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당백! 동시다발 인맥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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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당백! 동시다발 인맥천국
  • 글/노혜란 기자
  • 승인 2004.06.2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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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네트워킹, 온라인상신사회 구축
대한민국 국민 5명 중 1명은 경험한 적 있는 카페, 블로그, 미니홈피는 이른바 소셜 네트워킹을 표방하며, 전국의 네티즌들을 온라인상에서 연결하고 있다. ‘인맥이 곧 재산’이라는 말을 범국민적으로 생활화하고 있는 요즘 한국형 소셜 네트워킹의 개념과 현주소를 알아본다.

인터넷 키워드, ‘소셜 네트워킹’ 열풍
영상편집을 하는 김모씨(26, 인천)는 주변 친구들과 회사 동료의 독려로 개인 블로그를 하나 만들었다.
김씨가 만든 블로그는 싸이월드 ‘미니홈피’로, 만든 지 일주일 만에 김씨를 아는 친구와 동료들 수십 명이 순식간에 몰려 들어와 방명록과 댓글란을 가득 채웠다.
연락이 끊어진 지 수년 된 친구들도 사람 찾기 서비스를 통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으며 전혀 모르던 사람들도 김씨가 올려놓은 자료들과 포트폴리오를 보고 공감대를 형성, 쉽게 온라인상의 지인이 된다.
이처럼 최근의 컴퓨터를 아는 네티즌들 사이에서 블로그는 생활이자 인맥 구축, 관리의 필수 요소가 돼가고 있다.
블로그는 소셜 소프트웨어(Social Software) 중 하나이고, 이를 통해 형성된 새로운 인적 관계를 ‘소셜 네트워킹’이라 한다.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로 국내에서 제공되고 있는 사이트는 다음 ‘카페’, 네이버와 한미르 ‘블로그’, 세이클럽과 싸이월드 ‘미니홈피’, 마이엠 ‘하이프랜’ 등이 있다.
그 중 지난 3월 SK텔레콤이 인수한 커뮤니티 사이트 싸이월드의 ‘미니홈피’는 불특정 다수에게 본인을 노출시키는 블로그 방식에서 발전, ‘일촌 맺기’ 개념을 통해 온라인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강화하는 하나의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현재 싸이월드는 월 순방문자 수 1,000만 명(2월 코리안클릭 조사결과 기준)을 돌파해 인기를 모으고 있으며, 회원 600만 명이 ‘싸이질’, ‘싸이홀릭’이란 신조어를 만들어낼 정도로 미니홈피 꾸미기에 빠져 있다.
개인 간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커뮤니티는 신뢰를 바탕으로 해서 만족도가 높으며, 외국에서는 웹에 기반한 인적 네트워크를 이용한 미팅 서비스인 ‘프랜드스터닷컴(www.friendster. com)’이나 ‘라이즈닷컴(www.ryze. com)’ 등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프랜드스터는 2003년 3월에 서비스를 시작해 현재 400만 명 이상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으며, 지난해에 1,300만 달러의 벤처 투자를 유치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 메신저 서비스 MSN에서는 블로그와 지인 네트워크 제품을 내놓을 계획을 발표했으며, 현재 국내에서 하루 사용자만 700만 명에 달하고 주1회 이상 접속하는 사람만 1,800만 명에 달하는 만큼 본격적인 지인 네트워크 서비스가 가미되면 폭발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3월 구글도 ‘오컷(Orkut)’이라는 지인 네트워크 서비스를 개발, 검색서비스와 통합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벤처 투자자들도 인맥구축사이트에 대한 기술과 서비스 개발에 투자하겠다고 나서 제 2의 닷컴 신화를 예고하고 있다.

인터넷의 新 방향, 소셜 네트워킹

국제적 기업과 국내 굴지의 IT기업이 앞 다투어 뛰어들고 있는 소셜 네트워킹은 앞서 언급한대로 ‘블로그’를 통해 형성된 새로운 ‘인간관계’를 뜻하고, 우리말로 ‘사회연결망’ 정도로 풀이할 수 있다.
“오프라인에서와 같이 의미 있는 인간관계는 인터넷 안에서는 불가능한 것일까?” 소셜 네트워킹은 이런 기초적인 물음에 대한 해답 찾기의 실천이다.
소셜 네트워킹은 사이트 내에 나만의 영역을 만들어 놓고 일차적으로 친한 지인을 중심으로 불러 모은다. 개인 중심의 서비스이기 때문에 내 영역에는 내가 가진 사상이나 생각, 일상 등을 일기처럼 솔직하게 기록할 수도 있고, 영역 내에서 관계를 맺은 지인은 기록된 사항을 보고 온라인상에서 다른 지인들에게 퍼뜨릴 수도 있다.
여기서 핵심은 나와 친구인 사람도 관계된 별도의 지인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소셜 네트워킹은 나와 친구인 사람, 친구의 친구인 사람도 온라인상에서 서로 소개받아 또 다른 관계를 무한대로 형성할 수 있다는 데 강점이 있으며, 이러한 서비스는 국내 모델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바로 600만 싸이 폐인을 보유한 싸이월드(http://cyworld.nate.com) ‘미니홈피’가 그것이다.
IT전문가들은 현재 전 세계적인 키워드가 되고 있는 소셜 네트워킹은 이미 98년부터 등장한 개념이라고 말한다.
국내에서 싸이월드가 처음 생긴 99년만 해도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소셜 네트워킹 개념의 서비스들이 있었지만, 2000년 이후 수익 모델의 부재에 따라 사업 축소나 서비스 폐쇄의 길을 걷게 됐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마치 새로운 개념인양 다시 등장한 것은 전 세계적으로 커뮤니티에 대한 욕구와 이를 사업화시킬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다시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대규모 투자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마이크로소프트와 야후, 구글 등이 이 분야에 뛰어든다는 소식에 선점 효과를 노린 서비스 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기리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소셜 네트워킹 열풍은 쉽게 사그러 들지 않을 전망이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 중 어떤 집단은 아주 오래 전부터 있어왔던 개념을 가지고 또다시 거품을 만들며 떠들고 있다고 매우 비판적으로 바라보는가 하면 어떤 집단은 한계에 부딪혀 정체되어 있던 인터넷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많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분분하게 엇갈리는 이러한 의견은 개인들이 서로 연결되어(네트워킹, networking), 아래로부터(상향식, bottom-up), 중심 없이 분산되어(분산화, decentralized), 스스로 조직을 만들어가고(자기 조직화, self-organization), 영향을 주고받으면서(피드백, feedback), 새로운 규칙에 의해 더 높고 복잡한 단계로 나아간다(창발, emergence)는 소셜 네트워킹의 핵심으로 통일된다.

소셜 네트워킹 활용 국내외 현주소
국내에서의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는 자아분출의 창구 혹은 새로운 인간관계 형성을 위한 장으로 대부분 활용되고 있으나, 미국의 경우 전 세계 네티즌과의 관계 형성을 통한 정보공유의 공간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또 최근 생겨나고 있는 사이트들은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 기존 사이트와의 차별화를 기하고 있는데, 구글을 등에 업고 프랜드스터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는 오컷은 자신의 네트워크 내의 개인들을 다섯 가지 관계로 분류하고, ‘카르마(karma)’라는 평판 시스템을 도입했다.
먼저 다섯 가지 관계는 만난 적 없음(haven’t met), 본적 있음(acquain tance), 친구(friend), 좋은 친구(good friend), 최고의 친구(best friend)이다. 그리고 평판 시스템은 네 가지 항목 즉, 팬(fan) 여부, 신뢰도(trusty), 세련됨(cool), 섹시함(sexy)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는 네트워크 내의 관계를 좀더 세밀하게 규정하려는 새로운 시도로 보여 지고 있다.
오컷과 유사한 사이트로 유렉스터(www.eurekster. com)는 소셜 네트워킹을 활용한 기술적 진보의 보습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내가 처음 검색을 해서 원하는 결과를 찾으면 나와 연결된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패턴으로 검색할 것이란 가정 하에 그들에게 내가 최종적으로 선택한 검색 결과를 최우선적으로 보여주는 식이다. 이 같은 데이터베이스가 쌓이게 되면 각자 자기에게 최적인 검색을 손쉽게 찾을 수 있게 된다.

정보의 보고, 전 세계를 통한다
최근 커뮤니티와 블로그의 만남이나 모바일 기능의 강화, 메신저 기능과의 연계 등은 모두 한국 인터넷 커뮤니티의 근본적인 변화를 반영하는 기술적인 진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신개념의 서비스가 나타날 때마다 그 배경과 원리의 이해를 바탕으로 시작하기 보다는 우선 겉모습만을 베껴 놓고는 ‘한국형’이라 주장하며 화려한 마케팅으로 유저들의 눈을 가리려 했던 때와는 크게 달라진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추가되어야 할 것은 유저의 이용 수준이다.
프로그래머인 던 박(42,한국명 박도필)씨는 현재 한국에는 블로그에 의한 소셜 네트워킹 열풍이 불고 있지만, 한국의 블로그는 필요한 정보가 부재되어 있는 단순한 일기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국내 유저들은 빠른 속도로 새로운 형태의 소셜 소프트웨어인 블로그와 미니홈피의 개인 커뮤니티를 통해 인맥을 늘리고, 메신저와 함께 관리하며 수많은 정보를 공유한다.
오프라인에서는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정보의 보고와 새로운 문화를 탄생시킨 것이다.
한국인들의 사회연결망은 3.6정도라고 한다.
이는 아무리 모르는 사람도 서너 다리만 거치면 아는 사람이 나온다는 뜻이다.
전 세계를 하나로 연결하는 사이버 세상에서는 과연 몇 사람의 홈피 혹은 블로그를 거치면 아는 사람이 나오게 될지 가벼운 궁금증이 유발된다.

인터넷 속 아지트, 블로그와 미니홈피의 차이점

블로그란 일반적으로 인터넷을 뜻하는 ‘웹(Web)’과 기록인 ‘로그(log)’의 합성어로 일반인이 자신의 관심사를 자유롭게 칼럼과 일기, 기사 등 다양한 형식으로 올리는 ‘1인 미디어’ 웹사이트다.
외국의 유명한 블로그 사이트는 블로거닷컴(www.blogger.com)이 있으며, 한국에는 블로그인(www.blogin.com)을 비롯하여 네이버, 야후, 한미르 등 유명 포탈사이트에서 블로그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어찌 보면 개인이 만든 홈페이지 게시판 등도 포함되는 광범위한 개념이나 해외에서는 블로그 이외의 개인형 커뮤니티로 비교할만한 서비스가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넓은 의미로 해석되었고, 그렇게 번역된 블로그에 대한 정보는 블로그 = 개인형 커뮤니티로 동일시해서 정의된 것이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는 블로그는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을 만큼 발전 가능성이 높은 서비스이지만 업데이트가 어려웠던 웹 페이지의 제작과 배포가 좀더 쉽게 하기 위해 여러 단점이 개선된 진보된 형태의 개인형 커뮤니티의 한 종류임이 더 근접한 정의라고 전한다.
또 블로그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인터넷에 개인의 공간을 쉽게 이용하려는 이용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효과적인 도구로의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덧붙인다.
미니홈피와 블로그의 가장 비슷한 점은 아지트 개념의 1인의 커뮤니티 서비스라는 점이다.
미니홈피는 개인을 표현하는 도구로서의 역할은 블로그와 비슷하다.
하지만 이 두 가지 서비스는 누가 봐도 구분할 수 있을 정도의 기능적, 형식적 특징의 차이를 가지고 있다.
미니홈피의 크기나 성격, 미니룸이나 아바타 등의 용도, 블로그의 RSS①나 트랙백② 등의 기능적인 특징과 오픈형 구조, 시간 순 조합 등 단지 몇 가지 형식적인 특징만으로도 이 둘은 어렵지 않게 다른 서비스인 것은 확실해 보인다.
가장 두드러진 차이점은 블로그는 운영자만이 글을 올릴 수 있고, 네티즌은 글에 대한 댓글을 통해 운영자와 대화가 가능하지만, 싸이월드와 같은 커뮤니티 사이트는 여러 사람이 글을 올릴 있다는 점이다.
① 뉴스, 블로그 등 자주 업데이트(갱신)되는 성격의 사이트를 위한 포맷으로 자료 교환을 위한 규격
② 다른 사람이 쓴 블로그 문서에 자신이 원격 댓글을 달았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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