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심마니협회/박만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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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마니협회/박만구 회장
  • 취재_김은예 기자
  • 승인 2008.03.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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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고유 심마니전통문화보전과 산삼 보존에 앞장
최근 산이 황폐해져 가고 있다. 산삼의 보존을 위해 어린 산삼들은 캐지 않고 남겨 두는 것이 중요한데 산삼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마구잡이로 산에 들어와 어린 산삼까지 다 캐서 거의 한 뿌리도 남기지 않고 캐가는 데서 생기는 문제이다. 또한 돈을 목적으로 관광버스를 이용하여 60~100여 명의 회원을 모집하고 산삼 캐는 방법을 가르쳐 산삼 뿐 아니라 희귀 약초까지 전멸시키는 사람들도 있어 전국적으로 산이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한국심마니협회 박만구 회장을 만나 심마니들의 역할과 활동 등을 들어봄을 통해 산삼 보존의 중요성을 제고하려 한다.

2008년 1월의 마지막 날 강원도 춘천은 전날 내린 눈으로 온통 하얗게 덮여 있었다. 기자를 배려해 춘천 시내까지 배웅을 나온 박 회장의 차로 그의 집까지 함께 동행 했다. 박 회장의 집은 춘천에서 보이는 먼 산 아래 자리하고 있었다. 그저 약초 캐는 것이 좋아 모든 것을 버리고 약초 공부를 하러 산으로 들어간 지도 벌써 13년째이다. 그가 손수 지었다는 집은 토속적인 건물에 전통을 살린 장식으로 아기자기하면서도 아늑한 분위기였다. 박 회장이 손수 끓여 준 커피 맛은 찻집의 분위기 같은 집과도 참 잘 어울렸다.


희생’으로 이타(利他) 정신 실현
한국심마니협회(http://www.simkorea.co.kr)는 1999년 12월 산삼의 판로에 대한 어려움과 심마니들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문화생활이 퇴색되어가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에서 처음 출범하였다. 현재 전국적으로 약 1000여 명의 회원들과 400여 명의 정회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강원도 지역에 산삼과 심마니들이 많이 분포한 것을 생각해 춘천에 자리 잡고 있다.
박만구 회장은 전통적인 심마니 정신은 ‘희생’이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심마니란 산삼을 캐는 것을 업으로 삼는 사람으로 산삼을 캐서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들에게 건강을 되찾게 해주는 것에서 보람을 찾는다. 자기 이익 보다는 남의 이익을 더 많이 생각하는 것, 즉 희생하는 정신이 심마니들의 정신인 것이다. 그렇기에 무분별하게 영리를 목적으로 산삼을 캐는 사람들과는 다르며, 산과 산삼을 보존하는 일과 산불예방에 앞장서고 있으며, 사회 자원봉사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협회는 옛날 어인마니라는 전통심마니들이 자신의 것이 되지 않는 것을 알면서도 산에다 씨를 뿌렸던 역할을 현재 담당하고 있다. 전국 각 삼림에 다른 사람들에게 노출되지 않은 상태에서 산삼이 자생하기 좋은 지역에 씨를 뿌리고 있는 것이다. 심마니들에게 있어 산은 생활의 터전임과 동시에 생명의 장이다. 또한 산을 영원히 지켜나가야 할 산주인이며, 산지기들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있다. 박 회장은 “우리는 비영리 단체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산삼을 다른 목적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들로 인해서 심마니들을 나쁜 사람으로 오해하고 평가하는 분들이 계신데 그런 부분들이 가장 안타깝습니다”라고 말하며 그 심정을 토로했다.

산신제를 통한 우리 문화 지킴이
한편 한국심마니협회의 큰 행사 중 하나로 심마니들이 지내는 독특한 산신제가 있다. 산신제는 예부터 우리 민족의 순수한 전통적 신앙이었다. 산신제는 기본적으로 심마니들이 산에서 좋은 심(산삼)을 보게 해달라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지만 그것 외에 산행하는 사람의 무사고와 국가의 안녕을 비는 목적도 있다. 전국산신대제는 전국을 돌며 1년에 한 번 씩 초봄에 매년 이루어지고 있으며 올 해는 구미시에서 3월 중순 이후 하기로 결정이 되었다. 이 산신제엔 250~300여 명의 회원이 함께 참여하는 행사로 중요한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박 회장은 “후세들의 건강을 위해 오늘도 산삼을 가꾸고 지키는 것에 심마니와 어인마니들은 끊임없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있는 한 산삼이 영원히 보존될 것입니다”라고 말하며 눈을 반짝였다. 또한 많은 산삼 확보를 통해 신라시대에 아라비아 상인들에 의해 페르시아만까지 판매되어 국가경제에 도움이 되었듯이 해외에 수출도 하고 외화를 벌어들여 국가 경제에 한 몫을 하자는 소리도 내고 있다. 박 회장과 회원들은 앞으로 협회를 사단법인화 하여 협회원들이 대?내외적으로 좋은 일을 많이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한국심마니협회 박만구 회장 인터뷰
■ 협회원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한국심마니협회원들이 앞으로 해야 할 일은 경쟁력을 갖는 것이다. 한국은 자원이 부족한 국가이며 외국에서도 장뇌삼이라는 산삼을 많이 재배한다. 그런 것들이 국내에 들어와 외화 낭비가 심한 상태이다. 이에 경쟁력을 갖기 위해 좋은 장뇌산삼이나 장뇌삼을 재배?확대하여 수출을 하고 국가 경제에 조그만 보탬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수천 년을 이어져 내려온 한국 심나니 문화가 오늘에 와서 많이 퇴색되어 가고 있는데 그런 부분을 벗어나서 심마니 정신을 이어받고 그 분들이 해왔던 좋은 문화인 산신제, 심마니들이 쓰던 우리 고유의 언어를 보전할 수 있는 길을 걸어 나가는 것이다.
※심마니 고유 언어
도시레미 - 빨강, 파랑, 노랑 등 여러 가지 빛깔
어리꽝 - 산신에게 드릴 제주
디딤이 - 발에 신는 신발
아람채 - 나무를 뽀개고, 쪼개며, 찍고, 팰 때 쓰이는 도끼
넘추리 - 나뭇잎이 떨어지는 낙엽
주루먹 - 피나무 껍질을 이용하여 만든 것으로 등에 짊어지는 망태기

■ 산삼 시장의 투명성 확보 방안
협회의 역할 중 하나가 산삼 시장의 질서를 바로 잡는데 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에 출발이 됐다. 산삼을 사서 드시는 분들께 피해를 줘서는 안 된다. 산삼 가격의 투명성을 위한 것은 시간이 필요한 것이겠지만 기준을 세워 가격 표준을 정해야 한다. 산삼 가격은 해마다 가격 차이가 다르기 때문에 어려운 일이지만 앞으로 협회에서 기준을 세워 나아갈 것이다.

■ 덧붙여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심마니나 약초 캐는 분들은 이것을 생계로 하는 산민(山民)으로서 산과 더불어 일생을 같이하기에 일편담심으로 산(山)을 위한 애착심은 그 누구보다도 강(强)하여 산을 지키고 가꾸는데 지극정성을 다하는 사람들이다. 산행하는 분들이 이 외에 영리를 목적으로 산삼 캐고 찾는 방법 등을 이용함으로 무분별하게 자연이 주는 산을 훼손시키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며 또한, 건강이 극도로 악화되어 산삼이 꼭 필요하신 분들께서는 본 협회나 전국 각 지부의 심마니들로부터 채취된 산삼을 믿고 구매하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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