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집트국제밸리댄스협회/아하마드 교수, 김경민 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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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집트국제밸리댄스협회/아하마드 교수, 김경민 협회장
  • 취재_정재원 부장/홍기원 기자
  • 승인 2008.0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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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의 춤’ 밸리댄스의 묘한 매력에 빠지다
밸리댄스를 통해 이집트와의 문화교류를 추진하다
인류 4대 문명 발상지 중 하나인 ‘파라오의 나라’ 이집트는 그 명성은 매우 널리 알려졌지만 이집트의 구체적인 문화는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우리나라에 가장 많이 알려진 이집트 문화를 꼽자면 밸리댄스를 들 수 있는데, 이집트의 문화는 신비함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래서 이집트에 여행을 가서 큰 감흥을 받지 못하고 돌아오는 사람도 죽기 전에 다시 이집트를 찾는다고 한다. 그만큼 중독성이 있는 문화를 지닌 나라가 이집트다.

종종 우리 민족을 ‘한(恨)의 민족’이라 표현한다. 또 한편에선 우리 민족을 ‘신바람 민족’이라 표현하는 사람들도 많다. 어떤 표현이 더 적합한 표현인지 구분하긴 어렵지만 적어도 표현의 역사만큼은 ‘신바람 민족’이 더 오래되었다고 할 수 있다. 신라의 최고문장가로 꼽히는 고운(孤雲) 최치원은 ‘난랑비서문(鸞郞碑序文)’에서 “나라에 현묘한 도가 있으니 말하기를 풍류라 한다(國有玄妙之道曰風流)”라고 우리 민족의 기질을 표현했다. 뒤이은 풍류에 관한 설명을 옮기자면 유불선(儒佛仙) 삼교의 가르침을 모두 포괄하며 모든 생명을 가까이하면 저절로 감화한다는 내용이 나온다. 타문화일지라도 신명나게 받아들이고 만나는 사람마다 신명나게 놀면서 친해지는 우리 문화를 풍류만큼 적절하게 표현할 단어는 없을 듯하다. (사)이집트국제밸리댄스협회의 아하마드 압둘 아짐 교수(대구예술대학교)와 김경민 협회장의 만남, 그리고 그 후의 인연은 이런 풍류라는 흐름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볼 수 있다.


예술이 맺어준 인연
예술이라는 부분이 예술가와 예술가 사이에서만 공감대가 형성되었다면 인류의 문명에 크게 이바지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아하마드 교수와 김경민 협회장이 처음 만난 1993년, 아하마드 교수는 이집트의 탄누라 무형문화재로 최고의 대우를 받으면서 밸리댄스로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던 중 한국을 찾게 되었는데, 당시 김경민 협회장은 63빌딩 홍보팀에서 근무하던 홍보담당자였다. 아하마드 교수의 공연을 지켜본 김경민 협회장은 처음 본 ‘탄누라’의 매력에 완전히 빠져들었다고 한다. 둘은 국적, 언어, 인종, 종교도 달랐지만 첫눈에 서로에게 반해 결혼을 약속했고 20여 명 남짓한 하객들의 축복 속에 부부로서의 연을 맺는다.
지구 반대편 이집트에서 김경민 협회장은 이집트의 무형문화재가 한국에서 귀한 손님을 모셔왔다며 공주와도 같은 대접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모국에 대한 그리움은 잊히지 않았다고 한다. “외국에 나가면 애국자가 된다는 말이 실감이 나더라고요. 한국 사람을 만나면 잘해주어야 하겠다는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집트에서 딸이 사고로 세상을 떠나자 이 부부는 이집트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그 슬픔을 잊고자 한국으로 오게 되었다.


이집트 현지 교류에 중점
(사)이집트국제밸리댄스협회는 이집트와의 교류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5년째 이집트 현지 연수를 진행 중이며, 올해 6월에도 ‘아할란와사할란 밸리댄스 국제페스티벌’ 참가 등 현지 연수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오는 2월 22일부터 세계적인 밸리댄스 안무가인 라키아 핫산을 초빙해 진행될 워크숍 준비도 한창이었다. “앞으로 한국에서 밸리댄스가 활발히 보급되어 이집트 최고의 강사들이 직접 한국에 오게끔 하고 싶습니다”라는 김경민 협회장의 계획이 이제 실현 직전까지 온 것이다. 아하마드 교수와 김경민 협회장은 부부이지만 아하마드 교수는 밸리댄스 강습에만 전념하고, 김경민 협회장은 협회운영에 주력하는 방법으로 일만큼은 서로 영역을 존중하며 활동하고 있었다. “부부지만 각자 영역은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밸리댄스를 무척 좋아하지만 배우지 않았어요.”
그들이 6월에 참가할 ‘아할란와사할란 밸리댄스 페스티벌’은 40여 개의 나라에서 수천 명이 참여하는 세계적인 무대이다. 김경민 협회장은 “밸리댄스는 테크닉 위주로 배우다 보면 한계에 부딪힌다”고 말했다. 이집트 문화에 대해 전반적인 이해 없이는 밸리댄스의 진정한 매력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밸리댄스를 하나의 문화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들이 매년 이집트 현지 연수를 추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하마드 교수는 이집트에 관해 ‘문명의 발상지로서 신비롭고 베일에 가려진 나라’라고 소개했다. 이집트가 풍요롭고 문명의 발달한 나라여서 잦은 외침을 받은 역사는 우리나라와도 비슷한 점이 있다. 이곳에서 지도자반을 마치는 사람들은 한 해에 500여 명 정도. 이들은 밸리댄스뿐 만 아니라 이집트와 한국 간의 문화교류에도 큰 몫을 하게 된다.

이집트 문화관 설립 추진
김경민 협회장은 이집트에 있을 때에도 이집트인들에게 한국의 문화를 접하게 하여 한국에 관해서는 삼성, 현대 등 대기업만 있는 줄 아는 그들이 한국을 자세히 이해하도록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또한, 이집트에서 공연을 할 때에도 부채춤을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고 한다.
김경민 협회장은 한국에서도 같은 계획을 추진 중이다. 한국에서 이집트의 문화를 알릴 수 있는 이집트 문화원 설립이 그것이다. 이집트인들이 한국에 오면 출입국 검사소에서부터 까다로운 검색을 받는다고 한다. 언어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이집트인들은 여기에서 적잖은 곤란함을 겪게 되는데 그럴 때면 가끔 이집트 대사관보다 이집트국제밸리댄스협회로 전화를 한다고 한다. 김경민 협회장은 밸리댄스같은 부분적인 문화교류가 아닌 이집트 문화를 총괄적으로 소개할 수 있다면 이런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선입견을 좁힐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작년에는 ‘2007대구음식관광박람회’에 이집트 음식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집트 음식을 통해 이집트 문화를 이해하고 그로서 밸리댄스를 온전히 이해하게끔 하려는 취지였다고 한다.
우리나라 문화도 아닌 낯선 이집트의 춤에 매혹되어 이제 양국 간의 활발한 문화교류에 골몰해하는 김경민 협회장을 보면서 우리 민족을 ‘신바람 민족’이라 표현하고 ‘풍류’라는 고유의 흐름에 깊은 동감을 하게 된다. 아하마드 교수와 김경민 협회장 같은 이들이 왕성한 활동을 벌여 자연스럽게 이집트 문화를 알리고 이집트 문화로써 밸리댄스를 배우는 날이 가까워지길 기대한다. 우리 문화를 세계화한다는 것은 우리 것만을 고집하는 것이 아닌 함께 어우러져 풍류로 승화시키는 것에 진정한 의미가 있을 것이다.


아하마드 교수에게 듣는 밸리댄스의 특징
밸리댄스는 걸음마만 하면 시작할 수 있는 춤으로서 5천 년 전부터 내려온 무용이다. 특히 옷 자체가 화려하고 남자 파트너없이 추는 춤이어서 진정 ‘여성의 춤’이라고 할 수 있다. 밸리댄스는 몸 전체를 움직이는 춤이기 때문에 몸 전체의 밸런스가 좋아진다. 그리고 아랍음악의 묘한 음률을 느끼며 성격 또한 맑게 변하는 효과를 맛볼 수 있다. 의사들은 분만 2시간 전에도 임신부에게 밸리댄스를 권유한다. 산모가 분만 전 몸 전체를 움직여 주면 그만큼 분만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집트에서는 흔히 밸리댄스 지도자는 남자가 하고 밸리댄서를 여자가 한다. 지도자는 공연을 하지 않고 그렇게 해서 지도자는 오로지 학생들의 강습에만 전념하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저마다 스타일이 달라서 강사와 제자는 어머니와 아이 간의 유대와 느낌으로 학습에 임해야 효과가 극대화된다. 내 가족처럼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35개국을 돌아다녔지만 한국 사람들이 가장 열심히 배우는 것이 느껴져서 가르친 것이 아깝지가 않다. 아내가 태어난 나라인 한국이 늘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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