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매거진=강창호 기자] 망매지갈(望梅止渴), “매실을 생각하며 갈증을 푼다”는 말처럼 2020 교향악축제가 7월 28일 서울시립교향악단(지휘 윌슨 응, 피아노 김정원)의 연주로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합창석까지 오픈한 상태에서 전석 매진을 이룬 이날 공연의 열기는 그동안 많은 클래식 애호가들의 갈증이 어떠했는가를 짐작케 했다.
객석 간 띄어 앉기를 통해 기존의 좌석 점유율보다는 50%가량 감소했지만 공연장 입·출입부터 모두가 코로나19에 대한 안전수칙과 QR코드를 통한 문진 작성에 적극적으로 동참, 클래식 공연장이 그 어떤 공연장보다도 가장 안전한 장소임을 스스로 증명해 보였다.
공연의 1부는 피아니스트 김정원의 협연으로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 d단조 Op.15>를 2부는 <슈만 교향곡 제2번 C장조 Op.61>을 연주했다.
최근 ‘말러 국제 지휘 콩쿠르’에서 3위 입상을 한 윌슨 응과 피아니스트 김정원의 협연은 관심을 집중케 했다. 특히 슈베르트, 슈만, 브람스 레퍼토리 강점을 가진 김정원의 우수에 찬 열정적인 피아니즘과 젊은 지휘자 윌슨 응의 패기 넘치는 포디엄은 화려한 오프닝을 펼쳤다. 특히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 2악장 아다지오(Adagio)’의 피아노 솔로에서는 김정원의 깊은 브람스 색채를 담은 피아니즘을 만날 수 있어서 반가웠다. 1부 연주 후 김정원은 감사와 희망을 이야기하며 <멘델스존 ‘무언가’ 중 1번>을 앙코르로 선사했다. 이어서 2부의 서울시향과 윌슨 응은 힘찬 비팅을 그리며 <슈만 교향곡 제2번>을 펼쳐갔다. 이후 거듭되는 커튼콜에 대한 답례로 <모차르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중 서곡>으로 2020 교향악축제 첫날 공연의 모든 연주를 마쳤다.
어쩌면 불발로 끝날 수도 있었던 축제가 지금 같은 상황 속에서 생생한 라이브를 펼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그나마 다행인지도 모르겠다. ‘2020 교향악축제’는 봄의 축제 4월에서 7, 8월 여름축제로 새로운 모습을 갖춰 오히려 신선한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이번 축제는 무엇보다 ‘안전제일주의’이다. 온 나라가 코로나19로 인해 모두가 예민해져 있는 이때, 축제의 좋은 선례로, 이후 안전한 공연문화와 장(場)으로서의 긍정적인 인식이 자리매김하길 기대해 본다.
교향악축제는 하루도 빠짐없이 8월 10일까지 다양한 음악으로 펼쳐지며, 매일 네이버TV의 온라인 중계와 더불어 예술의전당 내 신세계 야외스퀘어 광장에서도 대형 화면으로 펼쳐지는 축제의 현장을 지켜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