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예술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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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과 예술의 만남
  • 글_이준호 기자
  • 승인 2007.1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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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블리스 오블리제의 또 다른 이름 메세나
메세나는 브랜드와 기업·국가 이미지 제고를 위한 전략적인 마케팅 활동
메세나(Mecenat)라는 프랑스 말은 고대 로마제국의 정치가로 예술을 후원하는 데 헌신적이었던 마에케나스(Gaius Clinius Maecenas :BC 70 ~ AD 8)의 이름에서 비롯되었다. 이는 문화, 예술, 스포츠에 대한 지원은 물론이고 사회, 인도적 차원에서 공익 사업을 후원하는 모든 활동이나 그 후원자를 뜻하는 말이었지만 오늘날에는 주로 기업의 문화, 예술, 과학에 대한 후원이나 지원을 메세나라고 부른다.



인류의 역사를 뒤돌아보면 어느 국가나 민족이 크게 부흥해 그 주변을 평정하고 위세를 떨칠 때, 안으로는 학문이나 예술을 크게 장려했으며 특히 상류층 사람들은 앞장서서 사재를 기꺼이 희사하며 문화 활동을 독려했다. 근래에 들어서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사회 공헌 활동과 예술 활동 지원 등의 문화 마케팅을 통해 기업의 이미지제고를 위한 방법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 등의 선진국에서는 20여 년 전부터 기업 이윤의 사회 환원과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해 기업인들이 참여하는 메세나 성격의 협의회를 조직해서 각종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해 왔다. 미국의 경우 1967년 록펠러 재단이 주도하여 기업예술지원회가 설립되었고 이웃 나라 일본은 1990년에 기업 메세나 협의회를 발족해 오늘날에 이르렀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4년 김영삼 대통령이 기업인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앞으로는 정치 자금을 받지 않을 테니 문화예술에 투자해 달라'는 요청을 계기로 한국기업메세나협의회가 탄생되었다.


메세나 활동의 시작과 발전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도덕적 활동이 강조되면서 '메세나(mecenat)'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문화예술가들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던 로마제국의 정치가 마에케나스(Gaius Clinius Maecenas)에서 유래한 메세나라는 용어는 1967년 미국에서 기업예술후원회가 발족하면서 사용되기 시작했고, 이 후 각국의 기업인들이 메세나협의회를 설립하면서 기업의 각종 지원 및 후원 활동을 통틀어 일컫는 말로 쓰이고 있다. 기업이 사회와 경제의 중심으로 자리 잡은 오늘날의 메세나 활동은 개인이 아니라 기업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공공의 지원이 충분히 미치지 못해 존립이 위태로운 문화예술 활동을 지속적으로 지원함으로써 기업의 이윤과 남는 역량을 사회로 환원하고자 함이 바로 메세나의 정신인 것이다. 우리보다 앞서 기업의 메세나 운동을 전개했던 나라들의 경우 단편적인 지원보다는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나 신념에 상응하는 특정 분야의 활동에 대해 집중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물질적인 후원에 머무르지 않고 인적자원과 여타의 역량까지 투입함으로써 지원의 성과를 배가시키고 지원 대상의 목표와 성취를 함께 공유해 더 큰 보람을 얻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의 메세나 활동
세계적인 컴퓨터 기업인 IBM은 자체적으로 보유한 기술력을 활용해 1998년 세계문화재 복원과 각종 문화이벤트를 지원하는 "이컬쳐프로젝트"를 시행중이고 2000년엔 인터넷을 통해 러시아의 에르미타주 미술관을 관람할 수 잇는 디지털도서관을 구축하는 등의 문화후원 활동을 하고 있ㄷ. 세계 3위의 자동차 기업 도요타는 1985년부터 "일본아마추어 오케스트라연맹"과 공동으로 매년 청소년 오케스트라캠프와 콘서트 홀이나 미술관을 운영할 "아트매니져"를 육성하기 위해 미술, 무대예술, 음악 3분야의 강좌를 실시하고 있다. 소니는 1984년 "소니음악예술진흥회" 를 설립해 음악, 오페라, 무용 등 예술보급을 목표로 신인예술가 육성, 국제 예술교류 촉진 등을 지원하고 있고 기기제작기업인 히타치는 1950년대 교향악단과 관현악단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세계 최대 생활 용품 및 식품회사인 유니레버는 1979년 스리랑카 토착문화를 보호하기 위해 유니레버 문화신탁기금을 설립, 운영중이고 13개국 1만5천여명이 참여하는 " 국제아동예술 프로젝트 " 도 지원하고 있다. 독일 자동차기업 BMW는 뮌헨의 BMW박물관을 통해 어린이관람객을 위한 안내책자를 발행하고 1992년부터는 명절기간 " 어린이 영화축제 " 를 벌이고 있다. 1997년부터는 바이에른 주립가극단과 " 모두를 위한 오페라 " 를 개최하고 있는데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 이외에도 유럽의 대쵸적인 에너지기업 E.ON의 경우, 뒤셀도르프에 " 쿤스트팔라스트 예술박물관 " 을 세웠고, 원자력발전대기업인 프랑스의 EDF는 공해기업이란 회사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특수조명기술을 개발, 이를 이용하여 파리 에펠탑 등의 문화유산에 무료로 조명장치를 설치해 문화기업의 이미지를 구축했다 .

기업들은 왜 메세나 활동을 하는 것일까
한 조사결과에 의하면 기업이 메세나 활동을 하는 제일 큰 이유가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해” 라고 나타났으며 실제 효과 면에서 상당히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메세나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서도 효과적인 것이다. 기업은 항상 경제적인 도약을 시도하게 되는데 메세나를 통해 자신을 둘러싼 사회 문화적 환경에 참여함으로써 이를 정당화하기가 쉬워질 수 있는 것이다. 또 메세나를 하는 기업의 이름이 언론의 경제면뿐만 아니라 사회나, 문화면 등 다양한 기사에 등장함으로써 의미 있고 품격 있는 기업으로 보다 폭 넓은 사회계층에게 알려질 수 있다. 여기에다 메세나는 기업이 목표시장을 개척하거나 지역사회와의 원활한 관계를 형성하고자 할 때에도 효과적이다.


예술 활동 후원을 통한 브랜드 구축
이러한 메세나는 문화예술의 이미지를 빌어 브랜드와 기업·국가 이미지 제고를 위한 전략적인 마케팅 활동뿐만 아니라, 스포츠마케팅 분야까지 확산됐다. 즉, 스포츠 활동 지원 역시 넓게 보면 메세나의 범주에 포함된다는 얘기다. 실제 세계적 스포츠 이벤트는 모두 글로벌 기업들이 치른다. 미국의 코카콜라는 지난 1930년 제1회 월드컵 대회를 시작으로 최근까지 무려 70년 동안 월드컵을 후원해 왔다. 코카콜라가 전 세계 시장을 굳건히 장악할 수 있는 배경에는 월드컵과 올림픽 명장면들을 통해 '코카콜라 = 지구촌 음료'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면도기 회사인 질레트와 필립모리스, 아디다스, 후지필름, 에비앙생수 등 많은 기업들 역시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지구촌 스포츠 행사에 스폰서로 참여함으로써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 올렸다. 일본 국내 브랜드에 불과했던 아식스와 미즈노가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한 것도 지난 68년 도쿄 올림픽 후원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LG전자 등 국내 기업들도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쉽게 다가가기 위해 국제 스포츠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이처럼 기업의 후원활동이 점차 마케팅 수단으로 확대되면서 전시적이거나 홍보성 의도로 변질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으나, 반면에 후원이 효과적인 브랜드 구축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기업은 전략적인 후원활동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 즉, 기업이 음악회나 전시회 등의 이벤트를 후원하거나 직접 개최하는 것은 고객들이 그 기업 브랜드와 연결고리를 형성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기업은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공연 등의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발표회, 시연회 등을 개최하여 잠재고객의 관심을 유발하거나, 문화행사 및 사은행사 등을 통해 기존 고객에게 가시적이고 독특한 보상(reward)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이벤트 상황에서 편안한 커뮤니케이션을 유도함으로써 충성도 높은 고객과의 결속을 강화시키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후원활동이 언론에 보도된다면 브랜드 구축의 목표를 달성하기가 보다 수월해 질 수 있다. 퍼블리시티(publicity)는 광고보다 비용 면에서 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신뢰도도 훨씬 크기 때문에 기업은 후원활동 시작에 앞서 전략적인 퍼블리시티 계획을 수립하여 적절한 시기에 브랜드가 언론에 보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업은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
메세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기업들은 이로 인한 효과에 대해 높은 기대감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그 효과를 측정할 수 있는 사람이나 도구, 시스템은 지금까지 어디서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측정할 수 없는 효과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메세나를 통해 기업이 누리는 효과는 무엇일까. 최근 호주문화인문재단에서 발표한 한 자료에 의하면 문화예술에 대한 투자로 기업은 3가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보고서는 우선 기업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기업이라는 인식, 즉 기업의 정당성(Corporate Legitimacy)을 확보하고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으며, 둘째는 시장우위 효과로 기업의 인지도 제고·고객유치·가격 프리미엄 획득, 매출 증대와 같은 시장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또 종업원 혜택으로 종업원의 자긍심·창의적 사고·만족도 증대 등과 같은 효과를 누릴 것이라고 기술했다. 메세나 활동의 효과와 관련해서 공식적으로 발표된 첫 자료였다. 효과를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던 국내 기업들도 보고서 발표를 계기로, 메세나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정립하기 시작했다. 지원 규모를 늘리고 있을 뿐 아니라 지원 형태도 과거의 수동적인 방식에서 능동적 형태로 변화시킨 것이다. 한국메세나협의회가 올 초에 국내 매출액 기준 5백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백97개 기업이 총 1천5백17억 원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수치는 2002년 2백97개 기업이 7백19억 원을 지원한 것과 비교하면 양적인 면에서 큰 폭의 성장을 보인 것이다. 하지만 이 자료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양적 팽창이 아니라 참여 기업들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들이 문화예술 지원 사업에 적극적으로 동참했기 때문이다. 이는 대기업과 더불어 중소기업들도 메세나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어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업은 어떤 생각을 해야 하나
기업들은 그동안 메세나를 사회공헌 활동 범주에 포함시키지 않아 불우이웃이나 수재민 돕기처럼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지 못했다. 문화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가진 일부 기업들만 사회에 이윤을 환원한다는 차원에서 문화예술 지원 사업을 벌였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 메세나로 인해 기업과 브랜드 이미지가 고급화되고, 매출 증대가 실제 수치로 나타나면서 기업들은 인식을 전환하기 시작했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사회공헌 활동 가운데 문화예술 지원 비중이 점점 높아지는 것이다. 전경련이 지난해 2백2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 실태조사’를 보면 사회공헌 분야(기부) 비율 가운데 문화예술 분야는 전체의 7.7%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연도별 추이를 보면 1998년 3.1%, 2000년 2.0%에서 2002년 7.7%로 크게 증가했다. 사회공헌의 카테고리 안에서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함께 최근 메세나 활동의 영역에 새로 포함된 유적·전통문화 분야 지원도 지난 2000년에는 0.5%였지만, 2002년에는 0.7%로 증가했다. 이러한 수치에서 알 수 있듯이 문화예술에 대한 기업들의 사회공헌도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사회공헌이라는 큰 범주 안에서 메세나라는 카테고리가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인식 전환을 조기에 인지한 기업들은 메세나 활동을 마케팅과 연계하려는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메세나협의회 홍보팀장은 “최근 기업들이 메세나 활동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은 소비자의 문화 욕구가 상승해, 이를 통한 기업 이미지 제고 효과가 높아진 데 따른 것”이라며 “사회공헌이 아닌 마케팅의 일환으로 생각하는 기업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메세나 활동 어떻게 발전해야 하나
프랑스나 이탈리아 같은 문화예술 강국이나 체코, 러시아처럼 문화예술이 발전한 나라들은 일상 속에 문화예술이 자연스럽게 녹아있다. 음향시설이 갖춰진 대단한 무대가 아닌 공원 한복판에서 연주를 하고, 거리를 지나면서 낱장으로 된 공연 전단지를 몇 장씩이고 받아볼 수 있다. 그들에게 있어 문화생활이란 격식을 갖추고 많은 돈을 들여서 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건 쉽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일상이자 하나의 습관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문화예술 특히, 순수예술이라고 하면 어렵게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순수예술은 돈 많고 여유 있는 일부 사람들이 즐기는 것이라는 고정관념도 팽배해 있다. 현실적으로 사회적 지위와 체면 유지를 위해 공연장을 찾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이는 근본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순수 문화에 대한 친숙함이 부족하고, 어려서부터 경험과 훈련을 받지 못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선진국의 경우, 문화에 대한 기업의 관심은 고급예술 문화를 유지시키는 프로그램부터 소외계층의 문화 나눔까지 그 모습이 매우 다양하다. 즉 전통문화를 비롯한 고급예술 문화 체험뿐 아니라 상업적 마인드를 가지고 문화 영역의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급속한 기술 발전의 시기를 거치면서 나타난 정보화 격차처럼, 문화에 있어서도 소외계층이 생겨나는 문화 격차가 발생할 것이다. 이러한 격차를 좁히기 위해 소외계층이 문화를 누릴 수 있도록 기업들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수시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기업 관계자들은 수익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한 후에 거론할 문제라고 귀띔한다. 결국 상호 입장이 상충할 수 있는 절충점을 찾는 것이 급선무라는 게 양측의 공통된 의견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문화예술계 관계자는 “메세나란 사회공헌의 일환인 기부 형태로 이뤄지는 게 원칙이지, 대가를 바라고 문화활동을 지원한다는 것은 잘못된 접근”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나라의 메세나 활동의 발전과제
미국 기업인 IBM은, 프랑스의 르노아르 전시회와 19세기 프랑스 조각전 등 대규모 행사를 후원한 바 있고, 필립 모리스는 세계적인 일본예술 작품에 대한 복원사업을 지원함으로써, 지역사회와 문화예술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표현하기도 했다. 깐느 영화제 또한 성공적인 기업 메세나 사례로 꼽을 수 있다. 프랑스의 초대형 보험사인 그루파마 강은 1987년 깐느영화제를 기념으로 영화재단을 공식 발족하고 영화문화재의 복원, 영화배급의 활성화, 영화계의 신진발굴 등을 적극 지원해 영화광인 젊은이들에게 보다 친숙한 그룹으로 다가갔다. 인재를 육성하고 시장 자체를 확장해 더 큰 수익을 얻고, 소비자와 더욱 성공적인 관계마케팅을 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최근 기업의 메세나 활동은 단순한 지원에서 투자의 개념으로, 상호의 이익을 위한 마케팅 활동으로 변화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 기업들도 메세나 활동을 단순한 문화예술 활동 지원에 그치지 말고, 문화예술을 어떻게 기업이윤에 접목시키고, 이미지 제고의 수단으로 활용할지 장기간의 경영전략의 일환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문화도 이제 시민 공동의 참여와 의식 속에서 커가야 한다. 투자는 그 스스로의 수요를 창출한다는 ‘쎄이의 법칙’처럼 시민 공동의 투자와 적극적인 참여가 새 시대의 문화를 좌우할 것이다. 글로벌 시대를 외치고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었던 때가 있다. 세(勢) 논리로 보면 글로컬(글로벌+로컬) 시대요, 경제 논리로 보면 프로슈머(Producer+Consumer)의 시대가 오늘이다. 우리는 우리의 문화를 지키고 우리가 지킨 우리 문화를 세계 속에 보편화시킬 수 있는 의지와 자존심이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민이요, 문화예술 대중 소비자인 우리가 직접 나서야 한다. 문화예술의 토양은 다른 데서 가져 올 수가 없는 것이다. 내가 사는 지역 문화가 곧 나의 표현이요, 그대로 스스로의 가치인 셈이다. 그러므로 문화예술 소비자의 손에 의해 환원되는 경제적 가치는 단순히 소비 보상으로서의 가치가 아니라 곧바로 가치 생산자로서 위치를 환원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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