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리 무선 통신 시대의 서막을 연 ‘블루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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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리 무선 통신 시대의 서막을 연 ‘블루투스’
  • 신혜영 기자
  • 승인 2009.01.13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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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기기를 하나의 무선통신으로, 우리 생활의 신천지를 열다

블루투스 기술 인증단체인 블루투스 SIG는 지난 2008년 8월 시장조사업체 밀워드 브라운의 조사 자료를 인용해 전 세계 소비자 중 85%가 블루투스 무선 기술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미국, 영국, 일본, 중국, 대만, 독일 등 전 세계 6개 지역 18~70세 사이 소비자 2,5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이번 조사에서 68%의 사용자가 블루투스 로고 및 블루투스 기술이 탑재된 제품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소비자들이 알고 있는 주요 블루투스 탑재 제품은 휴대폰(79%), 무선 헤드셋(61%), 컴퓨터(56%) 순이다. 특히 응답자의 60% 이상이 블루투스 기술이 탑재된 디바이스를 최소한 하나 이상 가지고 있다고 답했으며 블투루스 기기를 구입하기 위해 추가 비용을 지불할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전 세계적 규격으로 자리 잡은 푸른 이빨 ‘블루투스’ 
블루투스란 근거리에 놓여 있는 컴퓨터와 이동단말기·가전제품 등을 무선으로 연결하여 쌍방향으로 실시간 통신을 가능하게 해주는 규격을 말하거나 그 규격에 맞는 제품을 말한다. 블루투스는 모든 디지털 제품들에 블루투스 기술을 응용하여 사용자가 별도의 조작이 필요 없이 가까이 가져가기만 하면 장치들이 알아서 서로 ID를 맞추어 케이블 없이 블루투스를 지원하는 제품들간의 음성 및 데이터 통신을 가능케 할 수 있다.
1994년 스웨덴의 에릭슨(Ericsson)사가 처음 연구했고, 1998년 2월 에릭슨이 주축이 되어 IBM·인텔·노키아·도시바 등이 참여해 결성한 블루투스 SIG(Special Interest Group)에 의해 본격화되었다. 1999년에 블루투스 규격 1.0을 발표하고 회원사 엔지니어를 위한 첫 언플러그 페스트(UnPlugFest)를 개최, 2000년에는 블루투스 기술을 이용한 첫 휴대폰과 PC 카드, 헤드셋이 나왔으며 세빗(CeBIT)에서 프로토타입 마우스 및 노트북을 시연했다. 2001년에는 첫 프린터, 노트북, 자동차 핸즈프리 키트, 음성 인식 자동차 핸드프리 키트가 출시됐으며, 같은 해 12월 마이크로소프트와 3Com·루슨트테크놀러지·모토롤라 등의 참여로 전 세계적 규격으로 자리 잡았다. 2002년엔 첫 키보드/마우스 콤보, GPS 수신기, 디지털 카메라가 출시됐으며 2003년에는 첫 MP3 플레이어, FDA 인증 의료 시스템이, 2004년에는 첫 스테레오 헤드폰이 출시됐다. 2005년엔 첫 선글라스가, 2006년에는 첫 시계와 자명종 시계, 액자 등이 출시됐으며 블루투스 기술 탑재 디바이스가 10억 개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지난 2008년은 블루투스 탄생 10주년을 맞은 해로 10여 년간 약 20억 개 제품에 블루투스 기술이 탑재됐다. 또한 블루투스 SIG 회원사도 1만여 개로 늘어났으며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프로모터 회원사는 에릭슨, 인텔, 레노보, 마이크로소프트, 모토로라, 노키아, 도시바 등 7개며 1만 1,000여 개 이상 업체가 프로모터, 어소시에이트 및 어댑터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한국 기업도 약 60개가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기업은 통신, 컴퓨팅, 자동차, 산업 자동화 및 네트워크 업계 선두기업으로 구성돼 있으며 모바일 기기간 연결을 위한 저비용, 근거리 무선규격 블루투스 무선기술의 발전과 시장 확대를 주도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기업이 SIG에 적극 참여하고 있어 블루투스는 아직 불확실하 단거리 무선 통신 분야에서 가장 확실한 표준 규격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블루투스는 영어로 ‘푸른 이빨’이라는 뜻을 갖고 있는데 이 이름은 10세기 스칸디나비아 국가인 덴마크와 노르웨이를 통일한 바이킹으로 유명한 헤럴드 블라트란트(Herald Blatland)에서 유래된 것이다. 그는 블루베리를 즐겨 먹어 치아가 항상 푸른색을 띄어 ‘헤럴드 블루투스(Herald Bluetooth)’라는 애칭으로 불렸는데 이 이름을 따 만든 것이다. 이는 헤럴드가 스칸디나비아 반도를 통일한 것처럼 개인용 컴퓨터와 휴대전화 및 각종 디지털 기기 등을 하나의 무선통신 규격으로 통일한다는 상징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소형기기부터 자동차, 항공기 등 일생생활 전반에서 활용
우리 일생생활 전반에서 블루투스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블루투스 기술은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노트북, PDA, 카메라, 프린터, 휴대폰, 마우스, 키보드, MP3 플레이어, 스피커 등을 비롯해 심장박동 모니터와 같은 의료 기기 등에도 활용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휴대폰을 헤드셋이나 자동차에 연결하거나 사진, 영상 등의 파일을 다른 휴대폰이나 PC 및 프린터로 전송하는데 블루투스 기술을 이용한다. 뿐만 아니라 소형기기가 아닌 자동차, 냉장고 등에도 적용, 자동차의 경우 지난 2007년 12월 현대 자동차 제네시스가 국내 업체에서 개발된 블루투스 모듈을 탑재해 출시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블루투스 응용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공공장소에서 무선인터넷과 무선 공중전화, VoIP, VoDSL 등이 이용 가능해지고 사무실에서도 무선LAN, 구내전화, 출입통제, 출·퇴근관리가 용이해진다. 또한 항공기, 열차, 고속도로 등에도 블루투스 활용이 가능하며 가정에서는 휴대폰과 무선전화 통합전화기 무선헤드셋과 무선인터넷, 출입통제, 검침 등에 활용되고 있다. 이와 함께 자판기 이용, 입장료, 전시회안내, 쇼핑, 여행, 메뉴안내 등 상거래에서도 이용되며 차량 간 통신, 노견방송청취, 자동차정보 송·수신, 자동차 내 주변장치와의 연결 등 교통 분야에서도 블루투스 기술은 활용된다.
마이클 폴리 박사는 “지금까지 시장에 20억 개의 블루투스 제품이 출시된 상태이다. 휴대폰과 헤드셋에서 시작해 지금은 게임, 자동차, 의복 및 장난감에 이르기까지 블루투스 기술은 거의 모든 산업으로 전파되었으며 이제는 소비자 일상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부분이 됐다”며 “블루투스는 상호 통신이 가능하기 때문에 헬스케어 분야나 가정에서 꼭 필요한 리모컨 등 다채로운 분야에서 적절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향후 1~2년 안에는 이 외에도 지금껏 봐오지 못했던 다양한 무선기기가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기업 다양한 블루투스 기기 선보여
블루투스 기술은 지난 1999년 공식적으로 첫 선을 보인 이례 대중화를 이뤄내지 못했다. 국내 경우도 마찬가지. 그러나 지난 2007년을 기점으로 휴대폰 및 반대편 기기인 헤드셋에 블루투스 기술이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다. 현재 블루투스 응용분야 중 편리성 면에서 각광 받고 있는 것은 바로 헤드셋 분야이다. 실제로 2006년 초 블루투스 기술을 지원하는 휴대폰은 10종을 채 넘기지 못했지만 현재 판매되는 120여 종의 휴대폰이 블루투스 기술을 지원하고 있으며 블루투스 헤드셋도 200여 종이 넘게 시장에 나와 있다.
휴대폰으로 전화가 올 경우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지 않고도 블루투스 무선 헤드셋을 이용하여 원클릭으로 전화를 받는다든지 MP3로 음악을 들으면서 조깅을 할 경우 블루투스 스테레오 헤드셋을 이용하여 선이 없니 편하게 운동을 즐기는 등 앞으로도 블루투스 헤드셋 분야는 블루투스 응용 분야 중 가장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2008년 6월 LG전자는 착탈 버튼을 누르면 휴대폰 뒷면에 부착된 블루투스 헤드셋이 분리돼 운전이나 운동을 하거나 업무 중일 때 무선으로 편리하게 통화할 수 있는 블루투스 헤드셋 일체형 휴대폰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다양한 블루투스 헤드셋 제품을 선보이며 블루투스 헤드셋 대중화를 이끌었으며 지난해 8월 MP3 플레이어용 3채널 서라운드 블루투스 스피커를 선보였다.
모토로라는 지난 2007년 선글라스 보다 가벼운 블루투스 이어폰 ‘S9’를 선보이며 큰 호응을 얻었다. 블루투스 2.0버전을 지원하는 휴대폰이나 MP3 플레이어와 함께 사용 가능한 ‘S9’는 간단한 버튼 터치로 보다 손쉽게 통화와 음악듣기 모드의 상호 전환이 가능하다.
현재 블루투스는 오픈된 기술로 어느 누구도 특허나 기술 독점을 할 수 없다. 우리나라는 정부 차원에서 한국 블루투스 포럼을 지원하고 블루투스 개발에 관련된 연구 과제를 지원하는 한편 주파수 대역 관련 국내법규를 외국과 동일하게 정비했다. 또한 블루투스 전문 시험기관 설립을 추진해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있으며 무선통신 활성화 전담반을 운영하는 등 여러 지원을 벌이고 있다.

블루투스 우리 생활의 신천지를 열 새로운 통신 혁명
“현 상태의 블루투스 기술도 매우 유용하지만 2009년에 발표하게 될 새로운 블루투스 기술은 전송속도와 전력소비량이 대폭 개선됩니다. 이렇게 개선된 블루투스 기술이 우리 생활의 면면을 바꿔놓을 것입니다.” 지난 2008년 블루투스 개발자 회의 참석차 국내에 방한한 블루투스 SIG 마이클 폴리 박사는 2009년 공개 예정인 새로운 버전의 블루투스 기술에 대해 설명하며 이 같이 말했다.
지난 2007년 와이브리 기술을 블루투스 기술에 영입해 초저전력 블루투스 규격을 마련 중이며 초고속 기술과 초저전력 규격 모두 올해 안에 프로토타이프 단계를 거쳐 올 상반기 중 발표될 예정이다. 초저전력 블루투스 기술로 인해 편리한 연결성이 현실화되며 그 중심에는 이미 검증된 글로벌 표준이 자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폴리 박사는 “향후 블루투스 기술의 발전 방향은 빠른 속도와 초저전력에 초점이 맞춰지게 될 것”이라며 “개선된 블루투스 기술이 상용화 되면 무선으로 캠코더에 저장된 영상을 TV로 가져와서 보거나 일 년, 혹은 그 이상으로 배터리가 지속되는 블루투스 시계가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랜 시간 블루투스 기술을 분석해온 ABI 리서치 스튜어트 칼로우는 “이제 매우 낮은 비용으로 블루투스 칩을 휴대폰에 추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는 고수익 주변기기라는 새로운 시장을 열었다”고 진단하며 “향후에는 홈 엔터테인먼트와 의료 및 운동 디바이스 분야에서도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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