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우생마사(牛生馬死)의 뜻이 주는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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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우생마사(牛生馬死)의 뜻이 주는 교훈
  • 편집국
  • 승인 2020.12.15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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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전 서귀포시 부시장
김영진 전 서귀포시 부시장
김영진 전 서귀포시 부시장

[시사매거진/제주] 최근 들어 전 세계 곳곳에서 지구온난화로 인한 자연재해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인명 및 재산 피해는 전쟁이나 질병의 심각성만큼이나 우리 삶의 크게 위협이 되고 있다. 인류가 지구상에 존재해 온 세월동안 자연재해 또한 인류와 함께 존재해 왔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데 코로나19라는 질병과 함께 폭설, 가뭄, 장마, 태풍 등 다양한 자연재해가 수없이 발생하였다. 지난여름 남부지방의 지속적인 폭염과 더불어 중부지방의 기나긴 장마는 기상청 관측 이래 역대 최장 기록으로 인명피해뿐만 아니라 큰 재산피해를 남겼다. 특히 축사에서 키우던 소의 피해가 컸는데 농장주의 경험상 이전에는 소의 피해가 크지 않았기에 사전대비를 못했다는 것이다.

필자도 방송을 통해 물에 빠져 떠내려가던 소가 지붕위로 올라가 있다가 극적으로 구조되는 모습과 침수된 축사를 빠져나온 소떼 십여 마리가 홍수를 피해 한 시간이 넘는 거리의 사찰로 피한 장면. 그리고 강으로 떠내려간 소가 수십키로나 떨어진 다른 지역이나 무인도에서 발견되는 장면 등을 보면서 가슴 뭉클한 영화 한편을 본 듯한 감동을 느꼈다.

소 이야기를 하다 보니 '우생마사(牛生馬死)'라는 고사성어가 떠오른다. 평상시 잔잔한 강이나 호수에 소와 말을 풀어놓으면 둘 다 헤엄쳐 살아 나온다. 하지만 물살이 거셀 때 소와 말이 강에 빠지면 헤엄이 서툰 소는 살아남고 헤엄을 잘 치는 말은 죽는다고 한다. 말은 거센 물살을 거스르려고 발버둥 치다 힘이 빠져 죽지만 소는 물이 흐르는 대로 떠내려가며 육지를 밟고 살아난다는 것이다.

살다보면 일이 순조롭게 잘 풀릴 때도 있지만 아무리 애써도 뜻대로 되지 않는 때가 있다. 어렵고 힘든 상황일수록 말처럼 발버둥 치며 힘을 빼기 보다는 소와 같이 도도한 물살에 몸을 맡기는 지혜도 위기를 넘기는 한 방법일 것이다.

경자년(庚子年) 올 한해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신축년(辛丑年) 내년에는 소의 해이다. 우직한 느린 소의 걸음이지만 천리를 간다는 우보천리(牛步千里)마음으로 평정심을 잃지 않는다면 속도보다는 역시 방향이다.

코로나19로 인하여 경제는 물론이고 사회관계망에 이르기 까지 모든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기세는 반드시 꺾일 것이다. 희망과 기대를 가지고 침수된 축사에서 살고자 빠져 나왔던 소떼들처럼 모든 사람들이 지금의 난관을 잘 극복하여 새해 새로운 희망을 마주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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