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경북범불교도결의대회 집행위원장인 현관스님은 짧은 준비 기간 동안에도 각고의 준비로 대회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화합을 이룬 대구경북범불교도결의대회
지난 11월 1일, 대구 두류공원 야외음악당에서 ‘대구경북 범불교도 결의대회’가 열렸다. 우리사회에 만연해있는 지역간, 계층간, 종교간 갈등과 차별을 해소하고 국민적 통합을 이끌어내려는 노력으로 개최된 결의대회는 스님 2,000여 명 등 전국의 불자 2만 5,000여 명이 운집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였음에도 대회는 질서정연하고 대구시민들의 적극적인 호응을 이끌어낸 의미 있는 대회였다.
결의대회는 오후 2시에 시작됐으며 대구경북지역의 덕망 있는 스님들의 말씀 등으로 약 3시간가량 이어졌다. 그 중에서 초등학생이 쓴 ‘대통령 할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가 읽혔다. “부모님이 아이들에게 다양한 영양소가 들어있는 반찬을 먹도록 하여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도록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대통령 할아버지께서도 지역, 계층, 종교 간의 다양한 어울림 속에 차별 없는 사회를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이런 순수한 아이들의 진심어린 호소가 이어져 집회에 참여한 어른들을 숙연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렇게 국민적 화합을 위한 이번 결의대회는 갑작스러운 경제위기를 맞이해 서로간의 불신이 팽배해져버린 사람들의 마음을 통합하고, 사회를 위한 불교의 노력을 보여줌으로써 종교인으로서 불자들의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게 해 주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10월 11일, 구체적인 대회의 날짜를 정하고 장소를 섭외하는 등 짧은 준비 기간 동안 시간에 쫓기며 일을 진행해 나가야 했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대구경북 지역은 불국사 등 불교문화의 역사가 많이 퍼져있는 곳이기 때문에 그런 불교문화의 역사성을 반영했다면 훨씬 더 알찬 결의대회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현관스님은 “다음에 다시 한 번 이런 대회를 연다면 그땐 불교의 역사성을 알리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차별과 갈등을 해소하려는 불교도들의 목표는 비단 이 대회만으로 끝내지 않고 앞으로도 이어질 계획이다. 11월 5일, 종교편향 근절을 위한 공직자 성시화운동 감시센터를 출범한 것이 그 첫 출발이다. 이는 5개 본사나 대구경북 조계종 본사 사무소 및 관할 포교당 등에 설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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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간, 계층간, 종교간 갈등과 차별을 해소하고 국민적 통합을 이끌려는 노력으로 스님 2,000여 명 등 전국의 불자 2만 5,000명이 뜻을 합친 대구경북범불교도결의대회. |
화합과 갈등해소를 위한 불심의 노력
이번 대구경북 결의대회는 8월 27일 서울에서 열린 범불교도 대회 이후 두 달 여 만에 열렸다. “10월 7일 경상북도와 대구의 조계종 5개 본사의 총무국장, 각 종단 지역종무원, 신흥단체의 실무자 등으로 구성된 소위원회 회의에서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었다. 모든 시민들이 생활고로 어려워하는데 이 시기에 범불교도 대회를 연다면 너무 이기적인 것이 아니냐.” 하지만 불교의 목소리만을 내자는 것이 아니라 호국이라는 기치로 국민의 화합과 단결, 사회갈등해소라는 목표로 경제난국을 타파해나가자는 취지로 대회를 열자는 설명에 현관스님 역시 그 뜻에 부합했다고 한다.
불교는 전통적으로 나라의 큰 위험이 닥쳤을 때 국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는 역할을 수행했었다. 나라에 닥친 경제위기에 불교가 도움을 주고자 국민의 화합과 단결이라는 ‘화쟁(和諍)’의 기치로 대회를 개최한 것이다.
화쟁(和諍)은 신라시대에 존재한 우리나라 최고의 불교사상가이자 사회지도자였던 원효(元曉)가 당시 신라에 들어온 다양한 불교이론이 격심한 논쟁을 불러일으키자 자신들의 이론만이 옳다고 주장하며 다른 이론을 배척하는 사람들의 태도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세운 것이다.
현재 우리사회에서도 자신만이 옳고, 다른 사람을 배척하는 사회적 갈등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뿌리 깊은 지역간, 계층간, 종교간 차별도 계속되고 있다. 이번의 불교 결의대회는 이런 측면에서 불자들의 불심을 한데 모을 수 있다는데서 더욱 큰 의미를 갖기도 했다.
“문화는 종교를 떠나서 그 역사성과 문화적 가치를 존중해야 하는 것” ■ 현재 동화사의 부주지 스님인데, 국제적으로 동화사가 큰일을 해냈다고 안다 ■ 현관스님만의 중생구제 철학이 있다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