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해양수산 통합행정 25주년 기념 정책토론회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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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해양수산 통합행정 25주년 기념 정책토론회 열려
  • 박문수 기자
  • 승인 2021.08.12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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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환영사.(사진_유튜브 영상 캡처)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환영사.(사진_유튜브 영상 캡처)

[시사매거진/부산울산경남] 지난 10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오후 1시30분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열린 해양수산부 통합행정 25주년을 기념해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코로나19로 인해 본회의장에는 50여 명이 참석했으며, 유튜브를 통해 전국에 실시간으로 방송됐다. 이번 토론회는 유튜브로 등록됐기에 언제든 시청할 수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주최 및 주관하고, 후원은 해양수산부가 했다. 장영태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원장이 개회사를 시작으로 이날 참석을 못 한 이개호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 국제해사기구 임기택 사무총장, 해양대학교 도덕희 총장, 수협중앙회 임준택 회장 순으로 축사를 영상으로 이어졌다. 다음으로 자리에 참석한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의 환영사로 진행했다. 

기조발제는 홍승용 전 인하대학교 총장이 “해양수산 통합행정과 대한민국의 해양책략”에 이어 박광서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경제전망연구부장이 “해양수산 통합행정 성과와 향후 발전방안”으로 주제 발표를 했다. 종합 토론의 좌장은 강무현 전 해수부장관이 맡았다. 패널로는 행정 전문가로 원숙연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헌법 전문가로 고문현 숭실대학교 교수, 차미숙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원,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 최형림 행양수산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 김부근 한국해양과학기술협의회 회장, 신춘희 한국해양교육연구회 회장, 남영수 밸류링크유 대표, 이상엽 한국해양대학교 총학생회 회장, 이경규 해양수산부 정책기획관이 참석했다.

지난 10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해양수산 통합행정 25주년 기념 정책토론회 장면.(사진_유튜브 영상 캡처)
지난 10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해양수산 통합행정 25주년 기념 정책토론회 장면.(사진_유튜브 영상 캡처)

해양수산 통합행정 25주년 기념은 1996년 8월 8일에 김영삼 정부 시절에 해운항만청과 수산청 업무를 합쳐 통합행정토록 해양수산부가 탄생한 것에 기인한다. 그동안 해양 부문은 분명히 발전이 있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예측 할 수 있다. 아울러 수산 부문은 통합 후 원양 어선들, 연근해 어선들, 어가와 어민 수, 어획 생산량은 전부 지속해서 감척과 감소했다. 그런데 이날 패널을 제외한 모든 이는 통합행정을 하는 동안 세월호 사건, 한진해운 등의 뼈아픔도 있었지만 이제 회복돼 모든 부분이 잘 마무리를 했고, 성과는 높아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며 개회사, 축사, 환영사, 기조 발제, 주제발표를 내용으로 이어졌다. 이에 해양수산부를 사랑하는 한 사람의 시각으로 토론회를 청취하고 진정한 해양수산부의 발전을 위해 ‘이것은 아니다!’라는 심정으로 몇 가지 소감을 남기고자 한다.

이 행사는 주최와 주관부터 잘못됐다.
행사 주최는 해양수산부가 돼야 했다. 그동안 해양수산부의 통합에 따른 성과나 미래를 위한 토론인데 해양수산부의 하부 조직인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주최하고 주관이 되는 것은 맞지 않는 처사다. 행사에 들어간 비용의 발생이 결국에는 국민의 세금에서 지출되는 것뿐만 아니라 내용으로 봐서 해양수산부의 하부 조직이라 할 수 있는 KMI가 주가 돼 해양수산부가 객 또는 후원자가 된 것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우롱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행사의 명칭이 해양수산 통합행정 25주년 기념은 잘못됐다.
개회사에서 장영태 원장은 “MB 정부 때에 잠시 없어졌다가 부활했기에 그때를 넣게 되면 30주년이 된다”고 했는데 30주년이 아니라 20주년이 된다. 따라서 이 행사의 명칭은 ‘해양수산 통합행정 2021년 정책토론회’ 정도가 돼야 했다.

정책토론회가 아니었다.
토론이란 사전적인 의미로도 어떤 주제에 대한 반대와 찬성이 있어야 하고, 그에 따른 당사자 간에 열띤 공방이 있고 난 뒤 어떤 결과를 도출해야 한다. 그런데 이날 행사에서는 통합행정에 따른 성과 보고와 발전방안만 제시한 것에 불과했다. 각계의 전문가라고 참석한 패널들도 그들이 생각하는 해양수산부의 부족함과 차후 발전방안에 대해 소신을 발표한 정도이기에 토론이 아니라 토의 정도로밖에 볼 수 없다.

회의에 참석한 이들의 면면이 통합적인 사람들이 아니었다.
통합되기 전 해운항만청과 수산청은 대등한 조직이었다. 어느 한 청이 흡수된 것이 아니라 대등한 지위로서 상호보완 협력해서 시너지를 내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해양수산부이다. 그런데 이날 회의에 참석했거나 축사를 전한 사람까지 포함해 19명 중에 수산계의 인사라고 볼 수 있는 사람은 수협중앙회 임준택 회장 한 사람뿐이다. 인사가 만사인데 이처럼 토론회가 구성된 것은 통합행정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정책은 다분히 정치에서 나온다. 수산 인들이 정부에 무시당하고 홀대한다고 성토하는 일들이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다. 정치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해양대학교 총장이 축사를 했다면 부경대학교 총장이나 수산 관련 대학교의 총장도 축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보고 손가락 질을 면할 수 있는 것이다.

수산분야 통합행정의 한계에 대해 미미하게 발표했다.
수산물을 잡는 어업 량이 50% 이상 감소에 이어 어가 부채가 계속 증가하는 가운데 인구가 10만 명 이하로 붕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자급률도 60%대로 하락했다면 수산업은 그동안 망한 것이나 다름없다. 양식에 의한 어업 생산량이 과거보다 늘어난 것을 수산업 부문의 성과라 하기에는 너무 미미하다.

“바다는 물고기가 사는 곳!”이다.
본 행사를 시작하기 전 보여준 영상물에 제일 처음 등장하는 꼬마가 “바다는 물고기가 사는 곳!”이라고 외쳤다. 바다에 물고기가 사는데 그 물고기를 보호해야 하는 대상인지 관상용인지 우리나라 사람들이 반드시 잡아야 하는 식량인지 산업의 대상물인지 불분명하다. 해양 인의 입장이라면 전자에 가까울 것이고, 수산인이 볼 때는 후자에 가까울 것으로 판단된다. 그 영상에 거대한 상선 등 해양 관련 모습들은 가득했지만 큰 물고기를 잡아 희열에 찬 어민의 모습은 없었다. 바다의 물고기는 땅이 부족한 우리나라 국민에게 내린 신의 은총으로 생산되는 식량이며 산업의 대상물이다.

통합행정에 대한 토론회라면 통합하고 해양업만 하다가 수산업을 함께 하니, 어떠한 시너지 효과가 있었다. 반면에 불편하고 방해만 됐다는 등의 토론이 이뤄질 것을 기대했다. 물론 성과에서 “상선 선원과 어선 선원들에 대한 양성 시스템을 통합 후 같이 할 수 있다”는 것은 성과라 할 수 있으나, 그 외에 무엇이 있단 말인가?

패널관계자는 “해양수산부는 SNS 시대에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부서”라며, “사업이나 정책 수립 시 소비자나 수요자 중심이 아니고 공급자 중심으로 정책이 수립되는 점들이 있다”라고 발표했다. 이런 문제는 어느 조직이나 있을 수 있는 문제인데 해양수산부는 좀 더 문제가 된다는 정도일 것이다.

이날 패널 참가자 중 최연소 한국해양대학교 총학생회 회장 이승엽 군은 “미래 세대로서 양식장 등에 취직하려고 해도 아주 폐쇄적이고 가족 중심으로 이뤄져 있기에 일자리를 구할 수 없다”라고 발표했다. 해양 관련 공부를 하는 학생이 수산 쪽에 진출하고자 하는 관심을 보인 것으로 의미를 둘 수 있지만, 수산 쪽은 미래 세대들에게 '미래가 없는 곳으로 비치고 있다'라는 것이다.

KMI가 주최했든 해양수산부가 후원했든 간에 이번 행사를 전 국민이 볼 수 있는 매체를 이용해 주제를 발표하고 토론을 하고자 한 것은 아주 의미가 큰 것으로 판단한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이러한 행사를 통해 토론회를 열었다는 등 성과 만들기에 그칠 것이 아니라 철저히 반성하고 미래를 창의적으로 개척해나가길 바란다. 해양수산부가 국민에게 칭송을 받는 해양수산부가 된다면 이 나라는 반드시 부국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박문수 기자 ssattokr@sisamagaz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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