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외부.내부 청렴도, 정책고객 평가 하위
[시사매거진/제주=김광수 기자] 민선 7기 제주특별자치도가 17개 광역시도중 청렴도 평가에서 역대 최하위를 기록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9일 발표한 '2019년도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 결과 제주특별자치도의 '종합 청렴도'는 최하위인 5등급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3등급)보다도 2단계 더 하락했다. 특히 올해 평가에서는 전 항목에서 '최하위'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용역.보조금 등 민원인을 대상으로 한 '외부 청렴도'는 지난해 3등급 평가를 받았으나 올해 2단계 내려 앉은 5등급 평가를 받았다.
해당 공공기관에 근무하고 있는 소속 직원을 대상으로 조사가 이뤄진 '공직내부 청렴도' 평가의 경우 지난해 1등급을 받았으나 올해에는 3단계 내려앉은 4단계 평가를 받았다.
지역주민, 출입기자, 각종 위원회 위원, 업무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한 '정책고객 평가'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연속으로 최하위인 5등급 평가를 받았다.
민선 7기 출범 후 청렴 부서 직제를 도지사 직속으로 격상시켜 확대 재편했음에도 2년 연속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든 것은 '퍼주기 예산' 등의 병폐가 갈수록 심화되면서 행정 투명성과 공정성에 대한 의문과 불신이 커진데다, 감찰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무기력하게 이뤄진 점등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했다.
제주도정은 그동안 비위 공직자에 대한 연대책임 및 공직기강 확립 감찰 강화 등을 발표하면서도, 대섬 절대보전지역 훼손과 같이 행정의 '봐주기' 의혹 등이 제기됐으나 이런 저런 이유로 최소한의 감찰조차 하지 않으면서 감찰부서 무용론을 자초하기도 했다.
반면, 제주도는 이번 '최악의 평가' 원인을 3년 전 소방장비 납품비리 사건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제주도는 청렴도 평가결과가 나오자 입장자료를 통해, "2016년에 발생한 소방장비 납품비리사건에 연루된 28명에 대한 징계처분이 2018년 7월에 확정됨으로써 부패사건 발생현황 감점이 이번 청렴도 평가에 적용됐다"고 밝혔다.
또 "청렴도 설문조사가 이뤄지는 기간 중인 지난 10월 24일 상하수도분야 금품비리 사건으로 경찰의 압수수색이 이뤄지면서 상하수도 공사 관련 비리의혹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고, 실제 이번 청렴도 설문에서도 상하수도 공사 관련 부패경험이 있다는 외부고객의 응답이 나옴으로써 청렴도 하락의 큰 원인 중의 하나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제주도는 "3년 전 소방장비 납품비리 등의 영향이 이번 청렴도 평가에 악재가 될 것으로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지만, 제주도 공직사회 청렴문화를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아 공직비위 근절을 위한 고강도의 청렴 감찰을 실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직 내・외부에서 발생한 부패사건이 청렴도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특히 이번에 문제가 드러난 상하수도분야 공사를 중심으로 공직내부 청렴교육을 강화하겠다"면서 "아울러 공사.용역 등 부패취약분야에 대해서는 사전 모니터링 및 사후 감찰을 실시해 비위 공직자에 대해서는 무관용 처벌 원칙을 적용하는 등 강도 높은 반부패 시책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올해 지자체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1등급은 없고, 2등급 평가를 받은 지자체는 경기도, 대전시, 울산시, 전라남도, 전라북도, 충청남도, 충청북도 등 7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상남도와 대구시, 서울, 세종시, 인천시 등 5곳은 3등급, 강원도와 경상북도, 부산시 등 3곳은 4등급으로 평가됐다. 제주도는 광주시와 더불어 5등급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