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미산 이야기
상태바
성미산 이야기
  • 여호수 기자
  • 승인 2020.06.08 16: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에게 소중한 것은 가꾸어야 한다’
작지만 깊은 아름다움이 있는 성미산
훈장님의 소박한 성미산 이야기
저자 이민형 | 출판사 도반
저자 이민형 | 출판사 도반

[시사매거진=여호수 기자] 도심에서 내 땅, 내 정원을 얻는 일은 쉽지 않다. 하지만 동네 산을 내 정원처럼 가꾸고 자주 찾는다면, 내 정원은 수만 평이 될 수도 있다.

이민형 훈장님은 이런 생각으로 지난 8년간 매일같이 성미산을 찾아 가꾸며 관찰하고, 기록하고, 바꿔갔다.

메마른 산에 빗물을 모아 수분을 공급하는 작은 보살핌을 시작으로 땅속에 벌레와 지렁이가 자랐다. 땅속에 작은 생물들을 먹는 새와 곤충, 또 그들을 먹는 맹금류가 찾아왔고, 새는 열매를 먹고 씨앗을 퍼뜨려 나무와 풀들이 자라는 것을 도왔다. 숲이 더 울창해지면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그 혜택을 얻을 수 있었다.

책은 이런 자연스러운 순환과정을 깊이 있게 담아냈다. 훈장님은 이 책이 잔잔한 울림이 되어 도심 숲 살리기의 좋은 사례집이 되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훈장님이 들려주는 성미산 이야기는 단순한 도심 숲 이야기를 넘어, 모든 것이 편리하고 풍요로운 첨단 과학 시대에 우리가 잊고 있던 '진짜 가치'에 대해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는 계기가 된다.

성미산 아랫동네 사람들에게 설악산, 지리산이 더 가치 있을까? 아니면 집 뒤에 있는 성미산이 더 가치 있을까?

성미산의 가치를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은 주말이 되면, 몇 시간을 내달려 잠깐 동안 명산의 절경을 눈에 담고 돌아 올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성미산의 가치를 알아본 사람은 매일같이 자신의 집 창문에 명산의 절경을 담고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책에 담긴 성미산의 다채로운 아름다움은, 성미산의 가치가 단지 한두 가지 기준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는 비단 산이라는 예제일 뿐, 가치와 기준이라는 큰 틀로 우리 삶 전체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항상 스스로에게 부족함을 느끼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자기 자신이 가치 없는 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가 자신의 가치를 알아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가꾸어야 좋을지 생각해 보기 바란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