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을 안으로 돌리면, 이 늑대 두 마리의 싸움이 보이고 그러면 어느 쪽에 먹이를 줄 것인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두려움, 판단, 분노, 자기 연민, 수동적 공격성의 늑대에게 먹이를 줄 수도 있고 사랑, 친절, 연민, 너그러움 등의 늑대에게 먹이를 줄 수도 있습니다.”

[시사매거진=신혜영 기자] 티베트에서 나고 자라 닝마빠(티베트불교 4대 종파 중 하나)의 깨달은 여러 스승에게 가르침을 받은 아남 툽텐 린포체. 1990년대 초반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현재 세계 곳곳에서 불교의 가르침과 명상 수행법을 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지난 2014년부터 매년 찾아와 가르침을 펼치고 있다. 그의 설법(강연)은 쉽고 유머러스하다. 언제나 쉬운 설명과 풍부한 사례로 삶의 진리, 진실을 전한다.
이번 책의 중심 키워드는 연민, 자애, 이타심이다. 우리는 이타적인 삶을 사는 것, 타인에게 연민과 자애를 품는 일을 불가능한 일로 여긴다. 그것은 위대한 몇몇 사람이나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하며 우리 자신만 생각하고 살기에도 벅차다고 느낀다. 그래서 인생은 혼자라 여기며 자기 이익에만 몰두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남 툽텐은 구체적으로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가진 문제의 대부분은 결국 자신에게만 너무 집중하는 데서 온다.”, “고독과 고립과 소외의 병을 치료하는 데에는 연민이 최고의 약”이라고. 연민을 품으면 우리는 ‘나’라는 좁은 세상에서 벗어나 더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다.
자신을 향해 연민을 발휘하면 자기혐오에서 벗어나고, 잘못된 자아상으로 더 이상 고통받지 않을 수 있다. 바깥을 향해 연민을 키우면 생태계 파괴로 죽어가는 지구를 위해, 고통받는 전 세계 사람을 위해 그리고 온 생명을 향해 자애의 고리를 넓혀 갈 수 있다.
우리는 왜 서로에게 연민을 품어야 할까? 불교적 관점에서 인류는 공통적으로 ‘업’이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업의 관점에서 보면 세상의 일들은 더 이상 남의 업이 아니다. 우리는 같은 운명을 공유하고 있다.
전작 <모든 순간 껴안기>, <알아차림의 기적>에서 아남 툽텐은 알아차림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알아차림이란 무엇인가? 바로 마음을 알고 투사와 심리적 패턴에서 떠오르는 생각들을 믿기를 멈춘다는 뜻이다. 우리는 보통 남들과 자신의 고통을 알아차리지 않기 위해 많은 전략을 쓴다.
그래서 마음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이런 형태의 알아차리지 못함이 팽배하다. 그래서 우리 각자가 알아차림의 길을 걷겠다고 서원하면 우리는 차츰 두려움과 미움, 수치심과 죄의식의 성향을 없앨 수 있다.
이처럼 <지금 이 순간 자비롭게 살아가기>는 일상에서 자신에게 자애를 선물하고, 더 자유로운 마음으로 이타심을 실천할 용기를 북돋는 에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