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가는 지구, “탄소발자국’을 줄여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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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는 지구, “탄소발자국’을 줄여야 산다”
  • 신혜영 기자
  • 승인 2008.09.04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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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한 명당 1년 동안 3t 가량의 탄소발자국 남겨, 생활 속에서부터 줄여야

   
▲ 국내에서 일 년에 생산, 유통, 소비되는 음료용 생수병의 개수는 9억 개에 가깝고 그 개수만큼 지구 온난화에 기여한다. 1년간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종이컵은 약 120억 개에 이른다고 한다. 그것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량은 약 13만 2,000톤에 달하는데 이를 흡수하기 위해 나무 4,725만 그루를 심어야 한다.

서울 도봉구에서 아내, 아들과 함께 24평 아파트에 살고 있는 오 씨. 서초구에 있는 직장까지 하루 평균 마을버스를 10분, 지하철을 2시간 정도 탄다. 주말에는 시장에 가거나 부모님을 뵈러 갈 땐 승용차를 이용해 한 달 평균 주행거리는 400㎞쯤 된다. 한 달 전기 사용량은 170㎾h(1만 3,000원) 안팎이고, 난방으로 이용하는 도시가스 사용량은 170㎥(요금 10만 원) 수준이다.
환경단체 ‘녹색연합’과 ‘지방의제21 전국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소개한 ‘탄소발자국’ 계산법에 따르면 오 씨는 한 달 동안 전기·도시가스 사용으로 142㎏, 교통 이용으로 32㎏ 등 모두 174㎏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이를 상쇄하려면 30년생 잣나무 54그루가 필요하다.
경기도 고양시에 사는 이 씨는 30㎞떨어진 경기 시흥시로 자동차를 타고 출·퇴근한다. 이 씨의 한 달 전기료는 평균 2만 원이며 도시가스 요금은 약 4만 원이 나온다. 이 씨는 한 달 동안 얼마나 많은 이산화탄소를 내뿜었을까. 이 씨는 자동차 운행으로 341㎏, 전기 사용으로 84㎏, 도시가스 사용으로 183㎏, 총 608㎏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했다. 이만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기 위해서는 2,254그루의 어린 잣나무를 심어야 한다.
500㎖ 생수 한 병을 생산, 유통, 소비, 폐기하는 과정에서 약 10.6g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고 한다. 1,800㎖(1.8리터) 생수 한 병의 탄소발자국은 24.7g이다. 국내에서 일 년에 생산, 유통, 소비되는 음료용 생수병의 개수는 9억 개에 가깝고 그 개수만큼 지구 온난화에 기여한다. 1년간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종이컵은 약 120억 개에 이른다고 한다. 그것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량은 약 13만 2,000톤에 달하는데 이를 흡수하기 위해 나무 4,725만 그루를 심어야 한다. 또 연탄 한 장을 태우면 7㎏의 이산화탄소를 발생시켜 24그루의 어린 잣나무를 심어야 한다.

   
▲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한국인 한 명이 1년 동안 3t가량의 탄소발자국을 가진다고 한다. 지구 온난화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일상생활에서부터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한국 탄소 배출량 매년 증가, 기반 조성에 나서야
석유의존도가 52%로 높은 한국은 2004년 기준으로 에너지 소비규모 217백만 TOE로 세계 10위다. 환경전문가들은 한국은 에너지 다소비형 산업구조인 철강, 화학, 시멘트, 제지 등의 산업이 발달하였기 때문에 향후 10년 이내에 온실가스 배출량은 세계 7위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GDP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따져보면 1인당 GDP는 OECD 평균 GDP의 74.4%이지만, 1차 에너지소비는 OECD 평균 대비 91.5%에 이르고 1인당 전력소비는 OECD 평균 대비 87.1%에 이른다. 일본, 영국 및 덴마크 등 서유럽 국가보다는 훨씬 높은 수치다. 따라서 앞으로 소득수준이 더욱 높아지면 산업에서 이용하는 에너지 증가율보다 가정에서 이용하는 1인당 에너지 증가율이 더욱 높아질 우려도 있다.
에너지 이용량이 증가하면 온실가스 배출도 자연히 늘어난다. 한국은 온실가스 배출량 세계 9위로 CO₂배출량은 연평균 5.1%로 증가하여 1990년보다 104%가 늘어나 세계에서 가장 높다. 2002년 GDP당 CO₂의 배출량은 0.66㎏으로 OECD 평균인 0.44㎏에 비해 월등히 높으며, 일인당 에너지공급과 1인당 CO₂배출량 역시 4.27㎏과 9.86㎏으로 세계 평균인 1.64㎏과 3.89㎏를 훨씬 웃돌고 있다.
전국 16개 시·도의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2004년 기준)은 1억 3,662만 934t에 이른다. 지역별로는 경기 지역이 2,740만 t으로 가장 많고, 이어 서울 1,670t, 경북 1,370만 t, 경남 980만 t 등의 순이다.
우리나라는 교토의정서 1차 공약기간이 끝나는 2012년 이후 온실가스 감축의무가 주어질 가능성이 높아 대비책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탄소배출권 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어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기반 조성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 지난 1997년 선진 38개국은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알리고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을 억제하기 위해 교토의정서를 체결했다. 그리고 최근 유럽은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억제하기 위한 정책들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세계 각국, “탄소발자국을 줄여라” 
전 세계적으로 지구온난화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자신이 배출한 이산화탄소량, 즉 ‘탄소발자국’을 줄이려는 노력이 주목받고 있다. 미국의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9.8t, 중국은 3.7t, 일본은 10.0t, 방글라데시가 0.3t으로 가장 적은 양을 배출한다. 프랑스 환경에너지청에 따르면 교통을 포함한 인간의 일상 활동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50%를 차지한다.
이산화탄소는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다. 지난 1997년 선진 38개국은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알리고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을 억제하기 위해 교토의정서를 체결했다. 그리고 최근 유럽은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억제하기 위한 정책들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2010년까지 대중교통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량을 5%이상 줄일 계획이다. 이에 판매 차량에 탄소발자국을 의무적으로 부착, 이산화탄소량이 배출량이 적은 차량의 경우 구입 시 세금할인혜택을 받으며, 배출량이 많은 차량은 할증료를 지불해야 한다. 배출량이 적은 차량의 경우, 5,000유로까지 세금을 환급받지만, 배출량이 많은 차는 최대 2,600유로의 할증료를 내야한다. 또한 항공기, 철도, 자가용, 버스보다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월등히 적은 전차도 부활하고 있다.
이미 친환경 상품에 예민한 영국에서는 ‘상품을 만드는 데 얼마나 많은 이산화탄소가 배출됐느냐’를 기록한 탄소발자국 라벨을 상품에 붙이자는 캠페인이 시작됐다. 영국의 경우 일부 기업에서 판매되는 제품에 탄소발자국을 표시, 그 제품이 얼마만큼의 탄소발자국을 남기는지 알리고 있다. 유통업체 테스코는 자사에서 판매하는 제품에 탄소발자국을 표시했으며, 식품회사 워커스사도 감자칩에 탄소발자국표를 부착하여 판매하고 있다.
런던시는 지난 2월부터 오염물질 발생차량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저배출지역(Low Emission Zone)을 만들어서 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디젤 화물차량에 일종의 탄소세를 부과하고 있다. 디젤 화물차량, 버스, 미니버스가 규정된 배출량을 초과한 배기가스를 배출할 경우, 최대 40만 원에 이르는 통행료를 내야한다. 런던시내 33개 구가 포함된다. 런던시는 장기적으로 대중교통이용과 자전거 이용을 장려하고 있다. 노르웨이의 석유회사 ‘스타트오일’은 첨단의 이산화탄소 감축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가스유전에서 직접 이산화탄소를 분리해 해저 1,000m의 지층에 저장시키는 것. 미국의 블루파이어사는 곡물로만 에탄올을 생산하던 기존의 방법에서 한발 나아가 쓰레기로부터 에탄올을 생산하고 있다. 덕분에 이 회사는 현재 미국 에탄올 연료의 40%를 생산하고 있고 정부로부터 4,000만 달러의 지원을 받고 있다.

한국 정부·기업 탄소발자국 줄이기 동참
최근 한국도 하반기부터 제품의 생산, 유통,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발자국을 제품에 표기하는 제도를 시험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다.
홈플러스를 비롯한 발빠른 기업에서는 매장의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태양광, 고효율 전지 사용, 에너지 사용 효율화를 통해 탄소발자국을 줄이고 있다. 해외출장을 다녀온 직원의 탄소발자국을 계산, 회사 전체의 탄소발자국에 포함시킨다. 홈플러스는 2020년까지 회사전체의 탄소발자국을 50% 감축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처음으로 여름 신사정장에 탄소발자국을 표기하고 있다. 친환경상품이 장기적으로 소비자의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이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여름 정장 한 벌의 탄소발자국은 12.5kg이다. 뿐만 아니다. 각 구·시에서도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군포시 협력기관인 ‘푸른희망 군포21 실천협의회(가칭군포의제)’가 시민들과 함께 탄소배출을 줄이는 사업에 나섰다. 군포의제는 산본동 목련아파트(1,024가구)와 최근 협약을 맺은 데 이어 오는 10월까지 군포지역 아파트 1만 가구를 참여시켜 에너지 절약 운동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협약을 체결한 가구에서는 플러그 뽑기, 에어컨 안 켜기, 에너지효율 등급 높은 전기기기 사용하기 등 전기사용 억제운동을 벌인다. 또 자가용 집에 두고 다니기, 자동차 연간 2만㎞이하 운행하기, 절수형 수도꼭지 사용하기 등 생활 속의 에너지 절약운동도 추진한다.

   
▲ 온실가스 증가로 인한 지구온난화 현상과 폐해는 잘 알려져 있다. 지구에 다양한 기후변화가 일어나게 되고 생태계의 혼란은 물론 예측하지 못하는 자연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하게 되는 등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우)지구온난화로 인해서 갈 곳을 잃은 모습이 노숙자 신세나 다름없어 보이는 동물들을 표현한 WWF(세계 야생 생물 기금)의 지구온난화를 막자는 캠페인 광고.

생활 속 탄소 다이어트, “작은 것에서부터 줄여라”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한국인 한 명이 1년 동안 3t가량의 탄소발자국을 가진다고 한다.
통계에 따르면 교통부문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량이 전체 이산화탄소량의 4분의 1에 이르는데, 서울시내 25㎞를 출퇴근 했을 경우 승용차는 1인 평균 4.875㎏, 버스는 0.39㎏, 지하철은 0.0096㎏의 탄소발자국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람의 활동이나 하나의 상품을 생산, 소비하는데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총량은 얼마나 될까. 아침에 집을 나서고 저녁에 집으로 돌아오는 동안,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다음날 다시 집을 나설 때까지 24시간 내내, 우리는 생활 구석구석에서 CO₂를 배출한다. 그리고 그 CO₂는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를 가속화시켜 동식물과 인간사회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처럼 사람이 걸을 때 땅에 발자국을 남기듯 개인이 일상생활 속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로 지구에 피해를 주는데 탄소발자국은 이 같은 피해의 크기, 즉 개인의 이산화탄소 사용 총량을 뜻한다.
지구 온난화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일상생활에서부터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겨울철 난방 온도는 18~20도를 유지하고 얇은 옷을 여러 벌 껴입는다. 난방온도를 3도를 낮추면 난방에너지의 20%를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름에는 에어컨을 약하게 틀어 26~28도를 유지하고 선풍기를 같이 사용해 전기료도 절약하고 냉방효율도 높인다. 제품을 구입할 때에는 에너지소비효율이 높은 1등급제품을 구입한다.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전원을 끄고, 사용하지 않는 조명은 반드시 끈다. 엔진 공회전시 불필요한 연료가 소비되므로 불필요한 공회전은 하지 않는다. 5분 공회전시 연료 100㏄~140㏄가 낭비되고 연간기준으로 44ℓ의 연료가 낭비된다. 또 승용차 요일제에 참여하면 연료비를 절감하고 대기환경 오염을 감소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가까운 거리는 걷거나 자전거, 대중교통을 이용해 연료비 절감뿐만 아니라 환경을 개선하고 건강에 도움이 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림질은 옷을 모아 한꺼번에 하고 전력수요가 많은 여름철 전기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시간대에는 가급적 사용을 자제한다.
이와 관련, 최근 지구 온난화나 물 부족 등의 환경 위기가 전 지구적 화두에 오르면서 가족 단위의 ‘감축 목표’를 정해 환경 보호를 몸소 실천하는 ‘에코가족’이 늘고 있다.
초등학교 5학년인 한서원 양은 아버지와 함께 ‘우리집 이산화탄소 감소 목표’를 정해 이산화탄소 배출량 줄이기 운동에 나섰다. 내가 쓰는 에너지가 어느 정도 지구에 해를 끼치는지 하나하나 따지는 게 일상화되면서 지구 온난화가 무엇인지, 왜 좋지 않은지, 어떻게 막을 수 있는지를 생활 속에서 익히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자신의 탄소 발자국을 인터넷에서 쉽게 계산해 볼 수 있어 개인도 이산화탄소를 좀 더 효율적으로 줄일 수 있다. 국립산림과학원(carbon.kfri.go.kr)과 녹색연합(safeclimate.greenkorea.org)은 각각 홈페이지에서 ‘탄소나무계산기’와 ‘탄소발자국계산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녹색연합은 홈페이지(
www.greenkorea.org)를 통해 개인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 탄소발자국을 알아볼 수 있는 CO₂계산기를 제공하고 있다. 어떻게 생활하면 CO₂를 줄일 수 있는지 탄소 발자국 계산기는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기, 난방 및 자가교통, 대중교통으로 계산한다. 왜냐하면 이러한 활동은 배출량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용할 수 있는 정보를 통해 측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녹색연합 관계자는 “생활 속의 모든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것이 결국 이산화 배출 감소로 이어 진다”며 “국민 모두가 온실 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에 동참해 일상생활에서 줄일 수 있는 전기 및 에너지 사용을 줄이도록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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