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매거진=임지훈 기자]올해 초부터 발생한 코로나19로 생활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음식점이나 마트, 카페, 공원 등 다중이용시설 출입이 줄어들고,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이 확산되며 집에서 일과 운동, 여가생활까지 해결하는 일이 자연스러워 진 것. 또한 많은 회사가 재택근무, 일시적 휴업 등 근무 형태를 바꾸면서 식구들이 집 안에서 함께 지내는 일들이 많아지고 있다. 물론 사랑하는 이들의 얼굴을 오래 보는 것도 좋지만, 한 공간에서 생활하다보니 갈등이 증폭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전에는 사소하게 여겨지던 갈등이 코로나19로 인해 큰 다툼이 되고 자칫하면 이혼으로까지 번지게 되는 것.
법률사무소 원앤원 김원태 이혼변호사는 “코로나19로 부부, 아이가 같이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평소 내재해있던 갈등이 표면화되고, 이가 곧 이혼의 씨앗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 코로나19 이후 이혼상담이 늘고 있다”고 전한다.
세계적으로도 코로나19 시기 이혼이 화두다. 미국에는 코로나이혼(covidivorce)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고 뉴욕에서는 법원 휴정기임에도 불구하고 이혼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 터키 또한 이혼 사건이 세달 전에 비해 네 배는 더 늘었으며, 중국 일부지역의 이혼 비율은 지난해에 비해 2배로 껑충 뛰었다.
법률사무소 원앤원 김원태 이혼변호사는 “코로나19로 집에서 함께 보내는 시간이 길어진 부부들이 경제적, 심리적인 문제로 갈등을 겪으면서 가정폭력까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며 “정말 이혼이 최선의 방안인지 신중하게 생각하되, 결심이 섰다면 철저하고 신속하게 대비해 진행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코로나19 이혼 진행하고 싶다면 ‘이혼위자료, 이혼재산분할’ 등 확실히 할 것
이혼 방법은 ‘협의이혼’과 ‘재판상이혼’으로 나눌 수 있다. 양측이 이혼을 합의했다면 ‘협의이혼’, 일방은 이혼을 원하지 않는다면 ‘재판상이혼’으로 이혼소송을 진행해야 한다. 특히 재판상이혼을 할 때는 이혼을 원하지 않는 상대의 ‘유책사유’를 객관적인 증거로 증명할 수 있어야 할 것.
민법상 재판상 이혼 사유를 여섯 가지로 규정하고 있는데, 유책배우자가 ▲배우자에게 부정한 행위를 했거나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했거나 ▲ 당사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거나 ▲자기의 직계존속을 심히 부당하게 대우했거나 ▲생사가 3년 이상 분명하지 않았을 때 재판상 이혼을 신청할 수 있다. 그밖에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에도 재판상 이혼을 진행할 수 있다.
법률사무소 원앤원 김원태 변호사는 “협의이혼이든 재판상이혼이든 일단 절차를 진행하기 시작했다면 이혼재산분할, 이혼위자료, 양육권과 양육비 등 합의할 부분을 정확하게 짚고 넘어가야 한다”며 “특히 분쟁 요소가 많은 이혼재산분할은 이혼 시기나 결혼 유지 기간, 근거 자료 준비, 판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법률 조력이 필수적”이라고 전한다.
이혼하려는 부부는 양측 모두 재산분할청구권을 갖는다. 이는 이혼위자료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에 이혼 원인을 제공한 유책 배우자라고 할지라도 재산분할권을 주장할 수 있다. 법에서 정한 이혼 재산분할청구권 행사기간은 2년으로 협의이혼은 ‘이혼 신고일’을 기준으로, 재판상 이혼은 ‘법원에서 이혼 판결이 확정된 날’을 기준으로 소멸시효를 두고 있다. 재판상 이혼소송은 소송을 진행하며 이를 함께 논의하는 경우가 많지만, 양측의 합의를 전제로 하는 협의이혼은 이혼재산분할청구권을 간과하고 소멸시효를 지나는 경우가 있으므로 유의할 것.
법률상 재산분할대상은 ▲혼인기간 동안 쌓은 부부의 공동재산 ▲부부 일방의 특유재산 중 다른 일방이 해당 특유재산 유지, 증가, 감소 방지를 위해 노력한 바가 있는 재산 ▲ 이미 수령한 일방의 퇴직금과 연금과 아직 발생하기 전인 퇴직연금과 퇴직급여가 있으며 소극적재산인 채무 역시 포함된다.
김원태 이혼변호사는 “전업주부도 이혼재산분할권을 주장할 수 있고, 아직 발생 전인 퇴직연금도 이혼재산분할권이 되는 등 이혼 사건에 따라 준비과정도, 근거자료도 다르다”며 “재산목록 산정부터 기여도 증명까지 초반에 꼼꼼하게 준비해야 이후 이혼재산분할소송에서 최대한 유리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혼소송에는 이혼재산분할 뿐만 아니라 이혼위자료, 양육권 등 수많은 분쟁 요소가 산재해 있다. 때문에 이혼을 결심했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 보다는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구체적인 자료 수집과 변론 준비에 착수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