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절을 맛보는 이들 뒤에 행복한 이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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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절을 맛보는 이들 뒤에 행복한 이들 있다
  • 남윤실 기자
  • 승인 2008.08.05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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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 가벼워진 소비자에 맞는 새로운 산업 등장

   
▲ 초저가 할인점과 균일가점 등 각종 가격 파괴형 매장이 인기를 모으고 있고 기업들은 앞 다퉈 초저가 마케팅으로 불황을 극복하고 있다.

소비자 주머니 열게 하는 부담 없는 가격
초저가 마케팅은 IMF 당시의 가격파괴를 떠올리게 하는데, 당시 가격파괴는 저품질의 원재료로 무분별한 박리다매를 노린 결과 ‘실패’라는 불명예를 안았었다. 하지만 현재는 ‘싼 게 비지떡’이라는 옛말도 무색하게 만들 만큼 제품의 품질과 고객에 대한 서비스 등 어느 것 하나 뒤지지 않기 때문에 이들은 지속적인 경쟁력을 키우며 불황속에서 황금 대어를 낚고 있다. 대표적으로 화장품을 3,300원에 판매하는 미샤, 생활용품을 500~1,500원으로 판매하는 다이소아성산업을 들 수 있다. 저가 마케팅 열풍 주역 중 또 하나는 천원 김밥. 김밥천국은 1,000원짜리 천국김밥 외에 2,000원대의 메뉴를 보유하고 있어 일반적인 가격보다 약간 저렴한 형태의 메뉴를 형성, 천원 김밥으로 고객을 유입하고 여타 메뉴에 대한 동반 주문율을 높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저가 마케팅은 경기불황의 한파 속에서 고객 유입량 자체를 늘리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방책”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때로는 저가에 판매되는 제품 그 자체보다는, 해당 제품과 보완적 관계에 있는 제품의 저변 확대용으로 저가 전략이 사용되기도 한다.
지난해 초저가 화장품 공세에 이어 올 들어 가격 거품을 뺀 제품, 먹거리 등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옥션 G마켓 등에선 구매자의 변심이나 흠집 등으로 반품됐거나 백화점, 대형 할인마트에 진열됐던 제품을 말하는 리퍼브 제품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옥션에 따르면 올해는 5월까지 총 1만 6,000여 건이 거래돼 올 한 해 동안 작년에 비해 두 배에 달하는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단순하게 가격을 파괴한 업종은 저품질에 수익성과 차별성이 없다는 인식이 있으므로 고품질의 합리적인 가격파괴 즉 저가전략으로 고객이 원하는 가치와 만족을 줄때만이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에너지 절약형 상품, 고객인기몰이 나서
고유가시대를 맞아 소비자들은 어떻게 하면 에너지를 아낄 수 있을까 고심하고 있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고민을 조금이라도 덜어 줄 수 있는 에너지 절약이 가능한 상품은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고 기업들은 에너지 절약형 상품 구색 늘리기에 나섰다. 특히 자전거는 고유가 고물가 상황에서 대안역할을 하는 생활용품으로 각광받으며 현재 주문량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자건거 이외에도 절수형 샤워기, 한번 쓰고 버리기 쉬운 키친타월을 여러 번 재활용해 쓸 수 있는 제품, 컴퓨터 전원이 꺼지면 모니터와 프린터 등 모든 주변기기의 전원이 자동으로 꺼지게 만든 제품, 자가발전으로 충전하는 이색 아이디어 상품 등 절약형 상품 바람이 불고 있다.

   
▲ 고유가 고물가로 생활이 어려워지니 씀씀이를 줄이고 보다 합리적인 소비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실속형 소비문화에 적합한 렌털&리스
1988년에 시작된 렌털 정수기 사업은 이제 국내 정수기 이용의 70%를 차지할 정도다. 최근에는 비데, 로봇청소기, MP3,노트북 등 정보기술(IT) 제품을 비롯해 그림, 인테리어 소품, 명품 귀고리와 넥타이 등 생활 밀착형 렌털 제품까지 등장했다. 한국경제 연구소 이상원 소장은 “이처럼 렌털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이유는 실속형 소비문화 확산으로 보여 집니다.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국가일수록 ‘구입에 앞서 미리 써보자’는 인식이나 ‘비싼 가격에 비해 활용도가 낮은 제품은 저렴하게 빌려 쓰는 게 낫다’는 소비문화가 빠르게 확산되었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했다.
렌털과 더불어 ‘빌려 쓰는’ 서비스의 다른 한 축인 리스도 급팽창 중이다. 할부 금융 업계가 지난해 취급한 리스 총액이 사상 처음으로 10조 원에 육박했다. 여신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리스 실행액은 9조 6,687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7조 908억 원) 36% 증가한 금액이다. 2000년 1조 2,142억 원 규모였는데 연평균 90%가 넘는 성장률을 보인 것이다.
리스 시장의 성장을 주도한 것은 자동차 리스다. 2007년의 경우 3분기까지 3조 2,797억 원으로 연간 4조 원을 넘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직접 구매보다 다소 비싸지만 기업에서 법인세 혜택이 크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 자동차에 이어 선박, 의료기기, 산업 기계 등 기업들이 주로 이용하는 리스 시장도 대폭 확대됐다.

주부를 위한 새로운 창업 늘어
IMF때 기업들은 급속하게 구조조정을 하면서 명예퇴직자들이 급격히 늘어났다. 이런 명예퇴직자들이 위기 탈출로 프랜차이즈 시장으로 몰려들어 프랜차이즈 붐을 일으켰다. 길거리에서 저가공략으로 문을 연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고 경쟁 또한 치열해졌다. 하지만 경험 부족, 전문 인력 확보 실패, 마케팅 위주의 사업전략 등의 이유로 실패의 고배를 맛보는 프랜차이즈도 늘어나고 있다.
삼가FC컨설팅 김경창 대표는 “프랜차이즈 실패를 피하기 위한 방법으로 등장한 것이 시험적인 초미니 창업인 아이디어 사업의 유행입니다. 실패해도 그리 손해 볼게 없는 아이템에 한번 승부를 던져보자는 의미일 것입니다. 이러한 것이 틈새 사업입니다”라고 말했다.
불황으로 인해 줄어든 가게 수입을 보전하기 위해 일하는 주부들이 증가하면서 아이를 맡겨야 하는 엄마들로 인해 어린이 영어학원, 영어듣기학원, 방문 피아노 교육, 방문 미술교육, 레고 학습교실, 아동도서 대여점 등 어린이 관련 산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최근의 동향은 일정 시간 동안 아이들을 보살펴줌은 물론 그 시간에 아이들의 학습과 놀이를 겸하는 복합 형태의 창업도 늘고 있다. 임대료와 인건비의 부담 때문에 이런 식의 복합 창업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사)한국소자본창업컨설팅협회 강신규 이사는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투자인건비 등 운영비를 절감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업종형태로는 소점포, 무점포, 소자본, 리모델링 아이템이나 비용절감형 업종을 선택하는 것이 좋으며 확실한 업종의 차별성과 적극적이고 장기적인 마케팅 활용능력을 갖춘다면 더욱 유리하다고 봅니다. 예를 들면 무점포, 배달, 테이크아웃, 온라인판매 아이템과 실내클리닝, 실내 환경 정화 관련업, 리필, 리폼관련 서비스업 등을 들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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