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매거진=강창호 기자] 고색창연(古色蒼然), 오래되어 옛날의 풍치(風致)가 저절로 드러나 보이는 모양(模樣)을 일컫는다. 피사체를 담아내는 작가의 예술성과의 만남에 있어서 '고색창연'은 오랜 시간 세월을 관통한 무언의 미(美)를 의미하는 것이리라.
사진작가 신미식의 사진전 '고색창연(古色蒼然)'이 강화도 소재 도솔미술관에서 4월 11일부터 5월 31일까지 전시된다.

이번 사진전은 지난해 구미공대에서 전시했던 '고색창연'에 이어 한옥 갤러리 카페 도솔미술관 공간에서 새로운 춘상객들을 맞는다.
신 작가는 이번 전시에 관하여 "요즘 코로나19로 인해 여러 모임을 자제하는 분위기입니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오프닝을 지양하고 조촐하게 작품 이야기를 나누는 '작가와의 대화' 시간을 갖기로 했습니다. 전시는 이전 작품들과 함께 대형 프린트 몇 점을 더 추가했습니다. 5월 31일까지 진행하니 편한 시간에 들려주시면 됩니다."라고 밝혔다.

한옥이 가진 선과 깊이 그리고 ‘운명’
그는 자신의 작업노트에서 “한옥을 촬영하는 일이 운명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라고 말한다. 세상 여러 풍광과 사람이 있는 곳을 다녔던 그에게 ‘한옥’이 가져다 준 영감은 어떤 의미였을까? 고향의 정내가 깊은 따스한 보금자리처럼 다가온 것일까? 그렇게 그는 운명적인 이끌림으로 인해 셔터를 눌렀다. “너무나 어렵고 시리게 다가온 한옥의 자태가 어느 시점엔 아름답게 보이다가도 아프게 보일 때가 많았다”라고 그는 고백한다. 또한, “한옥이 갖고 있는 선과 깊이는 내가 상상한 것 이상이었다. 감히 카메라를 들이대기도 어려운 중압감이 짓누를 때가 많았는데, 그럴 때면 그냥 멍하니 집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족했다. 그때 처음으로 알았다. 오래된 집이 나를 거부하는순간이 있고 나를 받아들이는 때가 있다는 것을...”

마지막으로 그는 이번 전시에 대하여 “작가로서 처음 국내에서의 작업을 세상에 내놓는 이 순간이 떨리고 부끄럽다. 오래된 기와 한 장에 피어난 기와 꽃을 바라보던 내 시선과 감정들이 이번 전시를 찾는 사람들에게 같은 마음으로 보여 지길 기대한다. 어쩌면 평생 동안 가져가야 할 작업이 된 이 땅의 모든 것들을 사랑한다.”
사진작가 신미식은 2002년 사진집 <머문자리>를 통해 데뷔를 알렸으며 그동안 1000여 점이 넘는 작품과 더불어 저서 <머문자리 그곳엔 그 분이 계셨네> 외 31권의 저서와 30회가 넘는 사진전을 펼쳤다. 이번 사진전 ‘고색창연’은 5월 31일까지 강화도 도솔미술관에서 펼쳐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