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를 읽으면 투자 전략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치를 보면 하반기에 재테크를 하겠다는 것은 망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투자할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상황이 아무리 나쁘더라도 ‘시장을 떠나지 말라’는 피터 린치의 명제를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이번 세계적 경제 불안의 직격탄을 맞은 곳은 주식시장이다. 기본적으로 주식시장이 경제의 영향을 많이 받기도 하지만 이번에 특히 금융 위기 성격이 강해 타격이 더 크다. 그래도 투자할 여지는 존재한다. 소비 부진이 이어지더라도 필수 소비재의 소비는 줄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하면 유망한 종목을 고를 수 있으며 최근 몇 달 동안 수많은 투자자들을 울린 펀드에서도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경제의 큰 흐름을 살펴보면 꽤 괜찮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펀드를 찾을 수 있다. 최근에는 중소형주 펀드나 세계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의 수혜를 받고 있는 원자재 펀드는 시장 평균을 웃도는 수익률을 내고 있다. 해외 펀드 중에서도 자원 부국에 투자하는 글로벌 펀드들은 기운이 넘쳐난다.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오를 수밖에 없는 상품지수에 투자하는 펀드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신긍호 한국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장은 고객들에게 주식형펀드 투자를 적극 권유하고 있다. 신 부장은 지금의 글로벌 경기 상황에 대해 우려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회복에 대한 믿음이 강하다고 말한다. 그는 “지난 1987년 블랙먼데이,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2007년 서브프라임 부실우려 등 10년을 주기로 글로벌 경제에 위기가 발생하고 있다”며 “올 연말에서 내년까지 주식시장이 서서히 반등할 것으로 전망하고, 주식형펀드에 대해 적극적인 투자를 준비하라”고 제안했다. ▲ 재테크에도 ‘인생’이 있다. 청년기에 좋은 투자 방법이 있는가 하면 중ㆍ장년기에 맞는 투자 전략이 있다. 직장인들의 돈벌이 흐름에 걸맞은 투자 상품이 따로 있다는 뜻이다.
정복기 삼성증권 PB연구소장은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라”고 강조하며 “시장이 3분기를 넘기고 하반기로 가면서 안정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도 제시했다. “시장 상황이 좋든 나쁘든 상관없이 투자의 제 1원칙은 바로 분산투자”라고 말하며 주식과 펀드 투자 전 반드시 공부하라고 강조했다. 정 소장은 “자신이 가입하려는 펀드나 주식에 대해 전혀 모르고 투자하는 것은 눈을 감고 길을 가는 것과 같아 실패의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또 “단기성과가 좋지 않다고 시장 상황에 휘둘리지 말고 장기적 관점을 가져야한다”고 조언했다.
공격적인 투자로 안정자산 높이기
암울한 경제상황과 정치 불안이 더해지면서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이때 각 금융기관이 내놓는 상품들이 연령대를 감안해 다양화되는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 연령이 낮은 층을 위해서는 종자돈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둔 상품들이 나오고 있으며 2,30대를 위한 내 집 마련 상품, 40대를 위한 본격적인 투자 상품, 50대 이후를 위한 노후 설계용 상품 등으로 세분화되는 모습이다. 이 같은 상품 세분화는 고유가ㆍ고물가에다 부동산ㆍ주식시장 침체 등 불경기까지 심화되면서 은행 뿐 아니라 보험 등 각 금융권에 보편화되고 있다는 게 금융전문가들의 귀뜸이다.
사람마다 처한 재무상황이 다르므로 같은 전략을 가져갈 수는 없지만, 연령대별 재테크는 공통분모를 가진다. 가령 젊은 나이에는 저축보다 투자의 비중을 높인 공격적 운용을, 나이가 들어서는 안정자산을 높여가라는 등의 전략이다. 2,30대의 새내기 투자자들의 고민은 바로 투자형 자산의 포트폴리오를 어느 정도의 비중을 가져갈 것인가이다. 투자자산에 대한 제안은 투자의 목적과 투자자의 위험성향에 따라 차별화된 결과가 나올 수 있지만, 인적자산과 금융자산을 함께 고려하면 새내기 직장인의 투자는 의외로 간단한다. 즉 새내기 직장인의 경우 적은 나이, 장기적인 근무연한, 기대 가능한 급여의 현재가치 수준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높은 인적자산 수준을 보유하고 있다. 인적자산은 기본적으로 채권과 같은 안전자산의 성격을 띠는데, 이는 인플레이션 급여상승기능을 갖는 월 이자(급여)를 수령하는 형식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높은 인적자산의 보유는 이미 자신의 자산이 예ㆍ적금과 같이 안정적인 자산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는 것을 뜻하며, 시간이 지나 인적자산의 감소와 금융자산의 증가가 맞물리며 균형적인 포트폴리오가 이뤄질 때 까지는 적립자금을 고수익 추구형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
류정아 우리투자증권 PB 압구정 부장은 "20,30대 직장인의 경우 매월 수입의 일정부분을 투자하는 적립식 펀드는 여전히 유효한 투자전략"이라며 "지금과 같이 과매도권에 진입한 것으로 보여지는 시장상황에서는 매수단가를 낮추는 효과도 있기 때문에 흔들리지 말고 투자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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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적 경제 불안의 직격탄을 맞은 곳은 주식시장이다. 기본적으로 주식시장이 경제의 영향을 많이 받기도 하지만 이번 경제 불황은 금융 위기의 성격이 강해 타격이 더 크다. 그래도 투자할 여지는 존재한다. |
성공하는 투자에 초점 맞추기
우리나라는 저성장 국면으로 전환되는 시점에 4,50대 중장년층이 사회적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40대 직장인 A씨는 주가지수만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대박은 아니더라도 은행 예금보다는 낫겠지’라는 기대로 펀드에 가입했다가 수익은 고사하고 10% 이상 손실이 났기 때문이다. 그나마 해외 펀드에 가입한 동료에 비해 손실이 적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고 있는 형편이다. 지난해 말 무렵에 펀드나 주식에 투자한 경우라면 십중팔구 A 씨와 동병상련을 느낄 것이다. 그렇다면 언제쯤 투자 여건이 긍정적으로 전환될까. 이에 대해서는 누구도 확실한 답을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보다 장기적 관점을 유지하면 주식은 스태그플레이션의 훌륭한 위험분산 수단이 된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웰스케어팀장은 "주식형펀드의 비중확대와 주가가 흔들려도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ELF펀드를 적극 추천한다"고 조언한다.
은퇴가 임박한 5,60대는 자산 증식보다는 보존하는 것에 초점을 둬야 한다. 전문가들은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 투자 비중은 줄이고, 현금화 하는 데 걸리는 기간이 긴 자산을 매각하라고 입을 모은다. 생계형 비과세를 통해 세금 감면효과를 얻을 수 있고, 안정적이면서 비교적 높은 금리를 보장하는 후순위채권, 하이브리드 채권 등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연이은 경기부진으로 스태그플레이션의 우려까지 도사리고 있는 지금으로선 무엇도 확신할 수 없는 안개 속 같은 상황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안개는 걷힌다는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이르면 올 하반기, 늦어도 내년 상반기엔 세계 경제가 안정을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는 3분기를 경제 불안의 정점으로 꼽는 시각도 있다. 문제는 추세의 맥을 간파할 수 있는 능력이다. 맥을 놓치지 않으려면 경제 동향에 눈을 떼지 말아야 한다. 성공하는 투자는 바로 여기에서 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