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론적 언급에 그친 ‘대북정책’ 공동인식 도달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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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론적 언급에 그친 ‘대북정책’ 공동인식 도달못해
  • 편집국
  • 승인 2008.09.03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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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타오 주석 “남북이 화해협력 유지하기 희망한다”
지난 8월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이명박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은 양국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위한 실천적 내용을 만든다는 데 중점을 뒀다. 지난 5월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이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표현되는 양국관계 격상이라는 ‘틀’을 세웠다면 이번 회담에선 분야별로 내용을 채우고자 시도한 것이다. 그러나 경제·인적·문화교류 등에서 이런저런 합의들이 이뤄진 것과 달리, 정작 정상회담의 주된 의제인 정치·외교 분야에서는 구체적인 진전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날 정상회담 결과를 담은 공동성명과 기자회견 내용을 보면, 양국 정부가 아직도 대북정책에서 공동 인식에 완전히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성명은 “한국 쪽은 남북한 화해와 협력을 통해 상생·공영의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고자 하는 뜻을 표명했다. 중국 쪽은 남북한이 화해·협력하고 남북관계를 개선하여 궁극적으로 평화통일을 실현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재천명했다”고 밝혔다. 양쪽 의견을 나란히 적은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애초의 ‘비핵·개방·3000 구상’을 ‘상생·공영의 대북정책’으로 이름을 바꿨지만, 북한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중국 쪽으로선 여전히 흔쾌히 지지를 보내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북정책을 둘러싼 양국의 미묘한 긴장은 6자 회담과 동북아 평화안보체제와 관련한 깊은 논의에 걸림돌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공동성명은 대북 문제와 관련해 “한반도 및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함께 노력한다”, “6자 회담 틀 내에서의 협의와 협력 강화”라는 등의 원론적인 언급에 그쳤다.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도 이 대통령은 “6자 회담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실현해 나간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며 공동성명에는 없는 ‘비핵화’를 언급했다. 반면에 후 주석은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화해와 협력을 추진하는 것이 한반도 전체 국민의 공동이익에 부합한다”고 원론적 태도를 강조하는 등 정상 간에 강조점이 달랐다.
양국은 이 밖에 고위층 교류 강화, 국방당국간 고위급 상호방문 활성화, 올해 안에 외교부간 제1차 고위급 전략대화 개최 등에 합의했다. 그러나 이는 중국과 일본이 격년 단위로 정상간 상호방문에 합의한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밀도가 떨어진다. 정치·외교 분야에서 진전이 적은 것은 최근 썩 원활하지 않은 한-중 관계를 반영한 측면이 있는 듯하다. 중국 쪽은 지난 5월 이 대통령의 방중 당시 한-미 동맹 문제 등과 관련해 불편한 심기를 비친 바 있다.
한편 양국이 2010년 상하이 박람회와 2012년 여수 박람회 개최를 계기로 각각 연도를 ‘중국 방문의 해’ ‘한국 방문의 해’로 정한 것은 인적 교류 측면에서 매우 뜻 있는 일이다. 특히 영국이 현재 40명 이내로 제한돼 있는 장학생 상호 파견 인원을 60명 이내로 늘리겠다는 것을 고려하면 양국 간 교류의 핵심인 인적 교류는 앞으로 더욱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후 주석을 위한 환영 만찬 건배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후진타오 중국 국가 주석과 오랜 친구처럼 서로 잘 이해하게 됐고 친밀해 졌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후 주석은 “지금 세계는 큰 변혁에 처해 있고, 평화와 발전이 여전히 중요한 흐름이라며 한중 두 나라는 세계무대에서 손을 꼭 잡고 힘을 합쳐 양국 국민에게 이익을 주고 세계 평화와 발전에 기여 하자”고 답했다. 
중국 후진타오 주석이 이번에 따오기 한 쌍을 선물로 우리 측에 전달했는데 이것이 양국 간 우호관계를 더욱 심화시키자는 뜻으로 해석되길 기대한다. 양국의 격상된 관계 발전이 동북아 지역은 물론 세계 정치ㆍ경제에 큰 기여를 하는 밑거름이 되길 기대한다.

한중외교무대 금융계 단골 4인방 ‘눈길’

   

지난 5월 이명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 동행, 25일 후진타오 중국 국가 주석의 한국 방문에 따른 공식 환영만찬 참여 등 한중 외교 무대에 단골로 등장하는 금융계 4인방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 후 주석 공식 환영 만찬에 참여하는 금융계 인사로는 신한지주 라응찬 회장,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등 4명의 금융회사 CEO들이다. 이팔성 회장을 제외하고는 지난 5월 이명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때와 같은 인물들이다.
지난 8월 26일 금융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경우 당시 회장 인선작업이 진행중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명박 정권 이후 한중 외교 무대엔 라응찬 회장 김승유 회장 박현주 회장이 함께 하고 있다. 이들 CEO들은 은행계 금융지주사, 증권사 등 국내 대표 금융사 CEO들이라는 공통점 이외에도 중국 진출 및 투자에 앞장서고 있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민간 외교를 펼치고 있다. 또 이들 은행계 금융지주사 3곳은 중국내 현지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금융사 한 고위관계자는 “금융계 인사 중에서도 아무래도 중국 투자활성화에 기여했던 부분들이 인정되고 민간외교 차원에서도 한중 상호 투자를 더욱 활성화시키기 위한 측면이 반영된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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