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벨 있는 '재활용 최우수 등급' 페트병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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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벨 있는 '재활용 최우수 등급' 페트병 확산
  • 임연지 기자
  • 승인 2021.04.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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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보통 등급 라벨 대비 절반 원가에 분담금 감면 혜택

[시사매거진] 무라벨 페트병과 동일한 ‘재활용 최우수 등급 페트병’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라벨이 있는 최우수등급 페트병이 보급되기 시작한지 약 1년이 지난 현재, 이를 적용해 제품 매출이 오르는 사례들도 하나둘씩 전해지면서 업계의 관심이 더욱 고조되는 모습이다.

에코미엄이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부상하면서 재활용 최우수 등급 페트병을 적용한 주류·생수 업체가 늘고 있다.

친환경을 넘어 필(必)환경 시대로 접어들면서 자사 제품의 신뢰감을 더하기 위해 친환경을 강조하는 ‘에코미엄(Eco-primium)’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이에 최근 ESG경영을 내세워 기업 이미지 구축과 충성 고객 확보에 활용하는 업체도 늘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식품 대기업은 올 연말까지 자사 제품에 쓰이는 모든 포장재를 재활용 최우수등급으로 전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일부 기업들은 페트병라벨에 재활용 최우수등급 표시를 상표만큼 잘 보이게 해 소비자들의 직관적 인지를 유도하는 등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는 실제 매출 상승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경남 소재 한 막걸리 업체는 그동안 제품 표시 면에 작게 표기했던 최우수등급 마크를 라벨에 보다 크게 표시했고, 약 두 달여 만에 매출이 20%가량 늘었다. 업체 측은 계절적 요인이나 단체 수요 등 별다른 호재가 없었음에도 매출이 단기간에 급증한 것을 제품 표면에 크게 노출한 재활용 최우수 등급 표시 효과로 판단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소비자 트렌드 조사 결과, 제품 구매 시 포장의 친환경성과 재활용등급에 관심이 있다고 답한 비율이 부쩍 높아졌다. 특히 페트병 구매 시 이런 경향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벨을 자신 있게 노출할 수 있는 ‘재활용 최우수 등급’ 마케팅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재활용 최우수 등급의 라벨은 기존 우수·보통 등급 라벨 대비, 약 절반 이하의 원가로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것과 동시에 제품 생산성도 좋아 기업의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친환경 정책이 쏟아지면서 최우수 등급 페트병 기술이 적용된 제품도 꾸준히 늘고 있다. 최근에는 일반 상압용 페트병뿐 아니라 탄산 압력으로 인해 유통과정이 어렵다는 내압병에도 재활용 최우수 페트병 기술이 적용됐고, 출시 약 1년이 지난 현재 기술력과 안정성이 입증된 것으로 관련 업계는 판단한다. 4월부터는 소주, 막걸리, 음료에 이어 간장, 식초 등에도 최우수 등급 페트병 출시가 예정돼 있어, 친환경성을 추구하는 소비자의 선택 폭도 더욱 다양해질 전망이다.

한편 환경부와 한국포장재 재활용 공제조합은 최우수 등급 페트병에 재활용 분담금 50% 감면 혜택을 앞세워 최우수 등급 제품 확대에 나섰다. 지난 5일에는 최우수 등급 페트병 사용을 권장하는 공문을 전국에 배포하는 등 제도 활성화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재활용 최우수 등급 문구를 더욱 도드라지게 해 에코미엄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

일반적으로 페트병의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몸체가 무색이고 재활용 과정에서 라벨이 쉽게 제거돼야 한다. 따라서 재활용을 방해할 수 있는 라벨이 떨어지지 않는 일반 접착제 사용이 없어야 한다.

특히 라벨링 된 페트병의 ‘재활용 최우수 등급’ 획득을 위해서는 소비자의 라벨 분리가 쉽도록 해야 한다. 또 재활용 과정에서 풍력으로 선별이 가능하고 가성소다를 사용할 필요 없이, 일반 상온의 물에서도 라벨이 쉽게 분리돼야 한다. 즉 우수 이하 등급 재활용에 필요한 65도 이상의 온수와 가성소다가 필요 없는 것이다.

재활용에 쓰이는 가성소다는 옷을 만드는 장섬유나 식품 용기로의 재활용에 부적합하고, 2차 환경오염 문제도 있어 가성소다 사용을 줄이고 재활용 물의 온도를 낮추는 것이 페트병 재활용의 최종 목표인 셈이다.

서유럽, 일본 등에서는 이미 재활용 최우수등급 페트병이 보편화돼 국민들이 일일이 라벨을 분리하는 번거로움이 줄었다. 또한 옷이나 페트병으로 100% 재탄생 가능한 재활용 최우수등급의 경우 전세계 재활용이 가장 잘되는 페트병에만 주어지는 등급으로 알려졌다.

향후 우리나라에도 최우수 등급 적용이 활성화된다면 유럽, 일본 보다 앞선 재활용 시스템이 구축될 전망이다.

4월부터는 재활용 어려움 등급의 라벨 표시가 의무화된다. 반면 최우수, 우수, 보통 등급 표시는 선택사항으로 유지되지만, 친환경성을 더욱 강조하기 위해 최우수 등급 포장재를 노출하려는 업체들의 발 빠른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 1월, CU는 모든PB(자체브랜드)제품에 재활용등급표기를 추진한다고 밝혔고, 홈플러스 등 타 유통사들도 국민들의 알권리를 위해 재활용 표시 등급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친환경과 경제성, 대고객 마케팅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앞세운 재활용 최우수 등급 페트병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임연지 기자 kkh91122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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