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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매거진] 손학규 더불어민주당 전 고문의 선거 유세 지원을 두고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신경전을 벌였다.
손 전 고문은 7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 조안면의 다산유적지에서 열린 정약용 선생 180주기 묘제와 헌다례에 참석한 후 '다산 정약용에게 배우는 오늘의 지혜'하는 주제로, 정계 은퇴 후 첫 강연을 가졌다.
안 대표는 유세 일정 중 시간을 따로 내 남양주 다산유적지를 방문, 손 전 고문의 강연을 듣고 총선 지원을 요청할 예정이었다. 안 대표는 수 차례 "국민의당에 꼭 필요한 인물이고 지향점이 같다고 할 수 있다"며 손 전 고문에 대한 영입의지를 밝혀왔다.
김 대표 역시 이날 남양주를 찾아 남양주시청에서 열린 남양주갑,을,병 후보 공동공약발표에 참석, "손 전 고문이 선공후사(先公後私)의 마음을 가지고 있는데, 오늘 간절하게 남은 기간 더민주를 도와달라고 공식적으로 요청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더민주 측은 지난달 26일 손학규계인 정장선 선대본부장을 강진으로 내려보내 공동선대위원장직을 제안했지만 손 전 고문은 이를 고사했다. 더민주는 이날 이후 김 대표가 손 전 고문과 여러 차례 통화를 했으며 7일 새벽에도 두 사람이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 야당의 발전을 염려하는 손 전 고문이 제 요청을 어느 정도 참작해 흔쾌히 승낙하시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민주 관계자도 "손 전 고문 측의 입장표명이 오늘 중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발언, 손 전 고문의 수락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국민의당은 당황했다. 안 대표는 손 전 고문의 강연 참석 일정을 돌연 취소했다. 동행 취재진들도 이 소식을 듣고 남양주로 향하는 버스를 돌려 다음 일정으로 향했다.
국민의당 김경록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안 대표가 유세 중 잠깐 가서 손 전 고문과 만나려고 했는데 유세도중 짧게 가서 말하는 것은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선거 끝나고 인사를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6일 선대위에서 손 전 고문 측에 참석해도 되겠냐고 물었고 그쪽에서도 오라고 했다"며 "점심시간에 맞춰 가겠다고 했는데, 오늘 오전에 안 대표에게 이를 보고 했더니 정치적으로도 이용하는 것 처럼 비춰질 수 있다고 했다"고 일정 취소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안 대표가 직접 전화를 했는데 토론회 중이라 문자를 보냈고, 수행비서에게도 말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 대표의 공식 제안 직후에 이뤄진 일정 취소였던데다가 손 전 고문이 이미 오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중간에 이를 취소하는 것이 '결례'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권에서는 손 전 고문이 더민주 지원을 결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힘을 얻었다.
손 전 고문은 강연 후 기자들로부터 "김종인 대표가 새벽에 전화통화를 통해 더민주 지원을 요청했는데 앞으로 더민주를 지원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상황을 잘 모르겠으니까 조금 더 생각을 해보고…"라고 답했다.
그는 안철수 대표와 따로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나는 지금 뭔지,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요"라고 답했다. 그는 "안철수 대표가 지원요청을 하지 않았느냐"고 말하자 "아 그랬느냐. 내가 알다시피 (강진에) 갇혀 있었잖아요. 조금 사정을 보고…"라며 유보적인 답변을 내놨다.
그는 이어 "내가 지금 무슨 상황인지 잘 모른다. 사실"이라며 "오늘 여기(강연) 준비 때문에 다른 것을 못했다"고 양해를 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