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모습은 곧 삶의 모습이었다.
웰다잉 플래너가 말해주는 인생 학교 졸업생들

[시사매거진=여호수 기자] 모든 인간에겐 잘났든 못났든, 돈이 많든 적든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착하게 살았던 죄를 짓고 살았던, 나이가 적든 많든 상관없이 우리는 모두 반드시 죽는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당신은 당신의 죽음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가? 대다수의 사람은 이런 고민을 해본 적이 없을 것이다. 이런 질문을 받아 본 적은 더더욱 없을 것이다.
사람들은 모두 반드시 기필코 죽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죽음을 입에 올리기를 꺼린다. 동양은 이런 경향이 조금 더 강한 편인데, 어떤 건물에서는 죽을 死 자가 연상된다는 이유로 4층을 F층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입시생, 고시생 혹은 결혼식이나 출산같이 경사를 앞둔 사람은 장례식에 가지 않아도 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관습이다.
그러나 여기 모두가 피하는 죽음을 오랫동안 따라다니는 사람이 있다. '웰다잉 플래너' 강원남 작가는 죽음을 무조건적으로 외면하지 말고 이야기한다. 죽음도 삶의 아름다운 마무리로 받아들인다면 거기서 더없이 소중한 삶의 의미를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름조차 생소한 '웰다잉 플래너'는 사람들이 행복한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직업으로 저자는 병원, 복지시설, 호스피스, 고독사, 무연고사 등 오랫동안 죽음을 따라다니며 알게 된 이야기를 책으로 엮고, 무수히 많은 죽음을 따라다니며 얻은 결론을 정리했다.
책은 사람들이 출산, 육아, 진로의 계획을 세우는 것처럼 죽음 역시 반드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죽음이야말로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고 누구와도 함께 할 수도 없기 때문에 그 무엇보다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죽음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가르쳐주지 않는다.
저자는 두렵기만 한 죽음을, 그러나 언젠가 반드시 찾아올 죽음을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덜 두렵고, 덜 아프고, 덜 고통스럽게 조금 더 편안하고, 더 행복하게 맞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지를 설명한다.
죽음은 늘 두렵고 말하기 불편한 주제지만, 죽음이 없는 삶은 없다. 책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죽음의 모습은 곧 삶의 모습이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