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표지판 총알 세례 '수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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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표지판 총알 세례 '수난'
  • 고기봉 기자
  • 승인 2019.12.16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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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렵 안전의식 부족 공공재산 생명위협

[시사매거진/제주=고기봉 기자] 겨울철 야생동물 사냥을 허용하는 ‘순환 수렵장’을 두고 각 지역의 생각이 제각각이다.

순환 수렵장은 겨울철에 전국의 엽사가 총기와 수렵 견으로 멧돼지·고라니·조류 등을 사냥할 수 있도록 허가한 지역을 말한다.

환경부가 해마다 각 지역의 야생동물 개체 수를 조절해 농작물·인명 피해를 줄이고 건전한 수렵 문화를 만드는 게 목적이다.

수렵 허가지역에는 전국의 수렵 인이 몰려 지역 경기도 활성화한다.

강원·충북·전북·전남·경북·경남 등 6개 광역지자체 내 20개 시·군이 올해 순환 수렵장 운영 계획을 승인받았다. 기간은 지난 11월 28일부터 내년 2월 29일까지다.

하지만 경북·강원·경남·제주는 도 차원에서 올해 순환 수렵장을 운영하지 않기로 하고, 이 같은 방침을 전달했다.

차를 타고 중산간· 지방도로를 다니다보면 교통안전을 위해 설치된 각종 표지판들이 일부 몰지각한 사냥꾼들의 총알 세례를 받아 흉물스럽게 변한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안쪽으로 총알이 납작 눌려진 채 박혀 있는 것도 많다.

운전자의 사각지대를 없애주려고 급커브길에 설치된 볼록거울에는 움푹 들어간 자리가 10여 개도 넘는다. 모두 엽사들이 쏜 총알자국이다.

영점조준사격의 표적판이 된 이 볼록거울이 있는 장소는 사각지대인 만큼 안전사고가 일어날 위험이 그만큼 높은 것이다.  

교통표지판 등 각종 시설물이 수난을 겪는 이유는 사냥에 나서는 사냥꾼들이 이들 시설물을 영점사격의 표적으로 삼기 때문이다. 짐승의 명중률을 높이기 위해서 이 표지판을 보고 영점을 잡는 것이다. 이런 무분별한 총질로 잘못하면 사람이 다칠 수도 있다.

주택가 도로변 도로교통표지판 사냥군 영점 조종 총알  세레 수난(사진 고기봉 기자)
주택가 도로변 도로교통표지판 사냥군 영점 조종 총알 세레 수난(사진 고기봉 기자)
사냥꾼들이 영점 표적이 된 표지판 총알 세례가 주변 인근 주민들도 불안(사진 고기봉 기자)
사냥꾼들이 영점 표적이 된 표지판 총알 세례가 주변 인근 주민들도 불안(사진 고기봉 기자)
표지판 주위는 축산농가도 있어 소들도 불안(사진 고기봉 기자)
표지판 주위는 축산농가도 있어 소들도 불안(사진 고기봉 기자)

본 기자가 16일 성산읍 오조리 병문로에서 수산, 시흥을 잇는 도로변에 설치된 교통 표지판을 살펴본 결과 표지판에 3~10개가량의 총탄 흔적이 있었다. 사냥꾼들이 영점 조준을 위해 도로 교통표지판을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수렵금지 구역은 도시지역, 상수원보호구역, 문화재보호구역, 군사시설보호구역, 자연공원 등 도로로부터 100m 이내인 지점이나, 도로 쪽을 향해 총을 쏘는 경우 등은 도로로부터 600m 이내 지점 등에서 수렵할 수 없다.

하지만 중산간 지역 도로에 설치된 교통 표지판 일부에서 공기 총탄 흔적 등이 확인되고 있어 관계 당국의 수렵제한 구역 내 수렵행위 등에 대한 단속이 요구되고 있다.

일부 수렵인 들이 도로 표지판을 영점 조준용 표지판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추정, 지역 주민과 운전자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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