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역할론’ 무산…마이웨이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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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역할론’ 무산…마이웨이 가나
  • <편집국>
  • 승인 2009.01.13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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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재ㆍ보궐선거 앞두고 ‘선전포고’ 행보

오늘과 같은 국가적 경제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력을 한데 모을 수 있는 ‘통합적 리더십’이 절실하다. 그런 의미에서 가장 확실한 ‘구원투수’인 박근혜 전 대표의 등판만큼 상생과 통합을 의미하는 카드는 없을 것이다.
특히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자가 자신의 가장 강력한 경선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링턴 상원의원을 국무장관에 기용한 것은 미국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인사라면 누구를 가리지 않겠다는 의지. 이것이 소위 초강대국 ‘미국을 이끄는 힘’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떤가. 한나라당은 정권 창출에 성공했지만 친이-친박으로 나뉘어 한지붕 두 가족으로 동거를 하고 있는 셈. ‘힐러리 중용’으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친박은 탕평인사를 강조하며 친이를 압박하고 있다.

 

박 전 대표의 존재감 부각, 친이측 ‘박근혜 역할론’ 제시
최근 친박계의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은 한 행사에 참석해 “아름다운 승복은 있었지만 아름다운 동행은 없었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친이측은 “그동안 박근혜 전 의원은 뭐했냐”며 반박에 나섰다. MB정부가 촛불시위를 겪을 때는 나 몰라라하고, 수도권 규제완화를 놓고 지방과의 갈등이 번졌을 때 정부를 비난한 것은 잘못된 처사라며 발끈했다.
하지만 최근 경제위기가 심화되고 2012년 정권재창출을 위해서 ‘박근혜 역할론’이 심심찮게 회자되고 있다. 어려운 고비 때마다 적절한 해법을 주었음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 돌이켜보면 박 전 대표의 높은 지지율이 결국 MB정부 탄생의 주춧돌이 된 것도 사실이다.
정치권의 전략통으로 평가받고 있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최근 친이 진영에서 제기되고 있는 ‘박근혜 역할론’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는 “지금의 혼란스럽고 어려운 위기상황이 박근혜 대표가 협력을 안했기 때문인가. 지금의 역할론 운운은 책임전가용으로 보인다”며 일침을 가했다.

 

진정성 없는 역할론은 서로에게 상처, 양측 화합 물 건너간 듯
박 전 대표의 참모진들은 최근 ‘박근혜 역할론’이 계속 제기되고 내년 초 여권 개편과 맞물려 현안에 대응할 필요성을 느끼며 잦은 회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친박그룹의 대부분은 향후 전략은 전략일 뿐 “양자간의 화학적 결합은 이미 물 건너갔다”고 본다. 
박 전 대표의 활동과 관련된 주요 의중을 가장 지근거리에서 전달하고 있는 허태열 최고의원은 “그동안 허공에 대고 떠들었지 박 전 대표한테 공식적으로 무엇을 해 달라고 한 적이 있었느냐”며 “신뢰회복 없이 그림만 좋게 그린다고 되는 것이냐. 진정성 없는 역할론은 양측에 다시 상처만 입히게 될 뿐”이라고 말했다. 마음이 담겨 있지 않으면 서로에게 득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러한 친박그룹의 강경 기류는 박 전 대표의 행보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지난 12월 11일 경주방문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라는 것이 대세. 이날 경주에서는 지난 대선후보 경선 시절 자신의 안보특보를 맡았던 예비역 육군대장 정수성씨의 자서전 ‘외길인생 그 40년을 넘어서며’의 출판기념회가 있었고, 정치적 논란을 낳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곳에서 축사를 했다. 경주는 현역 김일윤 의원이 2심에서 의원 상실형을 선고 받아 보궐선거 가능성이 높은 지역인데다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의 측근인 정종복 전 의원이 출마준비를 하고 있어 친박-친이의 격전지로 예상되고 있는 곳이다.
그렇다면 부드럽고 조용하던 박 전 대표가 강경책을 보이며 전에 없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가 이 대통령의 진정성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접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특히 최근 불거져 나오는 친박그룹 입각설에 대해 전혀 근거없는 것이라 판단했고 더 이상 양측화합은 의미 없는 소모전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경주행은 박 전 대표의 정치적 ‘마이웨이’의 전초전이라고도 볼 수 있다.

 

박 전 대표의 따뜻한 민생행보 부각돼
정치권에서는 ‘박근혜 역할론’이니 ‘마이웨이’니 하는 의견들로 불꽃튀는 양상을 보였지만, 사실상 박 전 대표는 개의치 않는다는 듯 민생행보로 바쁜 시간을 보냈다. 올 연말, 특히 12월 초부터 눈코 뜰 새 없이 빠듯한 일정은 그의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각종 송년 모임과 시상식 등에 참석한 박 전 대표는 가급적 정치적 언급은 피하면서도 “어려운 시기를 잘 타개하고 국가 발전에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박 전 대표는 어려운 경기에 민심을 헤아리는 따뜻한 행보로 존재에 무게감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 11월 말, 자신의 미니홈피 누적 방문자 800만 명 돌파를 기념해 인터넷 팬 사이트인 ‘호박(好Park)가족’과 함께 김치 담그기 자원봉사를 하고, 독거노인과 소년소녀 가장에게 전달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미니홈피에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한 자영업자에게 직접 “지금은 모두가 어렵고 힘든 때입니다. 그동안 잘 이겨내셨는데 다시 어려움이 찾아와서 힘드시겠지만 그래도 희망을 버리지 마시고 꿋꿋이 잘 이겨내시길 바랍니다”는 댓글을 남겨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일부에서는 인터넷 정치 시대에 박 전 대표만큼 넷심을 움직이는 사람이 없다며 시대에 맞는 정치인임을 강조했다.  
이처럼 박 전 대표의 가는 걸음마다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심지어 김장담그기 봉사활동을 하는데도 정치권에서는 “왜 하는걸까”라는 웃지 못 할 의문을 던지는 게 현실이다. 그만큼 박 전 대표의 존재와 역할은 언제 어느 때 ‘태풍의 눈’이 되어 정치권의 지각변동을 일으킬 지 모르기 때문이다. 특히 새해에는 ‘박근혜 역할론’을 두고 친박-친이가 벌이는 신경전이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오를 것이다. 4월에 치러질 재?보궐선거는 당내 세력의 균형, 2010년 지방선거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 이들 간 한차례 파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4월 재ㆍ보선, 원외 거물들 슬슬 몸풀기 나서나
 

"정작 본인들 출마설 급구 부인” “민주당, 스타급 지도자 없어 당내 기반 휘청”
18대 총선 수사결과, 당선자 34명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으며, 13명이 당선무효 결정이 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들의 심경이야 오죽하겠느냐만, 지금은 그 금배지가 과연 누구에게로 돌아갈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손학규 민주당 전 대표,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 등 여야 거물급 정치인들이 4월에 치러질 재?보궐 선거로 복귀전을 가질 예정이어서 여야를 막론, ‘빅매치’를 기대하고 있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현역이 아니라는 것이 가장 큰 아킬레스건. 이번 선거에서 금배지를 단다면 여당 대표로서의 리더십에 막중한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민주당 또한 이번 선거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내로라하는 스타급 지도자를 탄생시키지 못한다면 당내 갈등은 물론 기반마저 휘청거리게 될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누구하나 급하지 않은 쪽이 없다.
서울에서는 금천구에 한나라당 안형환 의원이 1심에서 벌금 150만 원을 받으며 최종 재판 결과에 촉각을 세우고 있고, 경기 수원 장안구에서는 한나라당 박종희 의원이 1심에서 5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인천 부평 을 지역에서는 한나라당 구본철 의원이 2심에서 벌금 400만 원을, 울산 북구에서는 한나라당 윤두환 의원이 1심에서 벌금 150만 원을 선고받았다. 또한 경남 양산에서는 한나라당 허범도 의원의 회계 책임자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으며, 전주 덕진 민주당 김세웅 의원이 2심에서 벌금 500만 원을, 전주 완산 갑 무소속 이무영 의원도 2심에서 3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이외 경주에서는 무소속 김일윤 의원이 2심에서 징역 1년을, 서울 은평 을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는 1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번 재ㆍ보선은 이명박 정권에 대한 첫 중간평가의 성격이 강해 친박-친이간, 여야간 정국주도권의 변화가능성을 점쳐보는 자리로 비춰지고 있다. 또한 이는 향후 2010년 지방선거까지 파장이 따를 것으로 예상되어 선거결과에 정치권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특히 이명박 정권의 핵심인사인 이재오 전 의원의 조기귀국설과 출마설이 돌면서 거물급 정치인의 복귀무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과연 4월 재ㆍ보선의 ‘행운의 여신’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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