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철의 사랑이야기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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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철의 사랑이야기를 만나다
  • 이지원 기자
  • 승인 2016.03.23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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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시, 스토리텔링으로 관광자원화

[시사매거진]‘옥 같던 그대 얼굴 묻힌 지 몇 해던가. 누가 그대의 원혼을 하늘에 호소할 수 있으리…진한 피 깊이 간직하고 죽고 나도 인연이 이어졌네’

200여 년 전 목숨을 걸고 사랑을 지킨 한 여인에게 그녀의 남자가 바친 시로, 비문에 새겨져 애잔함을 전하고 있다.

조선시대 서울과 부산을 연결하는 영남대로의 한 지점으로 충주 수안보 입구 에 위치한 박석고개(돌고개,石峴) 인근에는 애절한 사랑을 담은 묘가 자리하고 있다.

묘의 주인공은 조선 후기의 문신으로 제주 목사(순조 11년), 충청도관찰사(순조 13년)를 거쳐 중추부지사를 지낸 조정철(趙貞喆,1751~1831)이다.

정조 시해음모사건에 연루돼 1777년 제주도로 유배 갔던 조정철은 제주 여인 홍윤애(홍랑, 洪娘)와의 애절한 사랑이야기로 유명하다.

1781년 노론파 조정철의 집안과 할아버지 때부터 원수지간이었던 소론파 인물이 제주목사로 부임하면서 이들의 사랑은 비극으로 치달았다.

조정철의 죄상을 캐고자 했던 목사는 홍윤애를 문초했고, 잔인한 매질로 결국 홍윤애는 생을 마감했다.

1805년(순조 5년) 사면 복권된 조정철은 27년간의 유배에서 풀려났고, 1811년에는 환갑의 나이에 제주목사로 부임해 홍윤애의 묘를 찾아 애절함을 담은 비문을 남겼다.

제주도립무용단은 지난해 제48회 정기공연으로 홍윤애와 조정철의 애절한 사랑이야기를 테마로 한 창작 무용 작품을 선보였고, 제주도 출신의 소리꾼인 이원경은 제주의 ‘성춘향’인 홍윤애를 주제로 창작 판소리를 내놓았다.

충주시는 박석고개, 조정철 관찰사의 사랑이야기, 거룡목 등을 주제로 스토리텔링하고 조산공원 생태테마탐방로와 연계해 수안보의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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