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매거진] 우리나라 전통식기인 유기가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 코로나19로 면역력이나 항바이러스 등 건강을 생각하는 웰빙 트렌드에다 전통문화를 멋스럽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각종 유기제품들이 주목받고 있는 추세다.
그동안 유기그릇은 무겁고 변색이 잘돼 사용이 불편하다는 인식과 비싼 가격으로 인해 값비싼 혼수품 정도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현대적인 디자인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일반고객에게까지 판매층이 확대되고 있다.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등 각종 SNS에서도 유기그릇 관련 해시태그를 사용한 게시물 숫자가 이전에 비해 크게 늘어나있다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유기는 구리와 주석의 합금으로 만들며 그 중에서도 ‘방짜유기’는 구리와 주석을 78대 22의 황금비율로 섞어 가장 좋은 유기로 통한다. 노란빛이 음식과 어우러져 식욕을 돋우고 보온과 보냉기능이 있어 따뜻한 음식은 오랫동안 따뜻하게, 찬 음식은 차갑게 유지해주는 것도 장점이다.
코로나19로 언택트(Un-tact)시대에 돌입하면서 유기그릇를 접하고 구매하는 방식도 크게 달라졌다. 각종 TV방송 및 포털사이트에서 유기그릇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고 SNS에서 체험단 등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온라인스토어에서 구매로 이어지는 확률이 늘어났다.
경주에서 3대째 유기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놋비채’의 관계자는 “최근 150만원 상당의 체험단 이벤트를 통해 브랜드인지도가 크게 상승해 온라인 매출이 비약적으로 늘었다”며 “과거엔 예단용 반상기 정도로 종류가 단조롭고 디자인도 비슷했지만 요즘은 파스타, 샐러드, 케이크 등 서양 음식도 멋스럽게 담을 수 있도록 종류가 다양하다. 음식의 독성을 없애고 유해 중금속을 중화하며 보온, 보냉 효과가 뛰어나 음식의 맛을 오래도록 유지한다는 장점으로 인해 30~40대가 특히 많이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SNS 속 네티즌들의 댓글들을 보면 유기그릇이나 유기수저, 유기잔 등의 디자인이 충분히 트렌디하고 고급스럽다는 평이 대부분이다. 특히,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항바이러스와 살균기능에 유기제품에 대한 기대감과 만족도가 높다.
이 같은 유기에 대한 높은 선호도는 노년층에게는 품격을 충족시켜주고 젊은 층에게는 웰빙과 힐링을 중요시하는 시대적 트렌드가 잘 맞물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유기에는 한식밖에 담지 못한다는 편견을 깨도록 시대에 맞게 디자인과 기능에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보인다.
임지훈 기자 cjs12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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