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먹고살려고요…예술가와 직업인 사이의 삶에 관한 내밀한 일화들
삶에 지칠 때 작가가 버티는 법… 직장에 다니면서 소설가인 삶의 비결
뭐라고? 마감하느라 안 들렸어…폭풍에 휘말리게 된 일상을 담다
[시사매거진=신혜영 기자]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도 매력적으로 느끼게 하려면 어떤 연출이 필요할까?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방식으로 독자와 만나고 싶다.’
‘작가특보’ 시리즈는 ‘좀 더 잘 써서 장차 내 이름이 적힌 책을 내고 싶다’는 독자의 바람을 담아 기획되었다. 그들을 위해 세간에 알려진 이른바 ‘등단 절차’를 거치지 않고 시스템 밖에서 암중모색을 거듭하며 분투하다가 마침내 책을 내고 작가라 불리게 된 곽재식, 도대체, 백두리가 ‘특별 보좌관(특보)’이 되어, 데뷔·독서·슬럼프·창작에 관하여 세 편집자가 던진 ‘똑같은’ 질문에 답하며 자신의 글쓰기 밑천을 아주 사소한 부분까지 소상하게 들려준다.

「그리고 먹고살려고요(백두리 글·그림/마음산책)」는 예술가와 직업인 사이에서 겪는 애환과 고투, 그리고 쓰는 작가의 삶에 관한 책이다. 작가 백두리는 놀이로 시작한 그림이 어떻게 먹고살기 위한 수단이 되었는지, 낯가리고 소심한 성격의 소유자가 일을 받기 위해 무슨 일까지 했는지, 그려내는 일에 권태를 느낄 때 무엇으로 해소했는지에 관한 내밀한 일화들을 들려준다. 그림작가로서의 자존감과 클라이언트와의 관계, 프리랜서 생활의 장단점 등 상업미술작가의 하루를 특유의 위트 있는 드로잉과 함께 읽을 수 있다.

「삶에 지칠 때 작가가 버티는 법(곽재식 글/북스피어)」은 직장에 다니면서 소설가로 데뷔하여 지금껏 각종 기발한 내용을 소재로 차용해 온 곽재식 작가의 책이다. 변변히 자신의 이름을 달고 나온 저서 한 권이 없어서 팬들이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작품집을 만들어 준 사연을 비롯하여, 방송국에 첫 소설이 팔려서 곧 유명해질 줄 알았건만 그 뒤로 어디에서도 청탁을 받지 못해 고전하는 동안 느꼈던 깨달음, 글 쓸 거리를 찾기 위한 자신만의 여행법, 누구라도 오늘 저녁에 필생의 대작을 쓸 수 있게 만드는 팁, 착실하게 회사에 다니면서 작가로서의 삶도 병행할 수 있는 비결 등을 담았다.

「뭐라고? 마감하느라 안 들렸어(도대체 글·그림/은행나무)」는 어떤 상황 속에서도 유머만은 잃지 않는 도대체 작가가 네 컷 만화 <행복한 고구마>로 빵 뜬 이후 얼떨떨할 겨를도 없이 일의 폭풍에 휘말리게 된 일상을 솔직하게 털어놓은 책이다. 우아하게 차나 마시며 작업을 이어갈 줄 알았지만 예상치 못한 계약서의 난에 휘말려 매일같이 마감에 쫓기면서도, 잠든 개 태수와 고양이 꼬맹이의 숨결에 안도하고 와사비 콩과자와 산책에 알뜰살뜰 기대며 하루하루를 헤쳐 나가는 내용을 담았다. 마감노동자로서 일과 생활 사이, 아슬아슬 균형을 잡아가고 있는 도대체만의 비법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먹고살려고요’, ‘삶에 지칠 때 작가가 버티는 법’, ‘뭐라고? 마감하느라 안 들렸어’는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 온 곽재식, 도대체, 백두리. 이 들의 글은 누군가에게 더 구체적인 실감으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