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으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2006년도에는 평소 폭력적인 게임에 중독된 중학생인 형이 ‘살인할 때의 느낌은 어떨까’라는 호기심에 현실과 혼동하여 동생을 도끼로 무참히 살해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됐었다. 또한 수 개월간 게임을 하다 심장마비로 사망한 사람들, 온라인게임 도중 자신을 무시했다는 이유로 상대방을 찾아가 폭력을 휘두르고 집에 불까지 지른 사례 등 온라인게임에 대해 좋지 않은 인식을 심어주는 일들이 일어나면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최근에는 온라인게임 속 가상남편의 외도로 인해 자살하게 된 한 여성의 이야기가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온라인게임 속 가상남편의 외도로 인해 자살
지난 5월4일 국내 유명 게임업체에서 서비스 하고 있는 온라인게임 게시판에 캐나다에 거주하는 한국인 여성유저 A씨의 자살과 관련된 글이 올라오면서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A씨의 지인이라고 소개한 한 여성은 A씨가 자살하게 된 이유가 게임 속 가상남편 B씨 때문이라며 “2008년도에 온라인 게임 속에서 만난 A씨와 B씨는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하였으며, A씨는 타지에서의 외로움을 B씨와 게임을 통해 극복할 수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B씨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과 게임 속에서 타 여성유저와의 관계로 인해 A씨가 많이 힘들어 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문제를 게임과 현실을 구분 못한 바보 같은 행동이라고 치부하기엔 많은 문제점들이 발견됐다. 게시 글을 올린 지인은 “A씨는 B씨의 온라인게임 계정비와 게임 ‘아이템’을 계속 지원해주었다. 그러나 B씨는 자신과 친분이 있다는 동생과 게임 속에서 결혼을 하게 되었고, 이를 의심한 A씨는 B씨와의 대화를 원했지만 B씨는 A씨와 대화를 거부하고 A씨를 메신저에서 삭제했다. 이 상황에서도 A씨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금전적인 지원을 해줬다. 그러나 B씨는 대화는 거부하면서 금전적인 지원은 거부하지 않았다. 또한 과거 B씨는 A씨와의 게임 속 연인관계를 이용, A씨의 계정에 있는 게임아이템들을 무단으로 사용하였고, 심지어는 A씨의 사망 이후에도 A씨의 게임 아이템’을 버젓이 판매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에 B씨는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남자 때문에 자살했다는 주장은 말이 안 된다”며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일 뿐”이라고 이를 반박했다.
게임에 대한 올바른 판단 필요
게임에 중독된 사람들을 상담해왔던 한 정신과 의사는 “게임을 통해 사리분별이 흐려지는 성인들을 많이 봐왔는데 더욱이 성인이 안 된 학생들은 오죽하겠습니까? 결국 상업적인 성공만을 추구했던 게임개발업체들이 자신들이 개발한 게임의 테두리 내에서 사람들이 극도로 몰입하고 이들을 통해 다양한 수익을 내기위해 게임시스템 자체를 중독성이 강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죠”라며 중독성 게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러한 사건만을 봤을 때는 온라인게임이 가져다주는 중독성과 가치혼란 등을 문제로 들 수 있겠지만, 이와는 반대로 온라인게임을 통해 연인이 되고 결혼까지 하게 된 설 모씨는 이 사건에 대해서 “온라인게임으로 사람을 알게 되면 현실과 같은 착각이 일어나게 되고 애정이 생기게 되죠. 이를 통해 친구이상의 감정이 생기기도 합니다. 비록 온라인게임 상에서 현실의 모습을 숨기고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실제로 만나보고 그 사람에 대한 검증이 됐다면 문제될 것은 없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 사건에서는 A씨가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없었으며, B씨도 A씨에게 상처를 주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 생각합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견으로 현재 게임관련 학문을 가르치는 이 교수는 “온라인게임의 문화가 자리잡혀가고 있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어른들이 골프에 흥미를 느끼고 취미생활처럼 즐기듯 현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층에게는 온라인게임이 한 가지 놀이문화일 뿐입니다. 비록 어른들도 온라인게임을 하지만 그들은 게임뿐만이 아닌 다양한 취미생활을 즐깁니다. 젊은 층에게는 게임 말고는 딱히 즐길만한 취미생활이 많지 않는 것도 사실이죠. 게임의 과도한 몰입현상과 부정적 시각은 게임 역사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이며 온라인게임을 하는 유저들이 이러한 현상 등을 통해 올바른 판단을 하기 시작한다면 이러한 일들은 곧 없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온라인 게임의 양면성
온라인게임 내에서 이뤄지는 많은 사건들로 인해 게임회사를 비난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들은 수익을 내야하는 기업이다. 사람들이 자신들이 개발한 게임을 많이 하면 할수록 회사의 수익은 올라가며, 본인들의 게임개발능력도 함께 올라간다. 그렇다고 회사의 이익만을 내세워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게임을 만든다면 그것 또한 잘못된 것이라 볼 수 있다.
온라인게임의 세계는 양면성을 지녔다. 그 양면성을 좋은 쪽으로 가져가느냐 나쁜 쪽으로 가져가느냐는 본인의 몫이다. 게임의 중독성으로 인해 현실세계에 집중하지 못하고 오로지 게임만을 위해 살아간다면 온라인게임의 좋지 않은 단면을 볼 수 있을 것이고, 현실과 게임을 구별하여 게임을 간단한 취미생활로 즐기게 된다면 좋은 면이 부각되어 올바른 게임문화를 선도할 수 있을 것이다. 몸이 자유롭지 못했던 사람에게는, 온라인 게임 안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세계이며, 거기서 사는 것에 보람을 추구할 수 있고, 친목을 통해 사회에서는 누리지 못했던 ‘정(情)’을 온라인게임을 통해 느끼는 사람들도 있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