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 부는 영어바람, ‘영어시대’ 백태
최근 대통령직인수위가 영어 공교육 강화를 중점 과업으로 채택한 가운데 국내 대기업들도 영어 재교육을 강화하고 승진에 반영하고 있는 등 영어에 대한 비중을 높이고 있다. 업계 보고에 따르면 국내 주요그룹 및 업체들은 입사시 영어 능력을 심도 깊게 평가하며 재직 사원들에게는 능력 테스트를 통해 인사 고과를 매기고 영어 회의 등을 통해 글로벌 수준에 맞는 사원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기업 영어회화 강화, 과외 열풍으로 이어져
특히 삼성그룹은 신입사원 채용시 기존의 필기 위주에서 회화력을 대폭 강화해 나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부터는 기존 필기시험(TOEIC, TEPS, TOEFL)뿐만 아니라 영어 회화력 등급도 응시자격에 추가할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 채용에는 필기시험 자격의 경우 인문계, 이공계 모두 TOEIC 730점, TOEFL 545점 이상으로 상향조정할 계획이며, 향후 2~3년내 영어 응시자격은 회화력 등급만 인정할 계획이다.
영어 회화력 기존으로는 오픽(OPic) 및 TOEIC 말하기의 등급을 인정할 계획이며 일정 등급 이상의 지원자는 면접시 회화력 평가를 면제해 준다는 방침이다. 삼성그룹은 각계열사별로 임원직 승격시 영어 능력에 따라 가산점을 주고 있는데 100점 만점에 5점 정도를 가산점으로 반영하고 있다. 1점 차이로 승격의 당락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은데 5점은 승격 여부가 결정되는 중요 판단 기준이 돼 영어 과외 열풍이 벌어질 정도다.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2004년부터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영어면접을 도입해 실생활에서의 의사소통 능력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주재원이나 지역전문가 파견 인력에 대해서는 2~3개월 정도의 외국어생활관 입소를 통해 국제화 회화 능력 향상을 꾀하고 있으며 온라인을 통한 외국어 교육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LG그룹은 LG인화원 교육으로 대표되는 영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특히 LG전자는 올해부터 본격적인 영어 공용제를 실시하며 영어 사용에 적극적이다. LG인화원의 GBC과정은 인화원에서 8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2주간의 합숙을 통해 비즈니스 상황에서의 언어구사 능력과 전문지식을 습득하도록 하고 있다. 과정에 참가한 임직원들은 교육기간에는 오직 영어로만 의사소통을 해야 하며 이름도 각자 영문 이름을 부르게 돼 있다.
LG전자는 부서에 관련 없이 각종 회의와 보고서 작성 등을 원칙적으로 영어를 이용하도록 돼있다. 심지어 LG전자 여의도 트윈타워의 화장실에는 영문보고서를 작성할 때 요긴하게 쓸 수 있는 빈출단어 풀이가 적혀 있을 정도로 LG전자에 부는 영어 바람은 대단하다. 하지만 LG전자 직원들은 과도한 사내 영어 사용으로 인해 만만찮은 압박감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사원은 “글로벌 시대에 영어 사용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점을 인정하지만 영어 사용에 따른 부담감도 적지않다”고 말했다.
車업계도 영어바람, 외국어 집중 프로그램 강화
현대, 기아차는 해외법인 및 해외업체와의 회의 및 공식 문서에 영어가 쓰이고 있으며, 외국인 채용도 늘어나면서 일상 업무 중 영어를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006년부터 대졸 신입사원 채용시 외국인 직원들을 면접관으로 내세워 영어면접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임직원들의 영어구사능력 향상을 돕기 위해 사이버 강의는 물론 외국인과의 전화를 통한 회화학습프로그램, 8주간의 ‘외국어 집중과정’프로그램 등을 진행 중에 있다.
GM대우와 르노삼성은 외국계 기업답게 영어는 ‘사내 의사소통의 기본 언어’로 자리 잡았다. GM다우의 경우 약 40명의 외국인 임원이 있는 만큼 각종 문서 작성, 프레젠테이션, 회의에서 영어가 활용되고 있으며, 사내 대부분의 문서는 국문은 물론 영문으로 작성되고 있다. 어학 능력 향상을 위한 온·오프라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현재 연 인원 4,500명가량이 이를 수강 중이다. 르노삼성 사내에서 영어는 ‘공식 언어’다. 프랑스 르노, 일본 닛산 직원들이 함께 일하고 있는 만큼 영어를 회사 공용어로 쓰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매주 월요일 주요임원회의를 비롯해 월 1회 매니저 간담회, 본부별 회의 등을 모두 영어로 진행되며, 전화통화, 이메일, 팩스, 회의록 등 모든 통신수단은 영어가 기본이다. 토익시험을 볼 경우 일정 점수 이상 획득한 임직원에게 시험비 전액을 지원하고 있다.
직원 영어능력 향상 위해 아낌없이 지원하는 기업들
효성은 글로벌 비즈 외국어 과정에 소수를 선발해 영어교육비를 전액 지원해주고 있다. 해외 사업 비중이 확대되는데 따라 실질적으로 업무와 연계될 수 있도록 어학교육을 개편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승진시 토익 점수가 약 550점 넘어야하는데 이공계 출신 직원들은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는 학습 의욕을 높이고자 랭귀지 펀드(개인별 목표 달성시 10만 원 지급, 미달성시 10만 원 기부)를 운영하고 있다. 또 지난해부터 자발적 신청을 받아 이중언어 시범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약 30개 팀이 선발됐으며 올해는 선발 중이다.
포스코에서는 주로 해외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에서 영어를 주로 사용하지만, 제철소 현장에서도 외국인과 일을하는 기회나 외국인 방문이 많다는 점에서 영어사용이 보편화돼있다. 이에 따라 일과를 마친 뒤 또는 주말을 이용해 어학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장 맞춤형 ‘철강기술영어’과정을 개설해 놓고 있다. 또한 온라인을 통한 교육도 진행 중이다. 외부 전문교육기관에 위탁해 어학과 관련한 115개 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외국인과의 전화통화를 통한 영어 교육과정도 실시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수출이 전체 매출의 85%이상을 차지하는 기업이자 선박 영업상 고급 비즈니스 영어를 사용하는 빈도가 높다는 점에서 영문으로서의 문서 작성과 회화 등 업무상 영어 사용이 일반화돼있다. 현대중공업은 임직원들의 영어 구사능력 향상을 위해 2003년부터 사이버러닝을 개설해 운영해오고 있으며, 영어 교육과정과 관련한 프로그램만 230여 개에 달한다. 강의료는 전액 회사가 지원한다.
항공업계, 영어 능력은 승진과 직결돼
대한항공은 토익에 의뢰해 영어자격증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1~3급까지 있다. 대리나 과장으로 승진하려면 3급, 차장 그리고 부장이 되려면 2급을 따야한다. 이 영어자격증 과목에는 듣기, 필기시험, 말하기 등으로 나눠져 있다. 기장들은 매년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권고 기준에 맞추기 위해 영어 능력을 테스트 받고 있어 영어 과외까지 별도로 받을 정도로 스트레스가 심한 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토익 점수를 기준으로 1~5급까지 나눠 3급 이상이 돼야 승진이 가능하다. 3급은 토익 630점 수준이며 최근 들어 이 점수 또한 올라가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또한 회사 내에 외국인 승무원과 외국인 기장들도 많아 공고문 등을 낼 때에는 한글 벽보와 더불어 영어 벽보도 함께 붙일 정도로 영어가 생활화돼있다.
롯데그룹은 전 계열사에서 승진시 공인 능력시험 점수를 반영한다. 3년차 이상 계장급 직원이 과장급으로 승진할 때에는 반드시 일정 수준 이상의 영어나 일본어 자격증 점수가 있어야 하며 나머지 직급간 승진 심사 때에는 시험 성적을 제출하면 가산점을 준다.
신세계는 2006년 3월부터 백화점 직원에 한해 과장과 부장 진급시 원어민 영어인터뷰를 실시, 심사에 참고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백화점 본사나 각 점포별로 승진 대상자들이 영어 스터디를 꾸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 모임이 사내 동호회로 등록되면 회사에서 활동비의 50%를 지원해주며 필요시 강사 섭외도 도와준다.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은 오래전부터 직원들의 영어 능력 강화의 필요성을 느껴왔으며 새정부의 영어 공고육 활성화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면서 “아울러 기업 자체적으로 영어를 강조하고 있어 직장인들로서는 심적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회의시간, 과묵한 직원들이 늘고 있다
인사고과에 영어 반영비율이 높은 한 금융회사에 다니는 이모(37)씨는 “대부분 직원들이 새벽에 영어학원을 다니고 있고 최근에는 1대1 외국인 영어 과외수업을 받는 직원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영어공교육 강화 방침을 선언한 가운데 일선 기업들에서도 ‘영어 생활화’를 강조하면서 각종 신풍속도를 펼쳐내고 있다.지난 2월 1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을 필두로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영어 말하기시험을 채용시험 뿐 아니라 승진시험 등에서도 본격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서두르고 있다. 동부그룹은 사원들을 대상으로 매월 4주차 금요일에 영어(G-TELP) 말하기 테스트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영어 이외에도 중국어(TSC)와 일어(SJPT)도 평가해 인사에 반영할 방침이다. 삼성그룹은 올 하반기 채용부터 토익, 토플 등의 점수를 상향 조정하는데 이어 향후 2∼3년내 영어 응시자격은 회화력 등급만 인정할 계획이다. 사내 영어 교육 프로그램도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3개월 동안 강도 높은 외국어 합숙교육을 하는 삼성의 외국어 생활관 등에 지원자가 몰릴 것으로 예상 된다”면서 “외국어 생활관은 삼성직원들 사이에서는 ‘벙어리도 말을 하게된다’고 할 만큼 적지 않은 발전을 가져다준다”고 말했다. 취업·승진 영어시험시장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올해에는 말하기 영어시험시장의 규모가 필기시험시장 규모를 앞지를 것으로 전망된다.현재 영어말하기 시험시장은 필기시험 시장(300만 명)의 10분의 1 수준이지만, 응시료가 필기시험 응시료의 3∼5배 수준이기 때문에 60만 명 이상이 응시할 것으로 보이는 올해엔 필기시험 시장을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box기사 한국 영어공교육 방침에 뉴질랜드가 ‘술렁’
한국의 신정부가 영어 공교육 강화방침을 밝히면서 뉴질랜드의 각 급 교육기관과 유학알선업체들이 크게 걱정하고 있다고 뉴질랜드 헤럴드가 지난 2월 12일 보도했다. 헤럴드는 뉴질랜드에 유학하는 중국 학생들의 숫자가 급감하면서 한국 유학생들이 그 동안 뉴질랜드 유학시장의 주요 수입원이 돼 왔으나 신정부 발표로 이 같은 기조가 바뀔 것으로 보인다며 그같이 밝혔다. 신문은 신정부가 4조 원의 예산을 들여 2만3,000여 명의 영어 교사를 채용하고, 영어 서적들을 비치한 도서관들을 건설하는 등 학생들이 영어를 배우는 데 도움이 되는 자원을 확충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며 이에 대한 뉴질랜드 관계자들의 반응을 소개했다. 오클랜드 노스 쇼어 지역에 있는 벨몬트 중학교의 브루스 커닝햄 교장은 한국 정부의 공교육 방침이 뉴질랜드 교육기관들에게는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스 쇼어 지역에 있는 학교들에 재학하고 있는 유학생들의 대다수는 한국 학생들로 우리는 자체적으로 조성하는 학교 운영기금을 주로 그들에게 의존해오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벨몬트 중학교의 경우 학비를 내는 유학생들의 숫자는 2003년 29명이었으나 금년은 단 2명의 한국 학생들뿐이다. 커닝햄 교장은 “우리 학교가 유학생들로부터 벌어들인 수입은 지난 2006년 11만4,000달러였으나 지난해는 6만6,000달러로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로부터 받는 예산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좋든 싫든 우리는 유학생들이 내는 학비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의 한 유학알선 업체 대표는 한국 유학생들의 숫자가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뉴질랜드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고 있어 한국인들은 뉴질랜드 보다는 미국, 캐나다, 호주를 더 선호하고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한국 교육 환경의 변화로 더 많은 학생들이 한국을 떠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미 당국에서는 외국에 유학가려는 학생들에게는 시험을 보게 하고 인터뷰를 하는 등 까다롭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헤럴드는 뉴질랜드내 각 급 학교에 유학하고 있는 한국 유학생들의 숫자는 1만5,000여 명으로 집계되고 있다면서 한국 유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나라는 미국으로 지난 해 대학 에 6만2,400명이 등록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신문은 이어 이명박 정부의 방침이 유학생들의 숫자를 줄이고 이미 뉴질랜드 등 외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까지 불러들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그 같은 구상이 지금까지는 잘 먹혀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신문은 14세 된 조안나 김이라는 한 한국 여학생의 경우를 예로 들면서 영어를 배우기 위해 오클랜드에 온 지 이제 4개월 밖에 되지 않았으나 두 달 뒤 비자가 만료되면 비자를 연장하지 말라는 어머니의 전화를 받았다면서 그러나 현재는 3월에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신정부의 최종 방침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김양은 “한국 학교에서는 가끔 영어 교사들이 한국어로만 영어를 가르쳐 우리들이 제대로 영어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없기 때문에 부모들은 아이들을 외국으로 보내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제 신정부가 정책을 바꿔 영어 교사를 더 많이 채용한다고 하니 고국으로 돌아가는 게 좋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헤럴드는 이어 한국 부모들의 영어 교육열과 관련, 부모들이 자녀들의 영어 교육에 기꺼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면서 그렇게 하면 해외는 물론이고 한국에서 일자리를 얻는 데 크게 유리하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신문은 삼성 경제연구소 자료를 인용해 한국의 영어 교육시장이 1년에 200억 달러 규모에 육박하고 있다면서 이는 한국의 각 가정이 자녀들의 영어 교육을 위해 매달 평균 70만 원씩 쓰고 있다는 계산이 된다고 밝혔다. 한편, 뉴질랜드에 유학하고 있는 외국 유학생들의 숫자는 지난 2002년 12만6,919명까지 증가했으나 지난 2006년에는 9만3,421명으로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대통령직인수위가 영어 공교육 강화를 중점 과업으로 채택한 가운데 국내 대기업들도 영어 재교육을 강화하고 승진에 반영하고 있는 등 영어에 대한 비중을 높이고 있다. 업계 보고에 따르면 국내 주요그룹 및 업체들은 입사시 영어 능력을 심도 깊게 평가하며 재직 사원들에게는 능력 테스트를 통해 인사 고과를 매기고 영어 회의 등을 통해 글로벌 수준에 맞는 사원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기업 영어회화 강화, 과외 열풍으로 이어져
특히 삼성그룹은 신입사원 채용시 기존의 필기 위주에서 회화력을 대폭 강화해 나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부터는 기존 필기시험(TOEIC, TEPS, TOEFL)뿐만 아니라 영어 회화력 등급도 응시자격에 추가할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 채용에는 필기시험 자격의 경우 인문계, 이공계 모두 TOEIC 730점, TOEFL 545점 이상으로 상향조정할 계획이며, 향후 2~3년내 영어 응시자격은 회화력 등급만 인정할 계획이다.
영어 회화력 기존으로는 오픽(OPic) 및 TOEIC 말하기의 등급을 인정할 계획이며 일정 등급 이상의 지원자는 면접시 회화력 평가를 면제해 준다는 방침이다. 삼성그룹은 각계열사별로 임원직 승격시 영어 능력에 따라 가산점을 주고 있는데 100점 만점에 5점 정도를 가산점으로 반영하고 있다. 1점 차이로 승격의 당락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은데 5점은 승격 여부가 결정되는 중요 판단 기준이 돼 영어 과외 열풍이 벌어질 정도다.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2004년부터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영어면접을 도입해 실생활에서의 의사소통 능력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주재원이나 지역전문가 파견 인력에 대해서는 2~3개월 정도의 외국어생활관 입소를 통해 국제화 회화 능력 향상을 꾀하고 있으며 온라인을 통한 외국어 교육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LG그룹은 LG인화원 교육으로 대표되는 영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특히 LG전자는 올해부터 본격적인 영어 공용제를 실시하며 영어 사용에 적극적이다. LG인화원의 GBC과정은 인화원에서 8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2주간의 합숙을 통해 비즈니스 상황에서의 언어구사 능력과 전문지식을 습득하도록 하고 있다. 과정에 참가한 임직원들은 교육기간에는 오직 영어로만 의사소통을 해야 하며 이름도 각자 영문 이름을 부르게 돼 있다.
LG전자는 부서에 관련 없이 각종 회의와 보고서 작성 등을 원칙적으로 영어를 이용하도록 돼있다. 심지어 LG전자 여의도 트윈타워의 화장실에는 영문보고서를 작성할 때 요긴하게 쓸 수 있는 빈출단어 풀이가 적혀 있을 정도로 LG전자에 부는 영어 바람은 대단하다. 하지만 LG전자 직원들은 과도한 사내 영어 사용으로 인해 만만찮은 압박감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사원은 “글로벌 시대에 영어 사용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점을 인정하지만 영어 사용에 따른 부담감도 적지않다”고 말했다.
車업계도 영어바람, 외국어 집중 프로그램 강화
현대, 기아차는 해외법인 및 해외업체와의 회의 및 공식 문서에 영어가 쓰이고 있으며, 외국인 채용도 늘어나면서 일상 업무 중 영어를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006년부터 대졸 신입사원 채용시 외국인 직원들을 면접관으로 내세워 영어면접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임직원들의 영어구사능력 향상을 돕기 위해 사이버 강의는 물론 외국인과의 전화를 통한 회화학습프로그램, 8주간의 ‘외국어 집중과정’프로그램 등을 진행 중에 있다.
GM대우와 르노삼성은 외국계 기업답게 영어는 ‘사내 의사소통의 기본 언어’로 자리 잡았다. GM다우의 경우 약 40명의 외국인 임원이 있는 만큼 각종 문서 작성, 프레젠테이션, 회의에서 영어가 활용되고 있으며, 사내 대부분의 문서는 국문은 물론 영문으로 작성되고 있다. 어학 능력 향상을 위한 온·오프라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현재 연 인원 4,500명가량이 이를 수강 중이다. 르노삼성 사내에서 영어는 ‘공식 언어’다. 프랑스 르노, 일본 닛산 직원들이 함께 일하고 있는 만큼 영어를 회사 공용어로 쓰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매주 월요일 주요임원회의를 비롯해 월 1회 매니저 간담회, 본부별 회의 등을 모두 영어로 진행되며, 전화통화, 이메일, 팩스, 회의록 등 모든 통신수단은 영어가 기본이다. 토익시험을 볼 경우 일정 점수 이상 획득한 임직원에게 시험비 전액을 지원하고 있다.
직원 영어능력 향상 위해 아낌없이 지원하는 기업들
효성은 글로벌 비즈 외국어 과정에 소수를 선발해 영어교육비를 전액 지원해주고 있다. 해외 사업 비중이 확대되는데 따라 실질적으로 업무와 연계될 수 있도록 어학교육을 개편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승진시 토익 점수가 약 550점 넘어야하는데 이공계 출신 직원들은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는 학습 의욕을 높이고자 랭귀지 펀드(개인별 목표 달성시 10만 원 지급, 미달성시 10만 원 기부)를 운영하고 있다. 또 지난해부터 자발적 신청을 받아 이중언어 시범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약 30개 팀이 선발됐으며 올해는 선발 중이다.
포스코에서는 주로 해외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에서 영어를 주로 사용하지만, 제철소 현장에서도 외국인과 일을하는 기회나 외국인 방문이 많다는 점에서 영어사용이 보편화돼있다. 이에 따라 일과를 마친 뒤 또는 주말을 이용해 어학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장 맞춤형 ‘철강기술영어’과정을 개설해 놓고 있다. 또한 온라인을 통한 교육도 진행 중이다. 외부 전문교육기관에 위탁해 어학과 관련한 115개 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외국인과의 전화통화를 통한 영어 교육과정도 실시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수출이 전체 매출의 85%이상을 차지하는 기업이자 선박 영업상 고급 비즈니스 영어를 사용하는 빈도가 높다는 점에서 영문으로서의 문서 작성과 회화 등 업무상 영어 사용이 일반화돼있다. 현대중공업은 임직원들의 영어 구사능력 향상을 위해 2003년부터 사이버러닝을 개설해 운영해오고 있으며, 영어 교육과정과 관련한 프로그램만 230여 개에 달한다. 강의료는 전액 회사가 지원한다.
항공업계, 영어 능력은 승진과 직결돼
대한항공은 토익에 의뢰해 영어자격증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1~3급까지 있다. 대리나 과장으로 승진하려면 3급, 차장 그리고 부장이 되려면 2급을 따야한다. 이 영어자격증 과목에는 듣기, 필기시험, 말하기 등으로 나눠져 있다. 기장들은 매년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권고 기준에 맞추기 위해 영어 능력을 테스트 받고 있어 영어 과외까지 별도로 받을 정도로 스트레스가 심한 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토익 점수를 기준으로 1~5급까지 나눠 3급 이상이 돼야 승진이 가능하다. 3급은 토익 630점 수준이며 최근 들어 이 점수 또한 올라가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또한 회사 내에 외국인 승무원과 외국인 기장들도 많아 공고문 등을 낼 때에는 한글 벽보와 더불어 영어 벽보도 함께 붙일 정도로 영어가 생활화돼있다.
롯데그룹은 전 계열사에서 승진시 공인 능력시험 점수를 반영한다. 3년차 이상 계장급 직원이 과장급으로 승진할 때에는 반드시 일정 수준 이상의 영어나 일본어 자격증 점수가 있어야 하며 나머지 직급간 승진 심사 때에는 시험 성적을 제출하면 가산점을 준다.
신세계는 2006년 3월부터 백화점 직원에 한해 과장과 부장 진급시 원어민 영어인터뷰를 실시, 심사에 참고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백화점 본사나 각 점포별로 승진 대상자들이 영어 스터디를 꾸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 모임이 사내 동호회로 등록되면 회사에서 활동비의 50%를 지원해주며 필요시 강사 섭외도 도와준다.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은 오래전부터 직원들의 영어 능력 강화의 필요성을 느껴왔으며 새정부의 영어 공고육 활성화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면서 “아울러 기업 자체적으로 영어를 강조하고 있어 직장인들로서는 심적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회의시간, 과묵한 직원들이 늘고 있다
인사고과에 영어 반영비율이 높은 한 금융회사에 다니는 이모(37)씨는 “대부분 직원들이 새벽에 영어학원을 다니고 있고 최근에는 1대1 외국인 영어 과외수업을 받는 직원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영어공교육 강화 방침을 선언한 가운데 일선 기업들에서도 ‘영어 생활화’를 강조하면서 각종 신풍속도를 펼쳐내고 있다.지난 2월 1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을 필두로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영어 말하기시험을 채용시험 뿐 아니라 승진시험 등에서도 본격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서두르고 있다. 동부그룹은 사원들을 대상으로 매월 4주차 금요일에 영어(G-TELP) 말하기 테스트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영어 이외에도 중국어(TSC)와 일어(SJPT)도 평가해 인사에 반영할 방침이다. 삼성그룹은 올 하반기 채용부터 토익, 토플 등의 점수를 상향 조정하는데 이어 향후 2∼3년내 영어 응시자격은 회화력 등급만 인정할 계획이다. 사내 영어 교육 프로그램도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3개월 동안 강도 높은 외국어 합숙교육을 하는 삼성의 외국어 생활관 등에 지원자가 몰릴 것으로 예상 된다”면서 “외국어 생활관은 삼성직원들 사이에서는 ‘벙어리도 말을 하게된다’고 할 만큼 적지 않은 발전을 가져다준다”고 말했다. 취업·승진 영어시험시장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올해에는 말하기 영어시험시장의 규모가 필기시험시장 규모를 앞지를 것으로 전망된다.현재 영어말하기 시험시장은 필기시험 시장(300만 명)의 10분의 1 수준이지만, 응시료가 필기시험 응시료의 3∼5배 수준이기 때문에 60만 명 이상이 응시할 것으로 보이는 올해엔 필기시험 시장을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box기사 한국 영어공교육 방침에 뉴질랜드가 ‘술렁’
한국의 신정부가 영어 공교육 강화방침을 밝히면서 뉴질랜드의 각 급 교육기관과 유학알선업체들이 크게 걱정하고 있다고 뉴질랜드 헤럴드가 지난 2월 12일 보도했다. 헤럴드는 뉴질랜드에 유학하는 중국 학생들의 숫자가 급감하면서 한국 유학생들이 그 동안 뉴질랜드 유학시장의 주요 수입원이 돼 왔으나 신정부 발표로 이 같은 기조가 바뀔 것으로 보인다며 그같이 밝혔다. 신문은 신정부가 4조 원의 예산을 들여 2만3,000여 명의 영어 교사를 채용하고, 영어 서적들을 비치한 도서관들을 건설하는 등 학생들이 영어를 배우는 데 도움이 되는 자원을 확충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며 이에 대한 뉴질랜드 관계자들의 반응을 소개했다. 오클랜드 노스 쇼어 지역에 있는 벨몬트 중학교의 브루스 커닝햄 교장은 한국 정부의 공교육 방침이 뉴질랜드 교육기관들에게는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스 쇼어 지역에 있는 학교들에 재학하고 있는 유학생들의 대다수는 한국 학생들로 우리는 자체적으로 조성하는 학교 운영기금을 주로 그들에게 의존해오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벨몬트 중학교의 경우 학비를 내는 유학생들의 숫자는 2003년 29명이었으나 금년은 단 2명의 한국 학생들뿐이다. 커닝햄 교장은 “우리 학교가 유학생들로부터 벌어들인 수입은 지난 2006년 11만4,000달러였으나 지난해는 6만6,000달러로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로부터 받는 예산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좋든 싫든 우리는 유학생들이 내는 학비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의 한 유학알선 업체 대표는 한국 유학생들의 숫자가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뉴질랜드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고 있어 한국인들은 뉴질랜드 보다는 미국, 캐나다, 호주를 더 선호하고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한국 교육 환경의 변화로 더 많은 학생들이 한국을 떠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미 당국에서는 외국에 유학가려는 학생들에게는 시험을 보게 하고 인터뷰를 하는 등 까다롭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헤럴드는 뉴질랜드내 각 급 학교에 유학하고 있는 한국 유학생들의 숫자는 1만5,000여 명으로 집계되고 있다면서 한국 유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나라는 미국으로 지난 해 대학 에 6만2,400명이 등록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신문은 이어 이명박 정부의 방침이 유학생들의 숫자를 줄이고 이미 뉴질랜드 등 외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까지 불러들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그 같은 구상이 지금까지는 잘 먹혀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신문은 14세 된 조안나 김이라는 한 한국 여학생의 경우를 예로 들면서 영어를 배우기 위해 오클랜드에 온 지 이제 4개월 밖에 되지 않았으나 두 달 뒤 비자가 만료되면 비자를 연장하지 말라는 어머니의 전화를 받았다면서 그러나 현재는 3월에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신정부의 최종 방침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김양은 “한국 학교에서는 가끔 영어 교사들이 한국어로만 영어를 가르쳐 우리들이 제대로 영어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없기 때문에 부모들은 아이들을 외국으로 보내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제 신정부가 정책을 바꿔 영어 교사를 더 많이 채용한다고 하니 고국으로 돌아가는 게 좋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헤럴드는 이어 한국 부모들의 영어 교육열과 관련, 부모들이 자녀들의 영어 교육에 기꺼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면서 그렇게 하면 해외는 물론이고 한국에서 일자리를 얻는 데 크게 유리하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신문은 삼성 경제연구소 자료를 인용해 한국의 영어 교육시장이 1년에 200억 달러 규모에 육박하고 있다면서 이는 한국의 각 가정이 자녀들의 영어 교육을 위해 매달 평균 70만 원씩 쓰고 있다는 계산이 된다고 밝혔다. 한편, 뉴질랜드에 유학하고 있는 외국 유학생들의 숫자는 지난 2002년 12만6,919명까지 증가했으나 지난 2006년에는 9만3,421명으로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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