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동 칼럼] 남자들이 존경받지 못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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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동 칼럼] 남자들이 존경받지 못하는 이유
  • 편집국
  • 승인 2020.05.07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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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동 목사
장경동 목사

'반딧불족'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가족의 눈총에 못 이긴 남편이 한밤중에 아파트 베란다에 쪼그리고 앉아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멀리서 보면 마치 반딧불이 반짝반짝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는 오늘날 남편들의 처지를 상징적으로 나타내 줍니다.

대체 남편들이 나이가 들어서 존경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 번째, 철이 안 들어서 그렇습니다. 철이라고 하는 말은 사리를 분별할 줄 아는 힘입니다. 이것은 사전적 의미이고 제가 생각하는 철은 성숙을 의미합니다. 성숙 속에 담긴 의미는 스스로 책임감이 있고, 남을 이해할 줄 알고, 남을 사랑할 줄 알고, 참을 줄 아는 것입니다. 이해하고 사랑하고 참고 책임을 다하는 것, 이것이 성숙이요, 철든 것입니다. 철없이 살면 젊었을 때는 여자들이 참고 살지만, 나이가 들면서 반발심이 생깁니다. 성숙해야 합니다.

두 번째, 여자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여자는 결코 약하지 않습니다. 여자는 독합니다.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는 말은 있어도, 반대의 경우는 없습니다. 여자는 누른다고 눌리지도 않고, 이겼다고 이긴 것이 아닙니다. 여자는 우격다짐해서 이길 수 없습니다. 여자는 힘에 약한 것이 아니고 감동에 약합니다. 그러므로 여자를 감동시켜 이겨야 합니다. 신혼 초에는 우격다짐으로 아내를 이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마흔이 넘어서는 남편이 눈에 힘을 주어도 아내는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남편을 가소롭게 여깁니다. 아내를 이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힘이 아닌 아내를 감동시키는 것입니다.

세 번째, 실수 때문입니다. 왜 그토록 의기양양하던 남편이 아내에게 잡혀서 삽니까? '존경도 나에게서 나고 멸시도 나에게서 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왜 나를 멸시하느냐?' 그 말도 맞지 않고, '왜 나를 존경하느냐?' 그 말도 맞지 않습니다. 존경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존경하고, 멸시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멸시하는 것입니다. 매일 술을 마시고, 도박하고, 바람을 피우는데 어떻게 존경을 할 수 있겠습니까? 이런 남편은 가정에서 아무리 큰소리쳐도 소용이 없습니다. 무시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네 번째, 무능력 때문입니다. 사실 누구도 무능력한 사람은 없습니다. 능력의 방향을 잘 못 잡았을 뿐입니다. 밤새도록 지치지도 않고 고스톱을 치는 사람이 있습니다. 대단한 능력의 소유자입니다. 만일 그 사람이 밤새워 계획된 일을 하면 단언컨대 큰일을 할 것입니다.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월척 한 마리를 낚기 위해 일주일 정도는 너끈하게 밤을 새웁니다. 그것도 보통 능력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그 능력을 일하는 데 썼더라면 더 크게 성공했을 것입니다. 능력의 방향을 잘못 잡은 겁니다.

다섯 번째, 시대적 어려움 때문입니다. 세계는 바야흐로 철저한 경쟁 시대, 개인의 능력 시대로 돌입하고 있습니다. 능력이 없고 경쟁에서 지면 도태될 수밖에 없는 사회로 변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옛날에는 남편이 경쟁에서 밀려나 무능력한 모습을 보일지라도 여자들이 모시고 살았으나 지금의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남자가 변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노년에 편한 사람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부부가 상의하면서 살아온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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