때문에 베니건스 차림판 중 한국에서 직접 개발한 메뉴가 전체의 70%가 넘는 상태다.

외국에서는 성행하면서도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인정을 받지 못하는 기업들이 있다. 이는 비단 외식업계뿐이 아니다. 우리는 가장 ‘한국적’인 것을 원한다. 그것이 외국계 기업이라 할지라도 우리나라 정서에 맞는 시스템을 적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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