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에 대한 국민의 선택, 총선 대결 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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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에 대한 국민의 선택, 총선 대결 구도
  • 글_이준호 기자
  • 승인 2008.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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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총선 후보자들 지역별 정당 지지도 보다 인물 중심의 선거구도 형성
제 18대 총선이 임박했음에도 불구하고 각 당의 공천이 계속 지연되고, 민주적 경선이 치러지지 않아 정당과 후보의 공약과 정책은 완전히 실종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이번 18대 총선은 공약과 정책 중심의 선거가 불가능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유권자들이 각 후보자들의 공약과 정당의 정책을 비교하고 검증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후보자들이나 정당의 정책이나 공약이 시간에 쫓겨 부실하게 만들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결국 정책과 공약 중심의 선거가 사라지면서 유권자들은 ‘묻지마’ 투표를 강요받게 되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8대 총선을 앞두고 각 당의 후보자가 확정되면서 ‘안정론’을 내세운 한나라당과 ‘견제론’으로 맞서는 통합민주당의 대결을 중심으로 전국 판세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선 모두 43개의 초경합 지역이 각 당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곳에서의 성적에 따라 한나라당의 과반의석(150석) 마련, 민주당의 개헌저지선(100석) 확보라는 목표 달성 여부가 결정된다. 여기에 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자유선진당은 50석, 한나라당 탈당 세력인 친박연대 및 무소속연대,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도 각각 20석을 목표로 경합지역 승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수도권 25곳 오차범위내 박빙 승부 예고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는 무려 25곳이 초경합지역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들 지역의 특징은 이번 18대 총선에서 수도권의 특징은 ‘민주당 현역 대 한나라당 신인’의 대결이라 할 수 있다. 지난 17대 총선에서 통합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이 ‘탄핵 역풍’에 힘입어 수도권에서 무려 76석(서울 32석, 경기 35석, 인천 9석)을 획득했기 때문이다.
수도권은 서울 종로의 손학규 민주당 대표 대 3선의 박진 한나라당 의원, 동작 을의 정동영 전 대선후보 대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의 대결이 전체 분위기를 주도한다. 수도권은 대선 직후만 해도 통합민주당에서조차 “수도권에선 10석도 힘들다”는 푸념이 나왔던 곳이다. 민주당의 중진급인 김근태(도봉 갑), 추미애(광진 을), 김덕규(중랑 을), 유인태(도봉 을), 임종석(성동 을), 노웅래(마포 갑), 이인영(구로 갑), 전병헌 의원(동작 갑)등이, 인천의 송영길 의원(계양 을) 등이 일부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후보를 앞질렀다. 박빙 지역까지 합하면 111석이 걸린 수도권 20여 곳에서 민주당이 선전하고 있다. 이들 지역은 추미애 전 의원을 제외하곤 모두 민주당 현역의원 지역구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또한 한나라당의 상대 후보가 인지도가 낮은 정치 신인인 경우가 많다. 대선 직후의 ‘이명박 효과’가 일부 빠지면서 현역 프리미엄이 살아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나라당 지지율이 5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당 지지율이 18% 안팎에 불과한 민주당 후보들이 선전하고 있다는 점도 이번 18대 총선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전 대선후보는 각각 서울 종로와 동작 을에서 한나라당 맞수인 박진, 정몽준 의원에게 10%포인트 이상 뒤쳐진 것으로 조사됐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양자 대결 속에서 상당한 득표력으로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후보들도 눈에 띈다. 손학규 대 박진 구도인 종로에선 자유선진당 후보로 나선 정인봉 변호사가,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과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가 박빙 경합을 벌이고 있다.


충청권, 자유선진당 우세속 한나라 맹추격
충청권에서는 민주당과 한나라당, 자유선진당이 중원 혈투를 벌이며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게 만들고 있다. 그 중에서도 대전에서는 민주당 현역인 김원웅(대덕), 선병렬(동) 의원 등이 ‘현역 프리미엄’으로 앞서고 있지만 한나라당 후보들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 충남에서는 공천 탈락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이인제(논산, 계룡, 금산) 의원이 민주당과 한나라당 후보의 강한 도전을 받고 있다. 자유선진당은 충남 공주·연기에 심대평 대표를 포함한 2차 공천자 52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이날 심 대표와 함께 이용희 국회부의장을 충북 보은·옥천·영동에, 오효진 전 청원군수를 청주 흥덕 을에 각각 공천했다. 선진당은 그러나 텃밭인 충청권에서 치열한 경합이 펼쳐지는 선거구에 대해서는 대부분 공천을 보류했다. 특히 대전의 경우 시당위원장으로서 일찌감치 1차 공천을 통해 확정된 권선택 의원(중구)을 제외한 5개 선거구 전체에 대해 보류했으며 충남·북에서도 이미 공천이 기정사실화됐던 3명에 대해서만 공천을 확정했다. 선진당은 지난 3월 12일 1차 공천자 15명을 확정한데 이어 18일까지 전국 245개 지역구중 67개 지역공천을 마무리했다. 지역별 공천자 수는 서울과 경기가 각각 16명, 17명으로 다수를 차지했고 부산 2명, 대구 4명, 인천 9명, 대전 1명, 강원 4명, 충남 7명, 충북 2명, 경남 3명, 경북 1명, 제주 1명 등이다. 최연소 후보는 서울 광진 갑에 내정된 26세의 김준교 후보다.

영·호남권, ‘무소속 돌풍’ 예고
이번 총선에서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은 텃밭인 영남과 호남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지난 3월 22일 총선 관심지역 13곳의 전화 여론조사 결과, 무소속 바람이 영·호남의 판세를 흔들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영남과 호남에서는 특히 공천 탈락 후 탈당한 현역 의원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지역이 많다. 부산에서는 친박연대의 엄호성 의원(사하 갑)과 무소속의 유기준(서) 의원이 한나라당 후보를 상대로 접전을 벌이고 있고 대구에서는 무소속 이해봉(달서 을) 의원의 당락 여부가 관심사다. 호남권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홍업 의원(무안, 신안), 최측근인 박지원 전 비서실장(목포)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며 민주당 후보에 강력한 도전장을 냈다.
영남지역 총선은 한나라당의 현역 의원 ‘대학살’(물갈이율 43.5%)에 따른 무소속 바람이 최대 관심사이다. 한나라당은 영남에서 정당 지지도가 61.3%로 독보적인데도 무려 10여 곳에서 무소속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5~6 곳에선 무소속 후보가 여론 지지도에서 한나라당 후보를 앞서거나 박빙의 레이스를 벌이고 있다. 이들의 초반 기세가 마지막까지 한나라당 프리미엄을 넘어설지가 승부의 관건이다.
부산은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김무성(남 을) 의원 등 친(親)박근혜 의원들이 무소속 바람을 주도하고 있다. 당 대변인 출신인 유기준(서) 의원도 무소속 후보로 한나라당 조양환 후보와 경합 중이며, 엄호성(사하 갑) 의원은 한국노총 대외협력본부장 출신인 한나라당 현기환 후보와 표 대결을 벌이고 있다.
대구는 3선의 친박인 이해봉(달서 을), 박종근(달서 갑) 의원이 무소속으로 나섰다. 그런데 박근혜 전 대표의 출마지역(달성)이 이들의 바로 옆 지역이란 점이 관전 포인트이다.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박 전 대표가 이들을 직접 지원하지는 않더라도 ‘박풍(朴風)’의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경북 김천에서 한나라당은 3선의 임인배 의원 대신 이철우 전 경북 정무부지사를 공천했으나 무소속 박팔용 전 김천시장의 만만찮은 도전을 받고 있다. 안동에선 조선일보 워싱턴특파원 출신인 한나라당 허용범 후보와 무소속의 김광림 전 재경부차관이 맞붙었다. 경남의 경우 무소속으로 변신한 최구식·김명주 의원이 각각 한나라당 최진덕·이군현 후보를 상대로 명예 회복에 나선 진주갑, 통영·고성이 관심 지역이다. 김해 을은 최철국 민주당 후보와 한나라당 송은복 후보가, 남해·하동은 한나라당 여상규 후보와 무소속 김두관 후보가 예측 불허의 싸움을 벌일 전망이다.


통합민주당 공천 결과
민주당은 여성 몫인 홀수 번호 후보로 최영희 전 국가청소년위원장(3번), 전혜숙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감사(5번), 전현희 변호사(7번), 신낙균 최고위원(9번), 김상희 최고위원(11번), 박선숙 총선기획단 부단장(13번), 김유정 구 민주당 여성국장(15번)을 선정했다. 또한 짝수 번호인 비례 남성후보로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4번), 정국교 H&T 대표이사, 서정표 선진평화연대 공동대표(8번), 최문순 전 MBC사장(10번), 김충조 최고위원(12번), 안백규 조직위원장(14번) 등을 공천 확정했다. 민주당은 이밖에도 유은혜 부대변인, 한미영 한국여성경제인연합회 수석대표, 한명희 민주당 여성리더십센터 소장, 차영 전 청와대 문화관광비서관, 조현옥 전 청와대 균형인사 비서관, 정강자 국가인권위 상임위원, 김진애 전 대통령자문 건설기술위원장, 서영교 전 청와대 춘추관장, 손혁재 참여연대 정책자문위원, 정성운 당 사무부총장, 민주당 정대철 고문의 아들인 정호준 씨, 박홍수 전 농림부장관, 송철호 전 국민고충처리위원장, 김근식 경남대 북한대학원 교수 등을 15번 이후 번호로 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직능과 분야별 전문가들 또 명망과 실력을 갖춘 분을 모시기 위해 노력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비례대표 숫자에 현실 제약이 있고 당선 가능범위를 현실적으로 판단하다가 보니까 훌륭한 분들 많이 있음에도 충분히 모시지 못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탈락자들을 위로했다.
박상천 대표는 “공천 기준, 방식, 구체적 내용에 들어가 지역구 공천이나 비례 공천이나, 옛 민주당계로서는 불만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그렇지만 한나라당의 독주를 견제하고 소외 계층을 보호해야 한다는 큰 목표로 해서 참고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며 공천 결과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공천 결과
한나라당 4·9총선 공천심사 과정에서 회자되던 당 안팎의 예상은 공천 확정자 통계 분석 결과와 맞아떨어졌다. 당선 확률이 높은 영남권과 서울 강남벨트(서초·강남·송파)에서는 이런 현상이 더 두드러졌다. 물갈이 비율은 현역 교체율은 38.5%, 영남권과 강남벨트에서의 교체율은 44.1%로 더 높다. 심사 초기 공천심사위원회는 “‘법조당’‘서울대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겠다”고 공언했지만 실천은 안 됐다. 현역 의원을 포함해 변호사 57명이 공천을 받았다. 전체의 32.2%에 달하는 수치다. 서울대 출신은 79명으로 전체 후보의 32.2%이다.
영남권과 서울 강남벨트 지역구 69곳에서는 이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이 지역에서는 27.5%가 변호사이고, 43.5%의 후보가 서울대를 나왔다. 여성 몫인 비례대표 1번에는 빈민운동가인 부스러기사랑나눔회 강명순(56) 대표가 배정됐으며, 임두성(58) (사)한빛복지협회 회장이 비례대표 2번을 배정받았다. 대선 당시 당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낸 배은희(48) 리젠바이오텍 대표가 3번을, 강성천(67) 한국노총 부위원장은 노동계 몫으로 4번에 낙점됐다. 이밖에 참여정부 마지막 국방장관 출신으로 한나라당에 전격 입당한 김장수(60) 전 국방장관은 비례대표 6번에 공천됐고, 공천에서 탈락한 정진석(47) 의원이 8번을 배정받았다. 학계에서는 나성린(55) 한양대 교수가 12번으로 공천을 받았으며, 조윤선 한나라당 대변인은 13번으로 비례대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춘식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의 ‘복심’인 이정현(50) 전 경선 캠프 대변인도 각각 당선 가능권인 18번과 22번에 배정됐다. 조 대변인은 이날 비례대표 공천 의결을 위해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당헌·당규에 의해 지역, 직능, 사회 및 당 기여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회 소외계층, 장애인 및 노동계 등 취약계층 인사, 호남출신 인사, 사회 각 분야 직능 대표 등을 균형 안배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비례대표 1번인 강명순 대표에 대해 “우리나라 빈민 운동의 어머니로서 평생 낮은 곳에서 헌신한 분이고 우리사회의 고질적인 빈곤문제 해결을 위한 최적임자”라며 공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호남 출신 인사들을 30번 이내에 7명을 배정해 호남 지역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반영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비례대표 50명의 명단이 발표됨에 따라 한나라당은 눈 앞으로 다가온 18대 총선 공천을 모두 완료했다.


30대 젊은 피, 여의도 정치판 바꾸는 촉매될까
18대 총선 출마자들이 대부분 확정되면서 ‘최연소 국회의원’ 타이틀이 누구에게 돌아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젊은 피’ 등원(登院) 자체가 신선함과 개혁의 상징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18대 총선에서도 30대 젊은 피가 얼마나 국회에 진입해 여의도 정치판을 바꾸는 촉매제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이들은 패기의 정치인답게 ‘실천’과 ‘실용’을 핵심 키워드로 삼았다. 지금까지는 15대 김민석(당시 31세), 16대 임종석(당시 33세), 17대 김희정(당시 33세) 의원이 젊은 정치인의 계보를 형성했다. 지난 1996년 15대 총선에서 30대 국회의원 당선자 수는 불과 7명으로 전체 253명의 2.7%에 불과했다. 이 비율은 이후 16대 총선에서 5.7%(227명 중 13명)으로 증가한 데 이어 17대에서는 9.4%(243명 중 23명)으로 크게 늘었다. 이번 총선에서 각당이 현재까지 밝힌 공천자 명단 가운데 30대 이하는 33명. 한나라당은 전체 245명 중 9명 (4%), 통합민주당 152명 중 6명(3.9%), 자유선진당 67명 중 3명(4.4%), 민주노동당 85명 중 9명(10.5%), 진보신당 21명 중 6명 등이다. 현재까지 최연소 공천확정자는 서울 광진갑에 출사표를 던진 만 26세의 선진당 김준교 후보다.
한나라당의 경우, 17대 국회 최연소였던 김희정 의원이 이번에 부산 연제구에서 재선에 도전한다. 한나라당 텃밭이라 당선 가능성이 높은 그는 국회 30대 기수의 선두로 꼽힌다. 한나라당의 핵심지역 ‘빅샷’ 전략에 따라 서울 노원병에 공천된 홍정욱 전 헤럴드미디어 대표의 키워드는 ‘실천’이다. 홍 후보는 노원지역 경제활성화와 ‘신교육벨트’인 노원교육 업그레이드를 기치로, 노동시간 상한제 등 공약을 제시한 진보신당의 노회찬 후보와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도 전략공천을 준비하고 있어 3파전이 예상된다. 공중파 방송을 통해 일반인에게도 잘 알려진 김동성(37), 강용석(38) 두 변호사는 각각 서울 성동을과 마포을에서 민주당 임종석, 정청래 의원에 도전장을 내 눈길을 끈다.
민주당에선 건국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지난해 당 경선 때 손학규 후보 선대위에서 일했던 강훈식(35) 후보가 이진구 현 의원을 밀어낸 한나라당 이훈규 후보와 충남 아산에서 맞붙는다. 민노당에서는 인권 변호사로 잘 알려진 김승교(39) 후보가 서울 도봉갑에서 김근태, 신지호 후보에 과감히 도전장을 냈다. 국회 안에 30대 젊은 의원들의 숫자가 늘어나면서 이들이 기존 정치권을 변화시켜 줄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총선 민심을 파악하기 위해 최근 지방에서 만난 한 시민은 “정치도 젊은 사람들이 해야 여기저기 잘 돌아다니면서 열심히 한다”며 젊은 정치인에 대한 강한 열망을 나타냈다. 국회에 젊은 피가 많이 수혈돼 지역 발전을 위한 정책 실천보다는 계파 싸움에만 골몰하는 구태의연한 기성 정치를 바꿔달라는 것이다. 김희정 의원은 “국회에서 지역구 관리와 여성 몫, 청년 몫까지 다 하려다 보니 밤잠을 설친 날이 많았다”며 “강한 실천력을 보여줄 젊은 피가 많이 수혈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초경합지역 결과, ‘도로열린당 공천’ 비판 확산
통합민주당이 3월 17일 초경합지역 25곳에 대한 공천 확정자 명단을 발표한 결과, 현역의원은 모두 5명 탈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심을 모았던 최고위원도 2명이 탈락했다. 탈락한 현역의원은 서울 강동(을)지역의 이상경 의원, 광주 동구지역의 양형일 의원, 안산 상록(갑)지역의 장경수 의원, 이은영 비례대표 의원, 홍미영 비례대표 의원 등이다. 최고위원은 서울 성동구(을)에 공천을 신청했던 고재득 최고위원과 전북 고창, 부안에 공천을 신청했던 정균환 최고위원이 탈락의 아픔을 나누게 됐다. 그러나 이날 발표된 결과에서는 탈락자들보다 재공천 된 이들에 대한 말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대부분 열린우리당 출신 및 참여정부에서 역할을 했던 예비후보들이 공천을 받게 된 것. 이날 공천을 받은 盧정권 인사들만 하더라도 친노직계 서갑원 의원, 참정연 출신 백원우 의원, 김만수 전 청와대 대변인, 전해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홍영표 전 재경부 FTA국내대책본부장, 이용섭 전 건설교통부장관 등이다.
앞서 발표된 공천 결과에서도 열린우리당 출신 현역 의원들은 대부분 재공천을 받았으나, 원민주당계 출신 현역의원 및 원외 인사들은 줄줄이 탈락하고 말았다. 또, 참여정부 관료출신 및 청와대 핵심 관계자들도 대부분 공천을 받았다. 이 때문에 공심위의 공정성 여부와는 관계가 없다하더라도 이 같은 공천 결과는 상당한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공심위는 당 안팎으로부터 ‘도로 열린우리당 공천’‘노빠 박재승’ 등의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발표된 서울 초경합지역 8곳 중에서는 강동구(을)지역 현역인 이상경 의원과 용산구에 공천을 신청한 비례대표 이은영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했다. 우선, 강동구(을) 지역에는 원민주당 출신의 심재권 전 의원이 열린우리당 출신의 이상경 의원을 상대로 설욕전을 펼쳐, 공천을 얻어냈다. 용산구는 열린우리당 시절 제6정조위원장을 역임했던 이은영 의원이 비례대표로 이 지역에 공천을 신청했지만, 성장현 전 용산구청장에 밀려 공천에서 탈락됐다. 이밖에 은평(을) 지역의 공천 결과 또한 눈에 띤다. 은평(을)은 최초 6명 정치신인들의 각축전이 벌어졌지만, 송미화 전 서울시의회 의원이 공천을 받게 됐다. 이 지역은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가 민주당과의 선거연합을 바랐던 곳으로, 민주당은 은평(을)에 후보를 내지 않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날 민주당이 공천자를 확정, 발표함에 따라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와의 은평(을) 선거연합은 사실상 물 건너가게 됐다.
경기ㆍ인천 지역에서는 안산상록(갑) 지역의 현역 장경수 의원과 부평(을)에 공천을 신청한 비례대표 홍미영 의원 2명이 공천에서 탈락했다. 특히, 장경수 의원의 경우에는 경선규칙 위반으로 공천 후보 자격이 박탈돼 탈락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그는 여론조사 경선에 앞서 경선예정 사실을 지지자들에게 미리 알렸던 것으로 알려졌고, 상대후보의 이의 제기가 공심위에서 받아들여져 결국 탈락됐다.
이 지역에서는 전해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장경수 의원의 탈락으로 공천을 받게 됐다. 전해철 전 수석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던 청와대 핵심 386인사 중 한 명이다. 또, 부평(을) 지역은 현역 최용규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곳으로 비례대표인 홍미영 의원과 홍영표 전 재경부 FTA 국내대책본부장이 한판 대결을 펼쳤다. 결과는 反FTA 입장이었던 홍미영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하게 됐다.
호남지역은 이번 발표에서 10곳에 대한 공천을 확정지었다. 1명의 현역과 1명의 최고위원이 탈락했지만, 탈락이 예상됐던 현역 의원들은 반대로 재공천을 받는 현상이 나타났다. 동구 지역은 공천이 시작되면서부터 일명 ‘죽음의 조’로 평가돼 왔다. 공천 경쟁률이 높아서가 아닌, 쟁쟁한 예비후보들이 금배지 탈환전을 펼쳤기 때문이다. 이 지역은 노무현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력 주창했던 김한길 의원 그룹인 양형일 의원의 지역구이지만, 양 의원은 ‘3번 구속, 3번 무죄’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박주선 전 의원에 패해 공천에서 탈락하게 됐다. 현역은 아니지만, 공천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던 정균환 최고위원도 전북 고창부안 지역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시게 됐다. 고창부안 지역은 정동영계로 분류되는 현역 김춘진 의원의 지역구로, 김 의원은 이 지역에서 정균환 최고위원을 물리치고 재공천을 받았다. 그러나 김 의원은 뇌물 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중이어서 공천 결과에 따른 논란도 예상되고 있다. 한편, 친노 서갑원 의원은 전남 순천 지역에서 재공천을 받게 됐다. 이 지역은 현역 장복심 의원, 원민주당 출신 김경재 전 의원 및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 허신행 전 농림수산부 장관 등 막강한 예비후보군이 경쟁을 펼쳤으나, 서갑원 의원을 넘어서지 못했다. 친노 핵심인 서갑원 의원이 재공천을 받게 됨에 따라, 이 지역에서도 공심위에 대한 친노 감싸기 논란이 거세게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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