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차 문화협회 규방다례보존회/이귀례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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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차 문화협회 규방다례보존회/이귀례 이사장
  • 취재_이수인 기자
  • 승인 2007.1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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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차 문화 대중화, 세계화에 앞장
차 문화 차별화를 통해 차 산업의 세계화를 이룩한다
급격히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우리는 각종 스트레스에 노출되며 심신이 불안정한 상태이다. 또한 연말 각종 행사로 음주문화의 폐해가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지나친 음주문화를 대신해 차를 마시며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지친 심신에 활력을 주는 일이 될 것이다. 차는 오래전부터 꾸준히 섭취해온 기호음료로서 건강 기능 성분이 많아 웰빙 식품으로 각광을 받아 왔다. 바쁜 일상 속에 지쳐있는 현대인들의 정신수양과 인격도야에 도움을 주는 차는 단순히 기호음료라는 개념을 떠나 마음으로 음미할 줄 아는 미덕에 주목해야 한다.

예부터 많은 문인과 학자들은 차를 즐겨 마셨는데, 특히 조선후기 대표 학자인 정약용은 호를 茶山이라고 칭할 만큼 차에 대한 애착을 보였다. 하지만 동양 3국이라 불리는 한국, 일본, 중국 세 나라 중 한국만 차 문화를 더 이상 계승시키지 못하였다. 일본과 중국은 지역차별화를 위한 지역 명차를 많이 개발한데 비해 한국은 일부 지역에서만 생산되고 있다. 1979년 창립한 사단법인 한국 차 문화협회는 차 문화의 대중화와 전통예절 교육의 필요성을 일깨움으로써 전문 사범 육성을 통해 맥을 이어가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 차 문화협회 이귀례 이사장은 한국의 차(茶)문화를 보급시키고 개발에 큰 공헌을 세우고 있다.


40여 년을 계승시켜온 한국 차 문화
이귀례 이사장은 어렸을 적 조부(祖父)로부터 호남지역 생활다례를 배워오다가 1970년대 중반 본격적으로 차 문화 알리기 활동을 시작했다. 이 이사장은 규방다례를 기초로 생활 차 예절과 전통 절 예절, 선비차 및 가루차 행다를 보존하고 보급시키는 일을 하고 있다. 규방다례란 독특한 규방의 문화 속에 꽃피운 예의범절로서 부녀자들이 방에서 행하는 차 다루는 법과 제반 다반사를 의미한다. 복잡하고 엄격한 차 문화와 예절에 대해 가르치면서도 마음가짐에 대한 중정(中正)을 중요시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차는 인화(人和)입니다. 차는 남을 배려하게 합니다. 나를 낮추고, 남을 배려하는 정신의 열린 마음으로 남을 미워하거나 시기하는 마음을 버리기 때문에 차는 입이 아닌 마음으로 마신다고 하지요”라며 차 문화 정신을 강조했다. 차에 대한 이 이사장의 애착은 남다르다. 전남 신안마을에서부터 민통선 대성마을까지 전국의 학교를 방문하여 청소년들의 올바른 인성 형성을 위한 무료 차예절 교육을 실시하였다. “우리의 차 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중국이나 일본과 차별화를 시켜야 하고 안전화?대중화, 세계화를 이룩하여야 합니다” 라며 한국 차 문화의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해외로는 우리 규방다례 시연과 전통 궁중의상 및 서민의상 소개 행사를 개최하고, 국내에서는 도시지역 등 문화 소외 지역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차 문화를 통한 예절 교육에도 앞장 서 보급 활동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귀례 이사장은 한국의 차 문화를 보급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제 29회 ‘문화의 날’ 을 맞이하여 정부로부터 ‘문화훈장’ 을 수훈 받았으며 , 2002년에는 규방다례가 인천광역시 무형문화재 제11호로 지정되었으며 이귀례이시장이 기능보유자로 인증되었다. 수많은 차 문화 보급 활동을 하면서도 이 이사장은 40여 년 간 차 생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한국의 차 문화』(열화당) 종합교양서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이 책을 통해 차의 기원과 역사, 성분과 효능, 차의 종류와 규방다례에 대한 설명, 우리가 실생활에서 잘못 알기 쉬운 절 예절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놓았다. 세대를 불문하고 국민문화로서 차 예절을 배워야한다고 가르치는 이 이사장. 다도 교육은 사회생활에서 필요한 인품과 인성을 교육시킨다. 이러한 교육을 통해 인격 형성과 정서적인 안정감과 함께 사회의 한 일원으로 승격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마음으로 마시는 차, 오감으로 느끼다
하루에 손님접대를 하다 보면 자연스레 40~50잔의 차를 마신다는 이귀례 이사장. 차를 생활화한 결과인지 그녀는 여전히 고운 피부와 건강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 이사장은 “아무리 좋은 차와 물이 준비 되어있다 해도 우려내는 물의 온도와 시간이 적당하지 못하면 차의 깊은 내향을 느낄 수 없습니다”라며 차에는 쓴맛, 단맛, 떫음, 신맛, 짠맛의 오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오감으로 마시는 차에 대해 “눈으로 차의 색을, 귀로는 물 끓는 소리를, 코는 향기를, 혀로 맛을, 손으로는 따스함을 즐기는 겁니다”라고 전했다. 이러한 이 이사장의 설명을 들으며 마시는 차의 향은 어느 때보다 더 마음을 감싸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차의 오미는 우리의 인생 맛과 동일하지 않을까. 어떠한 방법으로 우려내 향을 내느냐에 따라 그 맛도 달라지니 말이다. 정성스럽게 우려낸 차 한 잔이 주는 마음이 사람보다 더 진할 때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차는 입으로 마시지만 마음으로 느낀다는 말에 더욱 공감하게 된다. 우리는 차를 마시며 약리작용만 생각하게 되는데 정신작용 또한 따져봐야 한다. 황금만능주의와 출세주의로 사회적 불안이 커져만 가는 요즘, 막상 자신을 돌아 볼 여유를 만들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차 문화에 대한 수련과정을 통해 우리는 심적 안정과 선진 국민으로서 품격을 갖추어 자기관리의 매개물로 활용할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한다. 아울러 추운 겨울, 따뜻한 차 한 잔으로 서로의 얼었던 마음을 녹이는 것 또한 값진 일이 될 것이다.


규방다례 보존회, 한국 차 문화협회 이귀례 이사장 인터뷰
“한국의 차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는데 혼신의 힘을 기울일 것”
한국차문화협회는 전국의 지부에서 배출된 많은 차 생활 예절 지도사범들의 활동으로 유치원과 각 급 학교에서 차 예절을 가르치는 곳이 많이 늘었다. 현재 협회 산하 국내 18개 지부와 해외 2개 지부 등에서 교육을 받은 ‘어린이 차생활 예절 전도사’가 최소 25만 명에 이르고 있다. 차 문화를 통해서 ‘나눔’과 ‘배려’라는 인화의 보편적 가치를 어릴 적부터 실천해 본다는 의미로도 충분히 차세대를 겨냥한 차 문화 계승발전의 가능성은 제시되었다고 볼 수 있다.
각종 행사를 주최하며 한국 차 문화를 알리는데 노력을 가하고 있는데, 특히 지난 2000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는 ‘전국 인설 차 문화전-차 예절 경연대회’는 40여 년간 전국을 대상으로 차 문화 보급과 올바른 차 예절 교육을 위해 헌신한 결실이라 볼 수 있다. 국내는 물론이고 95년부터는 독일, 인도, 미국, 중국, 스리랑카까지 진출하며 차 문화 교류와 보급에도 큰 힘을 기울이고 있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차의 깊은 맛과 멋을 음미할 줄 아는 가슴으로 차를 대할 때 차 문화의 대중화와 글로벌화는 우리 곁에 가깝게 다가서 있을 것이다. 21세기는 문화 수출시대로써 우리의 전통문화를 아끼고 키우는 것이 세계화를 대비해 가장 필요한 것임을 모두가 명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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