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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대학교 분자과학기술과 엄환섭 교수. |
전쟁과 테러에서 사용될 수 있는 생물무기 작용제로는 탄저균포자와 같은 박테리아 포자, 콜레라와 같은 Vegetative 박테리아, 그리고 천연두와 같은 바이러스 등이 있다. 이러한 치명적인 생물무기가 군대무기연구소나 관련 연구기관에서 실수로 유출되어 오염된다면 심각한 인명피해는 물론 핵무기 못지않은 파괴력을 가지게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생물무기의 공격을 받았을 경우 이에 신속히 대처하는 것은 국가와 민족의 운명이 걸린 문제라고 아주대학교 분자과학기술과 엄환섭 교수는 말한다.
과거 제독 살균제는 화학물질로서 그 자체가 독성과 부식성이 강해 환경에 많은 피해를 주었다. 현재도 STB (Super Tropical Bleach)나 DS-2 (활성작용제, Diethlene Triamine Sodium Hydroxide) 등이 사용되고 있는데, 최근 미국의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의 과학자들과 Sandia 국립연구소에 있는 과학자은 Oxone과 과산화수소를 이용해 무독성·무부식성 제독물질인 L-Gel과 DF-200 (또는 EasyDecon)을 개발해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빠른 시간 안에 치명적인 생물무기를 모두 사멸시킬 수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물질은 미리 만들어 필요한 장소로 운반해야 하는 어려움과 제독 후 남겨진 물질을 제거해야 함으로 병참에 관련된 전술적인 어려움이 있다.
생물무기의 제독장치 ‘산성 오존수’
만약 생물무기의 공격 등으로 국민이 생물무기의 위험에 노출되었을 때 신속하고 효율적인 제독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생물무기 제독제는 사람과 모든 시설을 포함하여 환경에 아무런 피해가 없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며, 국민들의 생사가 걸린 이러한 공격에 대비해 충분한 제독제를 빨리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엄환섭 교수는 이러한 조건을 만족하는 것은 물이라는 전제조건 하에 우리주변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물과 저렴한 비용으로 생산이 가능한 오존을 이용해 생물무기를 무력화 시킬 수 있는 연구를 하고 있다.
“고립된 공간내의 공기 중에 떠 있거나 표면에 부착된 생물무기 작용제는 플라즈마불꽃으로 제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표면에 단단히 부착되어 있는 생물무기의 처리는 쉽지 않습니다”라고 엄환섭 교수는 이야기 한다. “생물무기의 공격을 받았을 경우 표면에 있는 박테리아를 신속히 살균하고, 바이러스를 신속하게 제거하여 오염된 환경을 복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라고 말하는 엄환섭 교수는 최근 산성수와 오존을 이용한 생물무기 무력화 제독물질을 개발하였다.
그가 새로 개발한 ‘산성 오존수’는 살균 후 스스로 분해하기 때문에 환경에 해롭지 않고 저렴한 비용으로 제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산성오존수 제독장비는 산성수발생기, 오존발생장치 그리고 오존혼합장치로 구성되어 있는데, 산성수 생성은 물에 산을 섞으면 되는 비교적 쉬운 방법이 이용된다. 예를 들어 물 1톤에 염산 22그램만 섞으면 pH 4의 산성수가 된다. 또 오존발생장치는 코로나방전을 이용하여 비교적 쉽게 오존을 발생 시킬 수 있다. ‘베르누이효과’를 이용하여 만든 오존혼합기는 오존을 물에 용해시키고, 이 세 가지의 장치를 조합하여 만든 ‘산성오존수 제독장비’는 분당 100 리터의 수돗물 또는 담수를 산성오존수로 변환하여 오염된 지역에 스프레이 할 수 있어 탄저균과 같은 치명적인 생물무기뿐만 아니라 농산물, 수산물, 축산물과 같은 식품을 소독할 수 있다. 또 산성오존수로 살균한 농산물은 더욱 신선하고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고, 축사와 같이 가축들의 전염병에 대한 예방과 위생을 위해 자주 소독을 해야 하는 곳과 농작물 병충해를 예방할 수 있어 경제적인 효과 또한 높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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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성오존수로 살균한 농산물은 더욱 신선하고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고, 축사와 같이 가축들의 전염병에 대한 예방과 위생을 위해 자주 소독을 해야 하는 곳과 농작물 병충해를 예방할 수 있어 경제적인 효과 또한 높다. |
‘산성 오존수’ 경제적 파급효과도 뛰어나
오존은 산소원자 세 개가 모여 이루어진 불안정한 가스분자로 구성된 푸른빛의 기체로 상온에서 분해되어 산소가 된다. 이 물질은 산화력이 강하여 산화제, 표백제, 살균제로 사용되어 지는데 특히 우리주변에서 ‘오존 살균기’로 잘 알려진 물질이다. 엄환섭 교수는 “물속에 녹아있는 오존의 유지시간, 특히 일반적인 담수에서 오존이 감소하는데 필요한 시간 (τ)이 중성수 (pH 7)에서는 22분이지만 pH 4의 산성수에서는 165분으로 증가합니다. 그만큼 산성수에서 오존이 물속에 오래 머물 수 있다는 것으로 산성수에서 오존이 오래 머물 수 있는 것은 ‘산성 오존수’가 더욱 강한 살균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라며 대부분의 오존이 주위의 유기물질과 반응하여 사라지게 되기 때문에 극희 일부만이 생물작용제를 제거하게 된다고 말하고, 자연 환경에 살포된 생물무기 작용제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예상보다 훨씬 강한 산성오존수가 필요하다며 산성오존수 개발의 배경을 설명하였다.
산성오존수는 대량살상용 생물무기를 완전하게 제독하는 포괄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제독 후 환경에 유해한 어떠한 물질도 남기지 않으며, 필요에 따라 다양한 형태와 크기로 개발이 가능해 분당 50에서 100ℓ의 물을 분사할 수 있는 장치로 시간당 1500 m²에서 3000m²를 제독 할 수 있고, 소방차를 이용해 분당 1000ℓ 이상을 만들어 살포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엄환섭 교수가 연구한 ‘산성 오존수’는 pH 3.8∼4.0 범위의 산성수에 저렴한 비용으로 생산되는 오존을 용해시켜 일반 상수돗물(pH 6∼10)에 비해 더욱 쉽게 용해할 수 있고 반감기도 수돗물의 7∼8배인 3시간가량에 달해 탄저균보다 강한 바실러스 아트로패어스균 포자에 살포한 결과 수분만에 완전히 살멸(殺滅)되는 것을 밝혀냈다.
특히 ‘산성 오존수’는 생물무기의 살균 후에 스스로 물과 산소로 분해되어 안전하고 환경에 아무런 피해가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산성 오존수는 미생물에는 치명적인 효과가 있지만 사람과 동물과 같은 고등세포에는 비교적 영향을 주지 않으며 달걀 유정란에도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라고 말하는 엄환섭 교수는 치명적인 생물무기를 대량으로 제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병원이나 미생물의 감염이 많은 지역에 멸균과 바이러스를 제거하는데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한국과 미국의 물리학회 회원으로 IEEE 고급회원, 한국 과학기술 한림원 회원이기도 한 엄환섭 교수는 메릴랜드 대학에서 플라즈마 물리연구로 1976년 박사학위를 받은 후 미 해상전술 연구원에서 연구위원으로 근무하며 플라즈마 전반에 다양한 연구와 미사일 격추에 대한 기초연구로 하전입자빔연구, 전자파 발생장치연구, 중성자 전파연구, PDP를 포함한 고기압 방전연구, 플라즈마를 이용한 신소재제조 및 소재공정 연구, 플라즈마 화학반응연구 등 다양한 연구 활동을 진행하면서 실사구시에 입각한 연구를 통해 350개 이상의 SCI 논문과 50여 편의 국내 및 국제특허를 등재하는 등 다양한 연구를 수행해 왔다. 1999년 귀국한 엄환섭 교수는 아주대학교의 분자과학기술과 교수로 재직하며 지난 4년간 대량살상 생물무기 무력화 연구에 매진해 왔다. 그의 연구에서 파생되어 새로 개발된 기술들은 산업, 환경, 에너지, 생물, 농축산 등의 산업에 적용 가능하여 경제적인 파급효과 또한 뛰어날 것으로 기대 된다.
1942 11월 3일 전북 출생, 1968 서울대학교 학사, 1973 University of Maryland 석사, 1976 University of Maryland 박사 ■ 경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