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렴한 기름을 넣기 위해 수십 마일 떨어진 인근 주까지 ‘원정주유’를 하는 사례도 나타난다. 캘리포니아 북동부 산간지역 도시인 브리지포트 주민들은 북쪽으로 수십 마일 떨어진 네바다주 가드너빌이나 카슨시티에서 기름을 넣고 있다.
뉴저지주 파라무스의 4번 도로변. 주변보다 갤런당 2센트가 싼 게티주유소 앞에 10여 대의 차가 장사진을 치고 있다. 기름을 넣으려면 10분 이상 기다려야 한다. 반면 30여m 떨어진 BP주유소에는 차가 거의 없다. 일반 주유소보다 10% 이상 저렴한 코스트코와 같은 할인점에 위치한 주유소는 기름을 넣으려는 차량행렬 때문에 주변 교통이 마비될 정도다. 서부 대도시의 휘발유 값은 이미 갤런당 4달러에 육박하고 있지만 와이오밍주는 2.37달러로 저렴하다.
로스앤젤레스 인근 밴나이스 코스트코를 찾은 조앤 코브 씨(여)는 “기름을 넣으려고 40분을 기다렸다”면서 “기름값이 싸기 때문에 앞으로도 코스트코를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 주민은 “네바다주가 세금이 낮고 환경관련 비용도 적기 때문에 갤런당 1달러 가까이 기름값이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최근 연료비를 감당치 못하게 된 미국인들은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는 것은 물론 아예 차를 타지 않거나 가까운 거리만 가려 한다. 오하이오주 일부 농부는 기름을 많이 먹는 트랙터 대신 노새로 밭을 갈기 시작했다.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근교의 오클랜드 카운티는 주 4일 근무체제에 돌입했다.
미국 CNN방송과 뉴욕타임스는 “자동차를 이용해 휴가를 떠나는 것이 일반적인 미국인들 사이에서 여행비용 절약을 위해 올 여름 휴가를 집에서 보내려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미국식 현충일인 ‘메모리얼 데이(Memorial Day·26일)’로 이어지는 황금의 사흘 연휴를 맞고도 기름값이 무서워 휴가 계획을 접거나 행선지를 바꾸는 가정이 많아졌다. 유에스에이 투데이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7%가 “유가 폭등으로 휴가를 취소하거나 일정을 변경했다”고 답했다.
특히 저렴한 기름을 넣기 위해 수십 마일 떨어진 인근 주까지 ‘원정주유’를 하는 사례도 나타난다. 캘리포니아 북동부 산간지역 도시인 브리지포트 주민들은 북쪽으로 수십 마일 떨어진 네바다주 가드너빌이나 카슨시티에서 기름을 넣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국보다 휘발유 값이 2배 비싼 유럽연합(EU)은 값이 저렴한 주유소를 찾아 인접국가로 국경을 넘는 일이 일상화됐다. 독일이나 영국, 프랑스 등 주요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6달러(ℓ당 1500원선)가 넘어 ℓ당 200~300원 정도 저렴한 인근 국가 룩셈부르크나 스위스, 오스트리아, 체코, 헝가리로 등지로 원정주유가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