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279호] 9월 15일부터 30일까지 산촌에서 자수 전시를 준비하는 청헌자수연구소의 이정숙 원장을 찾아간 것은 충무로의 가을을 열고 있는 세우(細雨)와 동반한 채였다. 큼직한 눈망울에 올곧은 인상의 작가는 평생을 한 땀 한 땀 정성을 다하여 자수의 이상향을 심어 왔다. 이정숙 작가가 꿈꾸는 자수의 세상 이야기를 필자가 물었다.

이번 ‘산촌’ 전시회의 특징이나 컨셉이 있으시면 소개해 주세요
수를 놓은 심정으로 설명을 하겠습니다.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과거 옛것과 오늘 새것의 만남이며, 이것은 멈춤과 바라봄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자수에 관한 고정된 진부성에서 탈피하여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것은 무한한 세상으로의 도전이며 그것은 바로 바라본다는 의미입니다. 이제는 국경을 넘나드는 문화적 충격이 일상화되어 있습니다. ‘디지털 로드(Digital Road)’는 한류 문화의 확산에 기여 하는 매우 중요한 수단이 되었습니다. 전통자수의 한계성을 벗어나서 오직 이정숙만이 할 수 있는 자유로운 상상의 작업을 추구하고자 했습니다. 한국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일에 매진하고자 했으며 이번 전시는 Royal Palace(宮)이란 주제와 ‘Zen’(禪)을 선택했습니다. 앞으로 더 멀리 바라보고 도약하기 위한 단계라고 생각하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원장님은 국내보다도 해외 쪽에 명성이 더 높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네, 꼭 원한 것은 아니었는데 해외전시에 많은 역량을 쏟았던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내가 지닌 전통자수의 DNA가 우리 문화를 세상에 알리라는 주문으로 나를 채찍질했습니다. 10년 동안 미국, 독일, 프랑스, 일본, 중국, 네덜란드 등 한국의 미를 알릴 수 있는 장소라면 어디든지 달려갔습니다. 그러던 중에 2019년 4월 유네스코 사무국 사무총장 오드리 와즐넷과 유네스코 한국 대표부의 전 이병현 대사 의장으로서 유네스코 춘계총회에 작가로 초대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더할 수 없는 영광이었고 전시도 성공적이었습니다. OECD 국가 대표단 전시가 우리나라의 위상을 더 높이는 계기가 된 것도 물론입니다. 작금의 코로나 팬데믹 사태로 해외전시가 유보되어 있습니다만 터키와 두바이 등에서의 전시 일정을 조율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고유문화, 전통자수의 새로운 경지를 가능한 전 세계에 보급하고 싶은 열망이 있습니다.


청헌자수연구소를 보다 새롭게 변화시키신다고 들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미를 기반으로 세계를 나가는 작업을 하기 위해서 innovation, 혁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해외전시를 기획하고 작품 연구개발 콘텐츠 작업을 기반으로 아날로그 중심의 작품성을 멈추지 않으면서 동시에 디지털 작업을 하려고 합니다. 자수작품의 고유성을 기반으로 NFT로 재탄생하는 프로젝트입니다. 대체 불가능한 원작의 고유성을 자수작품으로도 시도해 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호칭을 이정숙 자수 랩(JASU LAB)으로 진취성 있게 바꾸고 기획, 마케팅, 연구 개발자들과의 협업할 수 있는 문을 널리 개방했습니다.
뜻을 같이할 수 있는 분들의 참여를 기대합니다.

전통자수의 새로운 변화에 앞장서고 있으시지요
2014년 로마 교황 프렌체스코 방한 시 국빈선물로 유명해진 화문수 자수 보자기를 기본 디지털 작업하여서 지금 코로나 시대에 가장 필요한 FDA 승인 구리 항균 기능성 패션 마스크를 탄생시켰습니다. 우아한 자수 마스크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체수파) 궁중 손수건, 실크 스카프, 문화상품을 개발하여 현재 국립 현대 미술관 아트존(서울관, 과천, 덕수궁) 절찬리에 판매 중입니다. 앞으로도 이정숙자수랩을 통하여 더 다양한 문화작업과 전시 등을 선 보일 작정입니다. 예를 들어서 가전제품과 건설현장의 가림막, 홍보마케팅 부분에서도 자수작품을 기반으로 한 디자인 실사가 적용 단계에 있습니다. 디자인은 세계적인 추세이고 자수의 융합은 자연스러운 현상이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한국자수문화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더 많은 해외로 전파할 수 있는 개척자이며 성공하는 예술가가 되고 싶습니다. 한류 문화 K-Culture를 뿌리내리는 작가의 길과 더불어 NFT로 재탄생되는 디지털 세상의 문화 가치를 널리 알리며 늘 새로운 전시를 꿈꾸는 행복한 작업자가 되고자 합니다. 미국의 게이티 재단 뮤지움 전시 외 샌프란시스코 동양박물관, 뉴욕, UN총회에 유네스코 사무총장과 함께 전시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멋진 전시가 되기를 희망하고요 또 말레시아, 중동, 두바이 등에서도 저의 작품에 관심 있는 애호가들을 위한 해외전시는 계속 추진되고 있습니다. 모쪼록 산촌에서의 국내 전시 기간 중 문화애호가분들의 많은 참여가 있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유광남 기자 gosisa@sisamagaz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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