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안 푸른 바다위 아름다운 식물의 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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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안 푸른 바다위 아름다운 식물의 낙원
  • 윤관로 차장 / 장지선 기자
  • 승인 2009.07.16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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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관광객까지 연간 100만 명 이상 관람객 찾아

‘감동도 전략이다’는 원칙으로 꽃, 향기, 음악으로 승부

▲ 외도의 선착장에 내려 이국적인 그리스식 하얀 벽의 정문을 들어서면 가장 먼저 저 멀리 보이는 형형색색 일렁이는 꽃의 물결에 감격하고 은은하게 밀려오는 꽃향기에 취하며 어디선가 들려오는 연염한 클래식 선율에 매혹된다.
서울에서 차로 꼬박 4시간을 달리다보면 언제나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경상남도의 대표적 관광명소인 한려해상국립공원에 도착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제주도 다음으로 큰 섬인 거제도를 지나면 금강산을 닮았다고 하여 바다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해금강이 일렁이는 파도 위에 그 당당한 위엄을 떨치고 있다. 물결이 반짝이는 바다 줄기를 따라가다 보면 초록빛의 싱그러운 크고 작은 섬들이 아기자기하게, 때론 웅장한 모습으로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그 중 외도는 한려해상국립공원 안에 위치한 60여 개 섬 중 하나로 거제도와 4Km정도 떨어져 있다. 외도는 푸른 바다위의 아름다운 식물의 낙원으로 불리는 해상공원(조경 식물원)이다. 거제해금강 선착장에서 넘실거리는 파도를 가르며 10분 정도 유람선을 타고 들어가면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최고의 휴식처, 외도를 만나볼 수 있다. 외도의 선착장에 내려 이국적인 그리스식 하얀 벽의 정문을 들어서면 가장 먼저 저 멀리 보이는 형형색색 일렁이는 꽃의 물결에 감격하고 은은하게 밀려오는 꽃향기에 취하며 어디선가 들려오는 연염한 클래식 선율에 매혹된다. ‘감동도 전략이다’라는 외도의 원칙에 알맞게 꽃, 향기, 음악으로 승부한다는 이야기다.
먼저 선인장 동산을 중심으로 바나나, 천사의 나팔꽃, 올리브나무, 월계수 등 흔히 볼 수 없는 다양한 식물들이 진한 향기를 뽐내는 작은 동산을 지나면 곧게 뻗은 야자수들과 희귀한 남국의 식물들이 마치 하와이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코카스 가든이 있고, 그 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다보면 외도해상공원을 상징하는 대표적 장소인 비너스 가든을 만날 수 있다. 또한 비너스 가든의 감동이 채 식기도 전에 이탈리아 피렌체의 보볼리 정원과 비슷한 느낌의 화훼단지와 대나무, 자연림이 우거진 터널길 대죽 로를 지나면 해금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제2전망대 명상의 언덕이 이어지고 있다. 애초에 매서운 바닷바람을 막기 위해 심었던 방풍림이 자연스레 변모하면서 지금은 가히 동화 속에서나 나올법한 신비스러운 분위기의 또 하나의 작은 숲이 되었고, 아울러 천국의 계단은 진한 꽃향기를 품으며 비밀스럽게 감추어진 듯 한 모습을 하고 있다. 이렇듯 해금강을 둘러싼 푸른 바다를 감상하며 계단을 조금 더 내려가면 선착장을 내려다볼 수 있는 바다전망대가 나오는데 사방이 뚫린 전망대에서 광활한 원근해를 감상하다 보면 어느새 타고 온 배를 타고 되돌아가야 할 시간이 되어버린다. ‘아름답다’는 감탄사가 여기저기서 연발되면, 으레 섬의 주인에 대해 관광객들은 부러움과 궁금함을 감추지 못한다. 그렇다. 각각의 장소마다 특별한 테마가 숨어있는 외도에는 어느 한곳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섬의 주인인 최호숙 대표의 땀과 열정이 곳곳에 녹아있다. (故)이창호·최호숙 부부는 1969년 7월, 근처로 낚시를 왔다가 태풍을 만나 우연히 이 섬에서 하룻밤 민박을 한 것을 인연으로 장장 3년 여에 걸쳐 섬 전체를 조금씩 사들이게 된다. 부부는 이 섬에서 무엇을 해야하나 고민하던 와중에 그 당시 인기였던 밀감나무를 심어 농장을 조성했다. 하지만 한해 겨울 닥친 한파로 인해 몇 년간의 정성이 물거품 되면서 밀감농장을 실패로 끝내고, 그 후에는 돼지 축산사업을 시작하지만 이번에는 돼지 파동이 불어 닥치며 연거푸 좌절을 맛보아야 했다. 이렇듯 여러 차례 실패를 겪고 난 후 섬주인 최 대표는 이곳에 자신의 오랜 꿈이었던 식물원을 구상하게 된다. 외도 주변의 자연경관과 식물이 잘 자라는 환경적 조건, 더불어 그 당시 급속한 산업화로 관광산업이 급부상하면서 외도는 1995년 오픈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게 되었고 30여 년이 넘도록 가꾸고 다듬은 후에야 현재의 해상공원, 외도로 거듭날 수 있었다고 한다.
최 대표는 5년 전 뇌경색 진단을 받았지만 아직까지도 보통 새벽 2시까지 외도를 위한 구상과 스케치를 하며 항상 고민하고 노력한다고 한다. (故)이창호 대표가 고인이 되신 후에는 혼자 감당하기에는 조금 버거웠던 외도 관리를 딸과 사위, 아들과 함께 해나가며 효율적인 가족운영의 형태로 고인의 뜻을 이어가고 있다. 외도를 위해 평생을 바친 최 대표는 “고달플 때도 많았지만 그럴 때마다 제 자신의 고생과 한을 멋으로 승화시킨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외도를 위해 투자한 시간, 외도에 흘린 땀이 제가 살아온 날들 중 가장 값진 순간이 이었습니다. 더불어 주어진 시간동안 꽃들과 향기와 음악으로 조화를 이룬 외도에서 더불어 누리고 싶습니다”라며 작은 소망을 전했다.

섬 문화의 선두주자 ‘외도보타니아’ 문화적 시도

▲ 외도는 신지식인 최우수상, 한구관광대상 우수상, 바다의 날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며 다시 한 번 명실상부 대한민국의 최고의 관광지로서의 입지를 굳히게 된다. '세상의 모든 오지에는 천국이 숨어있다'라는 일념으로 불과 남해안의 외딴섬에 불과했던 외도를 세계 각국의 식물들을 손쉽게 만나볼 수 잇는 아름다운 바다위의 정원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현대의 각박함 속에서 사람들의 메마른 정서에 촉촉한 단비 같은 존재가 된 외도는 현재 국내 관광객 이외에 국외 관광객을 목표로 아시아를 포함한 여러 국가들에 외도를 선전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원래의 외도해상농원이라는 이름을 ‘외도보타니아’로 개정하면서 글로벌화를 꿈꾸고 있는 것이다. 현재도 홍콩과 일본 등에서 경상남도를 대표하여 외도에 대한 취재 문의를 해오고 있다.
최 대표는 “외도를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 등극시키기 위하여 육지의 식물원과는 다른 정서적 아름다움이 있는 외도를 배경으로 새로운 스타일의 공연사업 또한 계획 중입니다”라고 밝혔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음악과 함께하는 정원 문화를 만들고 싶다는 최 대표는 음악과 외도의 풍경을 조합하여 감격을 이끌어 낼 구체적인 방안과 우리나라의 많은 섬들의 특색을 살려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재탄생시킬 가능성을 항상 고민하고 있다.
최 대표는 “올해 8월, 우리나라에서 세계적인 합창 페스티벌이 열리는데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합창단 일부가 외도의 숲속 야외무대에서 작은 음악회를 열 계획입니다. 그러한 면에서 외도는 섬문화의 선두주자라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라며 구체적인 공연계획을 전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중국에서는 이미 바다위의 정원, 외도보타니아를 벤치마케팅하고 있는 실정이며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나 퇴직을 눈앞에 둔 사람들에게 제2의 삶을 설계하는데 있어 좋은 선례가 되고 있다.
이렇듯 자연이 빚고 인간이 가꾼 대한민국 속 또 다른 나라, 외도보타니아는 외도를 찾는 많은 사람들의 과거를 추억하게 하고 현재를 아름답게 하며 미래를 새롭게 한다. 우리나라의 새로운 섬문화를 정착시킨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외도보타니아의 문화적 공간으로서의 탈바꿈과 새로운 변화의 또 다른 즐거움을 기대해 봐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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