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카, 과연 한국에서도 블루오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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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카, 과연 한국에서도 블루오션인가
  • 편집국
  • 승인 2009.07.09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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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자동차 7월 친환경 자동차 출시, 일본차와 정면 맞대결

‘하이브리드카’란 내연 엔진과 전기자동차의 배터리 엔진을 동시에 장착하거나, 차체의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여 공기의 저항을 최소화하는 등 기존의 일반 차량에 비해 연비 및 유해가스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인 차세대 자동차를 말한다. 가솔린과 디젤 등 석유를 원료로 하는 자동차에서 수소나 태양열 자동차 등 친환경 자동차로 넘어가는 중간단계의 차라고 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카는 간단하게 가솔린+전기 자동차, 디젤+전기 자동차, LPG+전기자동차 이렇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여기에 속하는 차종은 기존의 차량보다 유해가스를 많을 경우 90% 이상 줄일 수 있어 대도시의 공기오염을 감소시킬 수 있으며, 교통통제·도로계획 등에도 적합하기 때문에 환경자동차(eco-car)라고도 부른다.
하이브리드 카는 출발할 때 엔진과 전기모터가 같이 돌아가기 때문에 다른 차에 비해서도 출발 속도가 뒤쳐지지 않는다. 보통 20~80㎞의 속도에서는 엔진의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전기 모터로 차를 구동하게 된다. 그리고 80㎞가 넘어가면 엔진으로 구동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기 때문에 전기 모터가 꺼지면서 차가 주행하는 동안 잉여 전기 배터리를 계속해서 충전한다. 이렇게 하이브리드 배터리를 쓰게 되면 대략 10년이라는 수명이 나온다. 물론 수명이 다한 배터리는 교체할 수 있다.
최초의 하이브리드 카는 도요타에서 만들었고 가솔린 전기 엔진의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고유가시대에 접어들면서 가솔린엔진을 대체해 디젤+전기자동차가 나왔고, 올해는 현대자동차에서 세계 최초로 LPG 엔진에 전기모터를 단 LPG 하이브리드카가 출시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 세계 최초 LPG 하이브리드카 출시
현대기아차는 7월 중 아반떼 LPI, 포르테 LPI 하이브리드를 국내 시장에 본격 출시한다. 감마 1600cc LPI HEV엔진을 장착했으며 114마력에 토크는 15.1kg/m다. 예상 연비는 17.8km/ℓ, 가솔린 연비 기준으로 환산하면 22.2km/ℓ수준이다. 국산차 최초의 아반떼/포르테 LPI 하이브리드카는 현대기아차의 친환경 브랜드인 ‘Blue Drive(블루 드라이브)와 Eco Dynamics(에코 다이나믹스)’의 첫 작품이라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LPI엔진의 경제성을 바탕으로 첨단 하이브리드 시스템 탑재는 물론 기존 가솔린 모델과 차별을 두기 위해 고급감을 높인 내·외장 디자인 등 신규사양이 대거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이와 동시에 운전하는 것만으로도 지구 온난화를 줄이는 친환경 운동에 동참할 수 있도록 국내 최저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인 99g/km를 달성, 배출가스 규제 중 가장 엄격한 배기가스 기준인 캘리포니아 SULEV(Super Ultra Low Emission Vehicle)를 만족한다. 또한 처음 출시되는 LPI 하이브리드카인 만큼 최상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독자 개발된 배터리를 비롯 제어기, 차체 등 차량에서 발생 가능한 모든 메커니즘을 엄밀히 분석해 철저한 검증을 마쳤다.
현대차가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놓는 것은 국내 자동차 산업에 기념비적 사건이다. 정부 정책과 글로벌 완성차 시장의 빠른 변화에 발맞추기 위해 최근 2~3년 내 급조된 경향은 있지만 리튬폴리머전지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LG화학과 합작해 이미 하이브리드 기술 개발을 통한 내수산업 시너지효과를 톡톡히 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 아반떼 하이브리드에 이어 8월에는 동급 성능을 자랑하는 기아 포르테 LPI 하이브리드가 출시돼 시장 개척에 힘을 더한다. 두 모델의 가격은 기존에 비해 다소 비싼 2,000만 원 안팎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그러나 빼어난 연비와 LPG로 인한 연료비 부담 절감을 감안하면 기존 모델에 비해 경제성은 오히려 높다는 것이 현대기아차의 설명이다.

하이브리드카 시장 선점한 일본과 정면대결 불가피
하이브리드 차종으로 가장 대표적인 것은 일본 도요타의 ‘프리우스’와 혼다의 ‘인사이트’이다. 프리우스는 2000년 말 세계 최초로 양산화에 성공하였다. 가솔린 엔진과 전기 엔진의 장점만을 결합해 연료 효율이 높고, 운전하면서 도로와 주변 환경에 알맞게 자동으로 가솔린 엔진과 전기 엔진의 변환이 가능하게 설계되었다. 특히 미국의 뉴욕주와 뉴저지주 등은 건설·복지·환경·교통 등과 관련해 공공 기관들의 공용차량으로 구매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인사이트는 가솔린 엔진이기는 하지만, 차체를 알루미늄으로 만들어 기존의 차량보다 40% 정도 무게가 가볍고, 세계 최경량인 1리터 린번VTEC 엔진을 사용해 공기의 저항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무급유로 1423.3㎞의 주행기록을 세웠고, 1리터당 32㎞라는 연비 성능을 입증함으로써 차세대 환경 스포츠카로 자리 잡았다.
현대기아차가 기존의 하이브리드카와는 다른 ‘LPI 하이브리드’라고는 하지만 같은 친환경 차종인 만큼 하이브리드 절대 강자 일본과의 정면충돌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국내 하이브리드 시장에는 현재 도요타의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 하이브리드 모델과 혼다의 시빅 하이브리드가 판매되고 있다. 렉서스와는 시장 자체가 다르며 시빅 하이브리드(3,900만 원)는 판매가 부진한 상황이어서 가격 경쟁력에서 앞서있는 국내 모델이 적잖은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점쳐지고 있지만, 일본 브랜드들 역시 하반기 대중적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국내에 출시할 예정으로, 한국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대전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더구나 올 10월에는 도요타를 전세계 하이브리드의 왕좌에 앉힌 프리우스의 3세대 모델이 국내 본격 출시된다. 프리우스는 일본 기준으로 무려 38.0km/ℓ(국내 기준 30km/ℓ전후 예상)의 연비를 자랑하는 모델로 국내서는 3,000만 원대 중반의 가격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혼다의 2세대 하이브리드 모델인 인사이트 (연비 30km/ℓ) 역시 호시탐탐 국내 시장을 노리고 있다. 혼다측에서는 인사이트의 한국 시판 계획을 미루고 있으나 국내 하이브리드 시장이 확대된다면 언제든지 치고 들어와 그간의 부진을 만회하려 들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거기다 최근에는 가장 싼 하이브리드카를 내놓겠다며 소형차 ‘피트(Fit)’의 하이브리드 버전을 2010년 중 출시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진 바 있다.

정부, 하이브리드 카 세제혜택 준다
최근 국내차·수입차 시장이 회복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이 때다 싶은 자동차 업계가 들썩이면서 앞 다퉈 판매 경쟁에 나서고 있다. 올 연말까지로 계획된 정부의 노후차 세제 지원 외에도 각 업체에서 추가 현금 할인과 무이자 할부 제도, 장기 보증 프로그램 등을 내놓고 있다. 거기다 정부의 개별소비세 30% 인하혜택이 6월로 끝났기 때문에 전시장을 찾는 고객을 잡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할 수밖에 없었다. 개별소비세 인하제도는한도가 없었기 때문에 고가 수입차를 구입하려는 소비자에게 유리했던 부분이다. 쉽게 말해 1억 원대 이상 고가 수입차는 노후차 교체로 얻는 혜택보다 훨씬 큰 할인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는 것이다. 벤츠의 최고가 차량인 S600은 개소세 30% 인하를 적용받으면 610만 원이 할인되고 BMW 7시리즈는 400만 원 이상의 가격 인하 효과를 볼 수 있었다.
노후차 교체시 얻을 수 있는 세금 감면액이 최대 250만 원인 것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노후차 교체에 따른 세제 지원은 올해 말까지 계속될 전망이지만, 이는 2000년 이전 등록 차량에만 해당된다. 국내차는 지난달 내수 판매가 전체적으로 32% 늘어나면서 추가 할인폭을 축소하고 있다. 유류비 지원액을 조금 줄인다든가, 저리 할부 제도를 한시적으로 중단하는 등의 방식이다.
또한 정부는 최근 친환경차에 대한 국내 소비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7월1일부터 2012년 말까지 하이브리드차의 개별소비세와 취등록세, 교육세 등을 대폭 감면해 주기로 했다. 지식경제부는 6월10일 ‘친환경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는 하이브리드카의 연비 기준을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평균 연비의 1.5배선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하이브리드카 소비자가 최대 310만 원의 세금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 기준을 충족하는 차종은 7월 중 시판될 현대차의 아반떼 LPI와 도요타의 렉서스 RX450h, 혼다의 시빅 하이브리드 등 3종이다. 휘발유 하이브리드카의 경우 배기량 1000㏄ 미만의 연비는 25.5㎞/ℓ 이상이어야 하고, 배기량 1000∼1600㏄ 미만과 1600∼2000㏄ 미만인 경우는 각각 20.6㎞/ℓ, 16.8㎞/ℓ 이상이어야 한다. 2000㏄ 이상이면 연비가 14㎞/ℓ 이상 나와야 감세혜택을 본다.
이 연비 기준을 충족하면 개별소비세와 교육세를 최대 130만 원까지, 취득세와 등록세를 최대 140만 원까지 감면할 수 있다. 또 200만 원짜리 공채를 매입해 20% 할인해 되팔 경우 세금 절감액은 최대 310만 원에 이른다.
이에 대한상공회의소는 기획재정부와 지식경제부 등에 “2012년까지 취·등록세, 개별소비세를 감면해 주고 있는 하이브리드자동차에 대해서 배기량에 cc당 세액(18∼220원)을 곱해 부과하고 있는 자동차세도 감면해 주어야 한다”고 나섰다. 동일한 배기량일지라도 하이브리드자동차와 일반자동차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등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고 세계적인 감면추세에도 동참하자는 것이다. 자동차세를 유류와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따라 과세하고 있는 영국은 내년 4월부터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현저한 차량에 대해 최대 30파운드의 자동차세를 감면해 줄 예정이다. 배출량이 130g/km 이하인 신차를 구입하면 구입 첫 해 자동차세 100%를 면제하는 방안도 시행을 앞두고 있다. 상의 관계자는 “우리도 2013년부터 온실가스 감축의무 대상국으로 지정될 수도 있는 가운데 온실가스 저감에 대해 보다 과감한 세제 인센티브를 부여해야 한다”며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도 녹색경영에 힘쓰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처럼 연비가 높고, 수백만 원의 세금감면 혜택도 주어지면서 국내 하이브리드카 시장이 2015년께 국내 자동차 시장의 8~9% 수준인 40만 대 수준의 수요가 창출될 것으로 추정했다. 글로벌 시장규모 역시 지난해 72만 대에서 2015년 400만 대로 6배 가까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국제유가 등 중장기적 원자재 가격 상승과 각 국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은 친환경 자동차인 하이브리드카 수요를 증가시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카, 블루오션인가
국제적인 자동차 시장에서 라이벌 관계에 있는 일본의 친환경 자동차시장 성장률은 이미 괄목할 만한 상태이다. 자동차판매정보에 의하면 일본은 지난 5월 하이브리드 차종이 판매율 1위를 하는 등 이미 ‘친환경차’ 시대로 진입했다고 한다.
또 10위권 안쪽을 차지한 차들 대부분이 친환경차이며 세금혜택 등의 정부 장려정책을 등에 업고 그 판매량은 계속해서 상승할 것으로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제 처음 친환경차를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며, 이율배반적이게도 오히려 연료가 많이 소모되는 중·대형차의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 정부의 ‘노후차 세제 지원’안이 환경을 생각하는 측면보다는 보다 더 큰 새 차를 구입하라는 권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지난 5월 차종별 판매추세를 보면 경차는 9% 감소, 소형차 26% 증가, 중형차는 49% 증가, 대형차는 66% 증가, SUV차는 102% 증가했다. 판매 차 1위는 소나타, 2위는 그랜저로서 중·대형이 1·2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해준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올 10월 국내 시판되는 일본의 하이브리드카들이 우리나라 친환경 자동차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부동의 전망이다. 그 근거로 우리나라가 2010년까지 생산할 하이브리드카가 고작 3만 대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우리 정부의 친환경차에 대한 지원 수준 또한 일본이나 미국, 유럽은 물론 중국에 까지도 뒤져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런 안일함으로 친환경 자동차 시장을 맞이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의 참패는 물론 국내에서 조차 지금까지의 명성을 지켜내지 못할 것이라고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어쩌면 친환경 자동차 시장이 우리에게만은 ‘블루오션’이 아니라 ‘레드오션’이 될 수도 있음을 지적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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