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업률을 향상시키기 위한 대학의 고군분투기는 연일 계속되고 있다. 지역의 특성에 맞추어 또는 학생들의 요구에 맞추어 캠퍼스에서는 하루하루 피를 말리는 취업전쟁이 진행 중이다. 그러나 딱히 눈에 띄는 성과를 이룬 학교는 없다. 이처럼 누가 어떤 성과를 냈나 눈치보기에 급급한 현실 속에서 지방의 한 국립대학이 ‘소리 없이 강한’ 면모를 보이며 조용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그 주인공은 경북 안동에 위치한 ‘국립안동대학교’다.
기본이 변화를 선도하는 대학
안동대학교는 ‘기본에 충실한다’는 원론적인 전략으로 취업전쟁에서 기대이상의 효과를 이끌어 내고 있다. 학생과 교수가 교육내실화에 집중하고 학교가 학생을 최고로 섬긴다는 기본적인 것에서부터 변화와 도약을 위한 준비를 시작한 것이다. 2007년 총장 취임 이후 재임 2년째를 맞이하는 이희재 총장은 ‘학생섬기기’를 몸소 실천하며 학교 변화를 주도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학과별 전체회의에 일일이 참석해 학생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듣고 사기를 진작시키는 등 작지만 큰 의미를 가지는 활동들을 차근차근 전개해 나간 것이다. 그 결과 학교의 전체 취업률이 2년 전 대비 8.9%가 성장하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낳았다. 요즘도 이 총장은 학생들의 취업캠프를 비롯해 취업관련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하며 학교가 학생들의 일에 어떤 자세로 임하고 있는지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학생들 때문에 지방대학은 거의 고사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 오늘날 대학의 현실. 이러한 때 안동에 위치한 대학에서 취업률이 상승한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방대학에 희망을 주는 것이다. “우리 대학주위에는 산업단지는 말할 것도 없고 변변한 중소기업도 잘 찾아볼 수 없어 학생들의 취업기회가 극히 부족합니다. 그러나 학생들의 대다수가 농촌지역 출신인 경우가 많아 취업의 필요성은 한층 강한 환경에 놓여있지요. 대학 자체적인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무한경쟁 시대에 도태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는 출생률의 감소 등으로 인해 학생 수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포화상태에 이른 대학들이 학생 정원을 채우기 위해서, 또는 뛰어난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서 경쟁력을 갖추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안동대학교는 이런 경쟁력 구축의 방안으로 교육의 수요자인 사회와 학생, 학부모의 요구에 맞는 철저한 맞춤식 교육을 선택, 지역과 사회가 요구하는 걸출한 인재를 양성해 내고 있다.

변화의 움직임은 학생들이 가장 민감하게 감지하기 시작했다. 이후 학교의 노력에 학생들 스스로 부합하는 모습을 보이며 상생효과를 도출하고 있다. 지금까지 주중에 개최되며 학과 수업에 지장을 주었던 다양한 행사를 주말 개최로 변경하고 교육내실화에 앞장섰다. 부득이한 주중 행사는 옥내에서 진행하며 자신들이 세운 규칙을 최대한 지키고자 하는 열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리고 이런 소소한 움직임들이 보여준 변화의 모습은 졸업식 현장에서 단적으로 잘 나타나고 있다. “지금까지 형식적으로 진행되던 졸업식의 식순을 생략하고 교수와 총장이 직접 학생 한 명 한 명의 졸업을 축하하며 악수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학생을 우선시 하는 학교의 마음이 학생들에게 전해진 것인지 이후 졸업식장은 예전의 텅 빈 강당의 모습이 아니라 학생들이 빽빽이 들어찬 성대한 졸업식으로 거행되고 있습니다.” 졸업식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이 안동대학교는 학생과 교수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취업지도 등에서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이는 교육과 취업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이 총장이 학과중심 운영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부터다. 최대한의 자율을 보장하되 그에 따른 결과를 평가함으로써 자율성과 효율성을 극대화 한 것이다. 이와 함께 도입된 학생경력관리시스템은 입학과 동시에 교수가 직접 학생의 경력을 관리하고 취업지도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걸출한 인재양성으로 지역과 함께 발전하는 대학

이 총장은 대한민국 최고수준의 ‘교육중심대학’ 건설이 안동대학교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최종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지역적 특성과 대학의 위상을 고려했을 때 ‘교육중심’이 안동대학교의 경쟁력을 구축하는 가장 강력한 힘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희재 총장은 “우리 대학은 앞으로 사회를 선도할 수 있는 능력과 인성을 갖춘 인재양성에 힘을 쏟을 것입니다. 안동인의 인성은 무엇보다 믿을 만하다는 인식을 뿌리 내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라며 “인간은 누구나 미완성으로 태어났습니다. 교육은 이러한 사람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것입니다. 저는 교육자로서 미완성인 우리 학생들을 창조적 인재, 사회에 봉사하는 인재로 키워가고 싶습니다”고 밝혀 진정한 교육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새기게 했다. 이러한 이 총장의 교육관이 안동인을 ‘창조적 글로벌 리더’로 만드는 주춧돌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