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쟁사상(和諍思想)으로 하나되는 세상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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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쟁사상(和諍思想)으로 하나되는 세상을 꿈꾸다
  • 신현희 기자
  • 승인 2008.12.16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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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범불교도결의대회를 통해 화합과 단결을 이루어내다

   
▲ 대구경북범불교도결의대회 집행위원장인 현관스님은 짧은 준비 기간 동안에도 각고의 준비로 대회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화합을 이룬 대구경북범불교도결의대회
지난 11월 1일, 대구 두류공원 야외음악당에서 ‘대구경북 범불교도 결의대회’가 열렸다. 우리사회에 만연해있는 지역간, 계층간, 종교간 갈등과 차별을 해소하고 국민적 통합을 이끌어내려는 노력으로 개최된 결의대회는 스님 2,000여 명 등 전국의 불자 2만 5,000여 명이 운집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였음에도 대회는 질서정연하고 대구시민들의 적극적인 호응을 이끌어낸 의미 있는 대회였다.
결의대회는 오후 2시에 시작됐으며 대구경북지역의 덕망 있는 스님들의 말씀 등으로 약 3시간가량 이어졌다. 그 중에서 초등학생이 쓴 ‘대통령 할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가 읽혔다. “부모님이 아이들에게 다양한 영양소가 들어있는 반찬을 먹도록 하여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도록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대통령 할아버지께서도 지역, 계층, 종교 간의 다양한 어울림 속에 차별 없는 사회를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이런 순수한 아이들의 진심어린 호소가 이어져 집회에 참여한 어른들을 숙연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렇게 국민적 화합을 위한 이번 결의대회는 갑작스러운 경제위기를 맞이해 서로간의 불신이 팽배해져버린 사람들의 마음을 통합하고, 사회를 위한 불교의 노력을 보여줌으로써 종교인으로서 불자들의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게 해 주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10월 11일, 구체적인 대회의 날짜를 정하고 장소를 섭외하는 등 짧은 준비 기간 동안 시간에 쫓기며 일을 진행해 나가야 했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대구경북 지역은 불국사 등 불교문화의 역사가 많이 퍼져있는 곳이기 때문에 그런 불교문화의 역사성을 반영했다면 훨씬 더 알찬 결의대회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현관스님은 “다음에 다시 한 번 이런 대회를 연다면 그땐 불교의 역사성을 알리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차별과 갈등을 해소하려는 불교도들의 목표는 비단 이 대회만으로 끝내지 않고 앞으로도 이어질 계획이다. 11월 5일, 종교편향 근절을 위한 공직자 성시화운동 감시센터를 출범한 것이 그 첫 출발이다. 이는 5개 본사나 대구경북 조계종 본사 사무소 및 관할 포교당 등에 설치될 예정이다.

   
▲ 지역간, 계층간, 종교간 갈등과 차별을 해소하고 국민적 통합을 이끌려는 노력으로 스님 2,000여 명 등 전국의 불자 2만 5,000명이 뜻을 합친 대구경북범불교도결의대회.

화합과 갈등해소를 위한 불심의 노력
이번 대구경북 결의대회는 8월 27일 서울에서 열린 범불교도 대회 이후 두 달 여 만에 열렸다. “10월 7일 경상북도와 대구의 조계종 5개 본사의 총무국장, 각 종단 지역종무원, 신흥단체의 실무자 등으로 구성된 소위원회 회의에서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었다. 모든 시민들이 생활고로 어려워하는데 이 시기에 범불교도 대회를 연다면 너무 이기적인 것이 아니냐.” 하지만 불교의 목소리만을 내자는 것이 아니라 호국이라는 기치로 국민의 화합과 단결, 사회갈등해소라는 목표로 경제난국을 타파해나가자는 취지로 대회를 열자는 설명에 현관스님 역시 그 뜻에 부합했다고 한다.
불교는 전통적으로 나라의 큰 위험이 닥쳤을 때 국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는 역할을 수행했었다. 나라에 닥친 경제위기에 불교가 도움을 주고자 국민의 화합과 단결이라는 ‘화쟁(和諍)’의 기치로 대회를 개최한 것이다.
화쟁(和諍)은 신라시대에 존재한 우리나라 최고의 불교사상가이자 사회지도자였던 원효(元曉)가 당시 신라에 들어온 다양한 불교이론이 격심한 논쟁을 불러일으키자 자신들의 이론만이 옳다고 주장하며 다른 이론을 배척하는 사람들의 태도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세운 것이다.
현재 우리사회에서도 자신만이 옳고, 다른 사람을 배척하는 사회적 갈등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뿌리 깊은 지역간, 계층간, 종교간 차별도 계속되고 있다. 이번의 불교 결의대회는 이런 측면에서 불자들의 불심을 한데 모을 수 있다는데서 더욱 큰 의미를 갖기도 했다.

 

INTERVIEW  I  대구경북범불교도결의대회 집행위원장 현관 스님(동화사 부주지)   

            “문화는 종교를 떠나서 그 역사성과 문화적 가치를 존중해야 하는 것”

■ 현재 동화사의 부주지 스님인데, 국제적으로 동화사가 큰일을 해냈다고 안다
동화사 대웅전이 10월 10~12일 중국 국가여유국(한국의 문화체육관광부 역할) 주최로 열린 제5회 동아시아 국제관광박람회에서 ‘동아시아 10대 관광 명소’로 선정됐다. 함께 선정된 곳은 이집트 피라미드, 인도 타지마할 등이다. 사실 별다른 홍보를 한 것도 아니라 뒤늦게 선정사실을 알게 됐다. 동화사 대웅전이 건물규모가 크거나 역사가 오래된 것은 아니지만 대구광역시와 명산인 팔공산을 끼고 있는 동화사의 예술성과 역사성을 높이 평가한 것이라 생각한다.
대구지역은 신라문화권 안에 고찰이 많이 있다. 그러나 불교문화에 대한 보존과 계승이 미비하고 적극적인 홍보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국제관광박람회에서 10대 문화재에 선정된 세계문화재는 이집트 피라미드, 인도 타지마할 등 세계 유서 깊은 문화유산 등이다. 이에 나란히 선정된 동화사 대웅전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홍보가 이루어지길 바란다. 이런 좋은 기회를 잘 살리길 바라며 문화유산은 종교를 떠나서 그 역사성과 문화적 가치를 보고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현관스님만의 중생구제 철학이 있다면
1995년도 유럽 6개국을 탐방한 경험이 있다. 이 때 세계 3대 박물관을 모두 갔는데 그 웅장함에 압도당할 정도였다. 그리고 대영박물관에 있는 한국관을 방문했을 때 겨우 도자기 몇 점과 농기구 몇 가지가 전부인 참담한 광경을 보고 눈물이 나왔다. 경제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문화의 보존을 위해 힘쓰는 문화의식이 깨 있어야 한다. 한국정치는 지역과 정당으로 분리되어 있다고 할 수 있는데, 그런 싸움을 할 것이 아니라 세계의 한국을 알리고 위상을 높이는 일을 우선해야 한다. 위상을 높여야 문화재회수활동도 할 수 있는 것이다. 국민들 역시 선진 국민으로 자리 잡기 위해선 우리 고유의 역사성, 전통, 문화성 등의 뿌리를 견고히 해야 한다. 그래야 세계에서도 인정받고 그들과 겨룰 수 있게 되는 것이므로 제대로 된 역사의식과 문화를 소중히 여기고 자연에 순응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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