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산봉의 노란 무궁화 '황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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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산봉의 노란 무궁화 '황근'
  • 고기봉 기자
  • 승인 2020.07.2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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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변 가로수로 많이 이용되고 있는 보호종 황근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 식산봉 해안에 자생하고 있는 멸종 위기종 황근나무 꽃이 만개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 식산봉 해안에 자생하고 있는 멸종 위기종 황근나무 꽃이 만개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 식산봉 산책로에 황근과 일출봉 모습(사진 고기봉 기자)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 식산봉 산책로에 황근과 일출봉 모습(사진 고기봉 기자)
황근과 황근에 대한 설명 표지판(사진 고기봉 기자)
황근과 황근에 대한 설명 표지판(사진_고기봉 기자)

[시사매거진/제주=고기봉 기자] 24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 식산봉 인근 올레길에 멸종위기식물인 황근이 노란 꽃을 활짝 피워 자태를 뽐내고 있다.

초여름 일출봉 또는 한라산이 바라다 보이는 바닷가 올레길 한 모퉁이에는 짠물에 견디며, 바닷바람에 견디며 장마에도 꿋꿋이 꽃을 피어내는 황근이 있다. 이런 이유로 황근 꽃의 향기를 맡아보는 일은 제주 자연의 맛을 느껴보는 것과 같다.

해안도로를 걷다 보면 제주바다를 배경으로 까만 제주 현무암을 터전삼아 피어있는 노란 꽃이 시선을 끈다. 황근은 노란 무궁화라 불리는 나무로 별명처럼 우리나라 꽃인 무궁화를 닮았다.

제주에서는 예전부터 황근의 나무껍질은 질겨서 밧줄을 만들어 쓰기도 했는데 최근에는 꽃이 피는 기간이 길어 관상용 및 가로수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옛부터 우리 조상들은 황근 꽃이 피기 시작하면 장마가 시작되고 황근 꽃이 질 무렵이면 장마가 끝난다고 하여 황근 꽃이 피고 지는 시점을 생활에 이용하기도 했다.

키는 육지에 자라는 것이 커 봐야 5m를 채 넘지 못하고 바닷가에 자라는 것은 1m 안팎으로 가을이면 낙엽이 진다. 전체적으로 꽃은 6월에서 8월까지 오랫동안 피어 꽃을 볼 수 있는 기간이 길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가지 끝에 한 송이씩 달려 꽃도 많이 피지 않고 해류를 이용하는 식물이다 보니 종자가 모두 발아하는 것은 아니다. 분포지역도 제주도와 남해안 일부 도서지역에 한정되어 있고 개체수도 많지 않다. 그래서 황근은 희귀식물로 분류되면서 환경부에서 지정한 멸종위기 야생식물 2급으로 법적으로 보호를 받고 있다. 정부는 학술적 가치가 높거나 개체수가 감소하여 국제적으로 보호가치가 높은 야생식물을 자연환경보전법에 의거 법정 보호해오고 있다.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 식산봉 주변은 ‘황근 자생지 및 상록활엽수림’은 제주도기념물 제47호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다.

이번 주말엔 가족과 함께 황근을 만나러 가는 계획을 세우는 것은 어떨까.

황근꽃이 활짝 피어 있다(사진 고기봉 기자)
황근꽃이 활짝 피어 있다(사진_고기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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