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여성정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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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의 여성정치가
  • 글_이수인 기자
  • 승인 2008.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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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스마 리더십으로 나라를 다스리는 우먼파워
政商을 향한 질주, 세계 여성정치가들이 정권을 흔들고 있다
전 세계 정치권에 거센 ‘女風’이 불어 닥치고 있다. 여태까지 정치는 정책결정권한 대부분이 남성 위주로 독점되어 왔다. 하지만 남녀평등을 주장하는 여성들이 정치권력을 획득하며 정치참여에 활발한 향상을 보이고 있다. 세계는 더 이상 여성대통령, 여성 총리, 여성 CEO등의 말이 낯설지 않다. AP, 포보스 등 외신은 재계와 문화계 등을 이어 권력의 정점인 정치수반에 오르는 여성들이 늘어나면서 ‘여성 정치시대’를 조명하였다. 우리나라 역시 여성의 경제활동인구가 1000만 명을 넘어서면서 남성의 3분의 2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수동적이고 종속적인 지위에서 벗어나 동등한 위치에서 카리스마 리더십으로 남성 못지않은 정치활동을 펼치고 있는 여성정치가들을 비롯한 각계의 우먼파워 행보에 기대해본다.


우리나라 여성정치의 현실
조선시대는 유교사상이 현저히 영향을 미치는 정립된 사회였다. 그로부터 여성이 지도자로서 나선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사회적 위치와 차별을 겪어오던 여성들이 조선 후기 19세기 말엽부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성운동을 시작하며 개혁과 변화에 대해 앞장 서 정치, 경제, 문화적 활동을 전개시켜 나갔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여성의 권리를 펼치기에는 한계가 드러났었다.
21세기에 진입하며 한국 역시 여성정치(gender politics)가 부각을 보이고 있다. 남녀의 역할분담이 뚜렷하게 나뉘어져 있던 보수적인 한국 사회에서 여성의 정치참여는 패러다임의 변혁을 가져온 것이다. 한국의 여성정치는 비정부 조직 및 민간여성단체에 의해 시작되었다. 1980년대 독재정권에서 벗어나 민주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여성들의 정치활동에 시발점이 되었다. 정치적 정당성이 부족한 정권을 비판하며 출발한 여성정치는 적극적인 참여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우리나라 역사로 보았을 때 여성정치가들의 수는 급격히 높아졌지만 선진국과 비교하였을 때 아직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민주주의가 이행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는 여성정치 참여율을 참고 할 수 있다. 여성적 관점이 투영됨으로서 여러 방면에 새로운 문화를 정착할 수 있다. 여성의 정치참여는 여성만을 위한 참여가 아니다. 남성과 여성의 특징을 살려 상호보완적인 관계로 정치계 발전을 유도한다. 그러므로 국가를 비롯한 국민들은 여성의 정치참여를 적극 독려할 필요성이 있다. 한국 속설 중에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세월이 변하였고 더 이상 여자는 약한 동물이 아니라는 것을 사회 생활을 하다보면 속속들이 드러난다.
현재 한국의 여성정치가로서는 한나라당 박근혜 前대표와 국내 최초의 여성총리인 한명숙 前 국무총리,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대통합민주신당 추미애 의원,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 등이 女風의 주역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 박근혜 前대표는 2007년 17대 대선을 공략하려 하였지만 아쉽게도 당내 경선에서 패배하였다. 경선에 패배했음에도 불구하고 박 前대표는 어느 언론사에서 주최한 설문조사에서 ‘영향력있는 한국 우먼파워’에서 1위를 기록하였다. 또한 2007년 9회째 맞이한 ‘백봉신사상’을 수상하였다. 이는 언론 정치부 기자들이 가장 신사적인 의원에 수여하는 상으로서 리더십, 업적, 교양과 지성 및 모범적인 의정활동 등에 의해 선정되는 것으로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최초 여성 수상자인 것에 의미를 둔다. 한명숙 前 국무총리는 2000년 새천년 민주당 전국구 의원으로 16대 국회의원이 된 후 여성부장관, 환경부장관, 열린우리당 상임중앙위원, 2004년 고양 일산 갑 국회의원을 역임하며 비례대표 의원이 아닌 대망의 지역구 의원으로 명실상부한 여성정치인이다. 또한 2006년 4월 그녀는 제37대 국무총리로 취임하면서 초대 여성부 장관에 이어 국내 초대 여성 총리의 자리에 오르며 인정받는 여성 정치세력에 앞장서게 된다. 강금실 前 법무부 장관은 2003년 참여정부에서 제55대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되어 2004년까지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법무부 장관을 지냈다. 장 前 법무부 장관은 임기동안 개혁적인 업무 추진과 엔터테이너적인 리더십으로 주목받았다. 대통합민주신당 추미애 의원은 1995년 새정치국민회의 입당으로 정치계 활동을 시작으로 지방자치경찰제 기반마련을 비롯하여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을 보좌하며 정치계에 한 획을 그은 인물로 손꼽힌다. 마지막으로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은 25년의 노동운동 끝에 17대 국회의원이 되었다. 그녀는 1985년 군사정권 최초의 정치적 연대파업투쟁인 구로동맹파업에 나섰다가 10년간 수배되기도 하였고 1990년 전국 노동조합협의회에서 투쟁국장과 조직국장을 역임하며 민주노조운동에 앞장섰다.
최근 송영선 한나라당 의원이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81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 결과 국민 10명 중 4명은 18대 국회에 여성의원이 지금보다 2배 더 많은 30% 수준이 돼야 한다고 응답자 41.5%가 여성 정치참여에 대해 지지하였다.


글로벌 여성시대, 나라의 주역이 된 우먼파워
1866년 영국에서 여성들이 투표권을 요구하고, 1869년 미국 여성들이 ‘여성 참정권’을 주장하면서부터 여성들의 참정 요구 역사가 130여 년간 이어져 오고 있다. 특히 2차 세계 대전 이후 여성의 정계 진출이 급속도로 늘어났다. 여성의 정치참여율이 높은 선진국이나 향상된 국가들은 대부분 적극적 조치나 할당제를 보장하고 있다. 같은 아시아 국가인 일본은 1946년 여성에게 남성과 평등한 권리가 부여되었다. 1994년 선거법을 개정한 후 비례대표제 의석을 전체 의석 500석 중 200석으로 확대시킴으로서 일본 여성들의 의회진출이 활발해 졌다. 또한 지방의회의 여성 진출이 높아질 수 있었던 데에는 여성단체와 카데렌의 자발적인 선거자원봉사 지원활동의 영향이 매우 크다. 중국의 사회제도는 가족이 바탕이 되고 있다. 하지만 마르크시즘이 파급되며 전통적인 가족중심사상이 부정적으로 주장되었고 공산주의 정권이 들어서며 중국여성들의 사회진출이 성장하였다. 현재 중국은 성장, 시장, 위원장 등 각급 정부와 지도기관의 고위직에 여성이 반드시 참여하도록 추진하고 있다. 약 200년 전 프랑스 혁명을 통해 근대적인 민주주의 질서를 보여준 프랑스는 여성의 투표권과 피선거권이 1944년이 되서야 인정되었다. 여성들의 정치참여는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여성문제를 정치화할 필요성을 느낌으로서 적극적인 태도로 직면하였다. 프랑스는 할당제의 효과를 발휘하기 위하여 정부와 정당, 시민단체가 여성정치교육에 높은 관심을 확대시키며 현재는 유럽연합국가 가운데 하위권에 머물고 있지만 미래를 예상했을 때 획기적인 전환을 기대해본다. 마지막으로 영국의 현황을 살펴보면 노동당의 여성정책에 대한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여성의원수가 두 배 이상 증가하였다. 1980년대 말 노동당의 지도층은 정당 내 모든 조직에 여성할당제를 채택하는 것을 포함하여 여성 지위를 강화시키는 등 포괄적인 적극적 노력을 보였다.
정치개혁에 발맞춰 한국뿐만 아니라 각국의 정치권에 강한 女風이 불고 있다. 최근 미국은 ‘힐러리 다이앤 로덤 클린턴’ 대선후보와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활약에 주목하고 있다. 힐러리 다이앤 로덤 클린턴 대선후보는 42대 대통령 빌 클린턴의 부인으로 유명하다. 그녀는 변호사 활동을 하며 정치인 남편의 내조자 역할을 완벽히 소화해냈다. 명문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한 수재로서 똑똑하고 당찬 모습을 보여주며 정치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힐러리는 최근 미국의 칼 번스타인이『힐러리의 삶』이라는 신간을 내놓아 화제가 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이 책을 정치 일대기의 표본이라 평가하였다. 르윈스키와 남편의 스캔들에 미국 전역이 떠들썩할 때에도 남편 곁을 꿋꿋하게 지켜내었다. 그 사건으로 인하여 대중들의 냉정했던 관심을 받으며 상원으로 진출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이젠 힐러리는 반대로 남편의 보좌를 받으며 2008 미 대선을 공략하고 있다. 그녀의 야심찬 야망에 미국은 물론 전 세계가 떠들썩하다. 미국의 국무장관 ‘콘돌리자 라이스’ 역시 미국뿐만이 아니라 세계적인 인물로 떠오르고 있다. 그녀는 미국 최초 여성 안보보좌관으로 부시 父子의 행정부에서 대통령의 외교정책에 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더구나 콘돌리자 라이스는 흑인으로서 1994년 최연소, 첫 여성, 첫 흑인이라는 타이틀로 스탠퍼드대학교 부총장을 역임하였다. 언론에서는 그녀에 대해 강한 자유의 소유자라고 평가하며 정확한 분석의 소유자이자 다양하고 복잡한 주요 현안을 간단명료하게 설득하는 특이한 능력의 소유자라며 여성 대통령 후보감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콘돌리자 라이스는 인종차별의 아픔을 이겨내고 높은 지위를 차지하였기 때문에 더욱 세간의 집중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여성대통령으로는 필리핀의 ‘아로요’, 칠레 ‘바첼레트’, 아일랜드 ‘메리 매컬리스’, 핀란드의 ‘타리야 할로넨’이 대표적이고 뉴질랜드 ‘헬렌 클라크’, 독일의 ‘메르켈’, 캐나다의 ‘미셸 장’등 각국의 총리로 남성 못지않은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 아르헨티나에서는 사상 최초로 부부대통령이 탄생되어 이슈가 되었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데 키르치네르가 남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의 뒤를 이어 당선되었다. 그녀는 변호사, 상원의원, 퍼스트 레이디, 대통령 당선에 이르기까지 남편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의 후광을 뛰어넘었다.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그녀의 강력한 카리스마에 ‘파타고니아의 표범’이라는 별명까지 만들었다. 페르난데스는 대학 졸업 이후 산타 크루스 주 리오 라예가고스 시에서 변호사 생활을 하였고 시의원 활동까지 역임하였다. 그 후 산타 크루스 주지사에 당선되며 중앙정치 무대에 본격적으로 활동영역을 넓혀갔다. 이들 부부로 인하여 세계 두 번째 부부 대통령이 탄생할 것인가를 놓고 미국의 대선결과에 세간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여성의 정치참여’ 지속적인 관심 필요
전 세계적으로 여성들의 정치참여에 대한 열망이 높아지며 각국에서는 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여성정치센터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여성 유권자 파워는 금방 식어버리는 ‘정치적 유행’으로 끝나기 쉽다고 지적하였다. 여성의 적극적인 정치참여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연성력과 평화와 조화 지향적인 여성, 여성 세계관의 공급이 절실하다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한국 여성정치의 발전 속도는 진보적이다. 꾸준한 발전을 도모시키기 위해서는 여성 스스로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힘을 인식함으로 시작된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차기정부 10대과제’에는 남북 여성의제 개발과 사업추진을 놓고 여성평화전문가를 적극 양성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며 사안으로는 ▲남북정상회담 등 중요 남북 고위급회담에 여성대표 20% 임명 ▲통일?국방?외교부처에 5급 이상 여성공무원 20% 임명 ▲통일?국방?외교부처 정부위원회에 여성위원 비율 40% 확보 ▲통일?국방?외교분야 여성공무원 훈련기회 강화 및 전문가 양성 ▲민간 차원의 남북여성 평화포럼?건강포럼?직업훈련포럼 상설화 등이 거론되었다. 이는 여성들의 정치적 할당을 넓혀가기 위한 방안으로 본다. 연구 책임을 맡은 변화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선을 앞둔 후보들을 향해 “여성?가족정책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실질적인 국정운영 과제로 채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번 연구의 가장 큰 목표”라며 각인시켰다.
아직 비례하지 못하는 여성정치참여 비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남녀평등 이념 및 문화의 형성, 여성할당 30% 법제화에 따른 정당 내 여성후보 공천할당제의 현실화, 여성의 정치지도력 향상을 위한 교육훈련의 개발 및 확대, 여성단체의 조직력 및 연대강화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양성 대책을 전문가들은 요구하고 있다. 여성정치세력화 주요한 매개체는 여성 스스로의 조직 연대에 비중을 두고 있다. 여성들 스스로 적극적인 사회참여로서 미래사회에도 그 역할이 중대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전히 페미니즘으로 접근하는 여성의 정치참여에 대한 논란이 되고 있다. 사회 ? 정치적 페미니즘 운동은 남성 지배적 사고와 가부장적 구조에 대한 공개적인 투쟁의 목소리를 높이는 특징을 띠고 있다. 공격적이고 일방적인 여성 정권의 특징을 타파해야만 성 평등의 영역을 넓혀 현실적인 여성 참여 정치가 성립된다.
과연 한국은 2010년까지 국회 내 여성 의석이 전체 30%를 차지하는 할당제가 도입될 것인가. 여성정치가 민주화 과정을 통해 비제도적인 정치참여와 제도적인 정치참여, 정치권 내부로의 참여로 성격이 변화되었던 경험을 통해 긍정적인 측면이 보인다. 전문가들은 또한 “정당의 모든 기간조직에 일정 비율의 여성당직자를 임명하여 여성의 지도력 강화와 여성지도자 발굴과 양성에 힘써야 한다. 한편, 당내 여성정치인 인력은행제도를 운영하여 여성정치인, 여성후보자, 여성 선거자원봉사자, 여성참모 인력을 파악하고, 필요시 적합한 인재를 추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정당 내에 여성정치특별기금을 설치하여 선거 시 여성후보의 조직 활동이나, 선거자금 등을 지원하는 방안도 모색하여야 한다” 며 여성후보자의 육성을 위한 여성 정치교육 시스템 교육에 대한 방침을 내놓았다.
세종리더십개발원 김은경 원장은 “이제 정치는 사회구성원들의 삶을 보살피고 향상시키는 것으로 21세기가 원하는 정치인의 자질은 현재 정치권의 키워드인 교육, 환경 등 여러 가지 부분을 동시에 아우를 수 있는 것이고, 이 점에서 여성이 더 앞선다”며 여성 정치 파워의 핵심을 정치를 바라보는 시각의 변화를 설명하였다.
더 이상 여성은 사회적으로 보호받아야 하는 약한 존재가 아닌 정치과정에 한 일원으로 공헌하고 있다. 한국의 역사를 보았을 때 국가의 심장을 뛰게 하는 우먼파워, 세계 각국의 정상을 향한 여성정치가들의 활동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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