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제주=고기봉 기자] 올해 초반까지 좋은 가격을 유지했던 월동무는 현재 보합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출하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향후 도매가격은 약세를 형성 하고 있다.
출하량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외식소비가 급감하면서 소비가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
지역농협에 따르면 현재 지난해 9월 태풍이후 파종된 물량이 출하되고 있다. 세 번의 잇따른 태풍으로 파종된 월동무가 피해를 입으면서 재파종, 삼파종, 사파종까지 이어졌다. 이에 이달부터 다음 달까지 출하량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농가의 경제적 어려움을 함께 하고자 배처럼 달콤한 제주 월동무의 우수성을 소개하고자 한다.
무는 비타민 C의 함량이 높아 예부터 주요 비타민 공급원으로 인정받았는데 특히 무 껍질에 알맹이보다 비타민 C가 두 배 이상 들어있다.
또한 무에 함유된 소화효소 아밀라아제와 디아스타아제는 단백질과 지방을 분해하는 성분을 가지고 있어 소화 능력을 높여주며 콜레스테롤을 몸 밖으로 배출하도록 도와 성인병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무는 크기와 푸른색의 정도, 단단함과 잔뿌리 상태에 따라 특·상품, 중품, 하품으로 나눌 수 있으며 요리 종류에 따라 고르는 법이 다르다. 한편 무를 고르려면 상처가 없고 단단하며 하얗게 윤기가 있는 게 좋다. 반면 표면에 검은 반점이 있거나 변색된 무는 피해야 한다.
생채를 할 경우 봄 무나 고랭지 무 중 적당한 크기로 파란부분이 많은 것이 좋으며 깍두기는 가을 및 월동무로 수분이 많고 단단하고 윗부분이 푸르며 흰색이 많은 것을 골라야 한다. 또한 알타리 김치를 할 경우 봄·여름·가을에 나오는 작고 적당한 크기로 둥글한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무를 신선하게 오랫동안 저장하려면 4~5℃의 온도가 적합하다. 무속에 바람이 들지 않게 하려면 무청을 자리고 신문지에 싼 다음 무청 자름 부분을 아래로 해 냉장 보관하는 것이 좋으며 장기 보관할 경우에는 무를 끓는 물에 데친 다음 찬물로 식혀 물기를 짜낸 후 비닐 랩에 싸서 냉동 보관한다. 하지만 가급적이면 먹을 만큼만 보관하는 것이 가장 좋다. 무는 다른 재료와 어울려 음식의 맛과 소화를 돕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요리가 될 수 있다.
제주의 월동무는 육지의 무와 다르다. 좀 더 아삭하고 달큼해 무생채로 먹으면 씹는 재미가 있고, 조림으로 푹 익혀 먹으면 무가 만들어낸 풍미가 입안을 가득 채운다. 한 번 먹으면 잊을 수 없는 맛, 제주 월동무는 한겨울 제주가 반가운 이유다
싱싱한 갈치를 칼칼한 양념에 졸인 갈치조림부터 고등어조림 등 제주도에서 맛볼 수 있는 음식 중에는 무가 들어가는 것이 많다. 손가락 한 마디만큼 도톰한 무를 푹 익힌 무는 매콤하면서도 짭짤한 양념과 잘 어울린다. 조림에 들어간 무도 좋지만, 제주도 향토 음식과 함께 월동무를 즐겨보는 것도 좋다. 돼지머리와 갈비 사이의 뼈(접짝뼈)를 사골처럼 폭 고아낸 육수에 제주 무와 메밀가루를 넣고 끓인 접짝뼈 국은 쉽게 설명하자면 제주의 갈비탕이다.
걸쭉한 국물과 함께 접짝뼈에 붙은 고기를 뜯다 느끼할 찰나 무를 한 입 크게 맛본다. 담백한 육수를 머금은 무가 부드럽게 부서지면서 시원한 맛을 낸다. 더 깔끔한 맛을 원한다면 국물에 청양고추를 넣어 먹거나, 함께 나온 무장아찌를 먹어도 좋다. 제주 무로 만들어 아삭아삭 씹는 재미가 있다. 제주 월동무의 좋은 가격이 형성되어 농가의 시름이 사라졌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