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1999년 진해에 들어선 ‘예인여성병원’은 예술적인 외향과 최첨단 의료시설을 구비하고 진해 여성들의 건강지킴이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언뜻 봐서는 미술관이나 카페를 연상시키는 이곳은 진해의 명소로 알려지고 있다. |
의사의 권익 신장을 위해 노력할 터
“의사라는 직업은 성직자와 같습니다. 자신과의 끊임없는 싸움을 하고 인고의 세월을 보내야 하지요. 뿐만 아니라 의사로서의 존재 이유를 찾고 진정한 가치실현을 위해 환자에게 때로는 희생적으로 봉사해야 합니다. 진료를 하면서 의사가 최선을 다했고 별 잘못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나쁜 결과가 나왔을 때, 환자들이 불만을 사납게 표출하는 경우도 왕왕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최선을 다해 힘들게 진료해도 그 보상이 터무니없이 적으며, 더욱 견디기 힘든 것은 그러한 저수가를 우리나라 환자들은 당연한 것으로 치부합니다. 그런 열악한 환경에서도 많은 의사들이 의사로서의 소명을 다한다는 마음 하나로 견뎌내는 거지요.” 예인여성병원 정경효 원장은 오직 환자에만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의사들이 작금의 잘못된 제도로 인하여 너무나 많은 고민과 풀어야 할 숙제를 가지고 있음에 안타까움을 피력했다. 우리나라에서 한 명의 의사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일반인들은 상상치도 못하는 고된 시간을 보내야 한다. 의사라면 누구나 인간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기본 원칙 아래 그 시간들을 참고 견디는 것이다. 의사가 된 이후에도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의료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의업을 그만두는 날까지 끊임없는 공부와 세미나의 연속이다. 이것이 의사로서의 삶이다.
“우리나라 의료보험 체계는 이러한 의사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셈입니다. 한마디로 경제는 자본주의지만 의료는 사회주의라고 할 수 있지요. 정부가 의료보험 수가를 통제하고 터무니없이 낮은 수가는 의사들에게 최소한의 보상도 보장해 주지 못합니다. 어느 선진국과 비교해 봐도 이런 나라는 없을 겁니다”는 정 원장은 “저뿐만 아니라 다른 의사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의사로서의 소명을 다하기 위해 늘 고민하고 노력합니다. 국민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며 그 속에서 의사들의 권익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고 싶은데, 그 길이 멀고 험합니다. 요즘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관료들이나 담당 공무원들과의 대화는 답답하고 숨통이 막힐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누구라도 계속해서 문제 제기를 해야하고 그 해결의 실마리를 풀고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고 밝혔다.
의료보험 수가나 의료환경에 관한 것이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고 한 두번 불거진 것도 아니다. 하지만 정 원장의 말을 들어보면 낙숫물이 바위를 부수 듯, 의사들의 의지와 노력이 언젠가는 선진 의료문화를 정착시키리라는 기대를 안게 한다.
![]() | ||
▲ 최근 모유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예인여성병원에서도 산모를 위한 모유수유 강의 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
지역 최초 여성전문병원으로 자리매김
정경효 원장은 1995년 경기도 일산에서 ‘정산부인과의원’으로 첫 출발을 했다. 자신의 가장 큰 경쟁력은 환자와의 신뢰 형성이다. 그는 두 시간이고 세 시간이고 환자가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열정적으로 설명하고 성심성의껏 진료했다. 그의 서비스는 많은 환자들을 만족시켰고 일산에서는 유명한 병원, 유능한 의사로 자리 잡아 갔다. 하지만 그는 “환자를 진료하면서 잠시 고개를 들었을 때 창밖으로 자연이 함께했으면 좋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창을 열면 자동차 경적과 매연이 아니라 자연의 푸르른 내음을 맡을 수 있기를 바랬지요. 그래서 오게 된 곳이 진해입니다. 고향과 아주 가깝기도 하고 지역 내에 제대로된 여성병원이 없다는 것도 그렇고, 지역에서 꼭 필요한 병원, 지역민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고자 노력했습니다”며 예인여성병원을 소개했다.
그러한 마음으로 진해예인병원이 설립된 것이 지난 1999년이다. 진해뿐 아니라 인근 지역까지 아우를 수 있는 곳에 위치한 이곳은 예술적인 건물과 최첨단 의료기기, 환자의 입장을 배려한 진료로 많은 여성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환자와 보호자를 위한 쉼터가 병원 곳곳에 마련되어 있고 산모들을 위한 문화 강좌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부산에 살다 남편의 직장을 따라 진해로 간 김영이 씨(여, 38)는 “사실 둘째 아기를 가지고 걱정을 많이 했어요. 진해는 아무래도 부산보다 의료시설이 뒤처질 것 같아 부산으로 가서 아기를 낳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노산인데다 요즘은 환경으로 인한 여러 가지 장애가 많은 것 같아서, 그런데 주변 지인의 추천으로 이곳에서 아기를 낳았어요. 우선 깨끗한 시설과 친절한 직원들 때문에 너무나 마음이 편했고, 세심하게 하나하나 일러주시는 원장님 덕분에 셋째도 낳을 수 있을 거 같아요”라며 웃었다.
이곳은 여성전문병원으로는 드물게 EMR(전자차트시스템), full FACS(디지털 전자 엑스레이)를 설치하였으며 소아청소년과, 내과, 외과, 성형외과, 에스테틱, 피부미용관리실, 통증마취과, 영상진단의학과 등과 함께 여성 종합건강검진을 담당할 종합건강증진센터를 갖추어 지역민의 건강지킴이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부설 산후조리원은 내 집 같은 편안함과 아기와 산모의 건강을 최대한 배려한 친환경적 시설로 각광받고 있다.
“내 존재의 가장 큰 의미는 환자를 치료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환자들이 최대한 편하게 진료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 항상 고민합니다. 이렇게 넓은 세상에서 내 환자로 왔다는 것은 특별한 인연이고 의미가 깊습니다. 아주 작은 시간, 스치는 옷깃도 소중한 인연이지요”라는 정 원장은 물 맑고 공기 좋은 이곳에서 넉넉한 인심으로 지역민을 위해 예술같은 인술을 펼치겠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