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만큼 말 많고 사연 많은 질환도 없을 것이다. 어디에 있는 점은 관상학적으로 복점이라 하고, 또 어디에 있으면 눈물 점, 흉한 점이라 해서 배척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등에 북두칠성처럼 생긴 점이 있어 큰 인물이 되었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특정 부위에 점이 생기고 나서 많은 재산을 잃고 패가망신했다는 사람도 있다. 관상 보는 사람들은 이렇듯 점에 대해 미주알고주알 늘어놓지만 물론 과학적으로는 아무런 근거가 없다. 몸에 점이 하나도 없는 사람은 없을 정도로 흔한 것이 점이고, 대부분 양성이어서 그대로 놔둬도 무방하다. 하지만 문제는 얼굴에 있는 점이다. 그냥 두자니 남 보기에 흉하고, 빼자니 결과가 미덥잖아 망설이게 된다. 실제로 비전문가에게 시술을 맡겼다가 흉이 져서 더 보기 싫게 되어 낭패를 본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미용학적인 목적 외에 점을 빼야 하는 경우가 있다. 점이 갑자기 커지거나 색깔이 짙어질 때, 아프거나 궤양이 생겼을 때, 태양의 위성처럼 점 주변에 새로운 위성 점이 나타나는 것은 불길한 상황의 예고이므로 서둘러 점을 빼주는 게 좋다. 왜냐하면 점을 방치할 경우, 간혹 악성 흑색종으로 발전하여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불행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욕심 부리지 않고 차근차근 치료 받아야
점은 점 세포의 위치와 종류에 따라 양이나 깊이가 다르다. 빛깔도 다양해서 갈색, 푸른색, 붉은색, 검은색 등 여러 가지다. 점 세포의 위치에 따라 경계 모반, 복합 모반, 진피 내 모반으로 나누어진다. 나이가 어릴수록 경계 모반이 많고, 나이가 들면 복합 모반이 많아진다. 점을 없애는데 과거에는 약물을 이용한 제거법이 주로 이용되었으나, 이는 약물이 피부에 침투하는 깊이를 조절하기 어려운 탓에 흉터를 남기는 단점이 있었다. 그래서 전기 소작법이 바턴을 넘겨받았지만, 최근에는 최첨단 장비인 레이저 기기를 이용한 제거법이 상용되고 있다. 레이저 빛을 이용한 제거법은 기존의 방법에 견주어 정교하고 주변 피부조직의 손상이 적기 때문에, 치료 후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시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또한 마취 연고를 발라 환부를 부분 마취시키는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어, 치료시 거의 통증을 느끼지 않게끔 됐다. 그러나 레이저 기기도 완벽하지는 않다. 시술자의 숙련도와 기술 수준에 따라 그 효과가 달라지기 때문. 따라서 점을 뺄 때는 신중히 생각하고, 경험 많은 전문의를 찾아 상담하는 것이 좋다. 특히 주의할 사항은 단 한 차례의 시술로 점을 빼려고 하면 부작용이 우려되므로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것이 좋다. 무리하게 욕심을 내다보면 마마 자국처럼 패인 흉터가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흉터가 남더라도, 흉터를 치료하는 레이저 빛을 이용해서 패인 부분에 새 살이 돋아나게 할 수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