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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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경제
  • 글_이현지 기자
  • 승인 2007.1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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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이 본 2008년 한국 경제·산업전망
IT, 반도체 등 산업사이클 올해보다 좋아
내년도 한국 경제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상회하는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일단 체면치레는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 경제·유가 등 대외변수에 따라 상승 모멘텀이 꺾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까지 발표된 민간경제연구소의 ‘2008년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경제연구소가 5.0%를, 현대경제연구원이 5.1%를 전망했다. 이 같은 전망치는 올 4.5%(잠정치)보다 높은 수준이며, 잠재성장률인 4%대 후반을 약간 상회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문제 등으로 미국 경제가 1% 이하 성장의 급락세를 보일 경우, 유가가 두바이유 기준으로 연평균 80달러를 상회할 경우, 원·달러 환율이 915원 밑으로 떨어질 경우 등에는 이 같은 성장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 유지· 내수 상승’ 내년 경제, 올해보다 밝다
2008년은 부진했던 내수가 살아남에 따라 그간 강세를 보였던 수출과 함께 우리 경제의 쌍두마차를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경제연구소, 현대경제연구원 두 민간경제연구소는 한국 경제가 지난해 4분기 내지 올 1분기를 저점으로 상승세를 보다 뚜렷이 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수출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 중이고 설비투자 호조가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 이들 연구소는 이 같은 기조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선 수출의 경우 올해보다 못하겠지만 11%대의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경제가 좋진 않겠지만 중국·동남아 등 여타 지역의 성장세가 유지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소비와 설비·건설투자 회복 등 내수 또한 완만한 상승을 이어갈 전망이다. 소비회복에 대한 이유로 경기회복에 따른 고용상황 개선과 감세정책 등으로 인한 근로소득 확대를 주요인으로 꼽고 있다. 그러나 가계부채 상환부담 증가·물가 상승으로 인한 실질 구매력 저하 등은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설비·건설투자의 경우 그간 투자 부진으로 인한 생산능력 확충과 행정·기업도시 등 공공투자 확대가 회복세를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환율 소폭 하락, 경기상승 모멘텀 유지가 관건
그러나 경상수지는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세계 경제성장 둔화에 따른 수출경기 하강과 유가급등, 국내 경기회복 등에 따른 수입급증, 환율하락에 따른 해외여행 및 유학경비 확대 등 때문이다. 특히 내년에는 베이징올림픽과 한미FTA에 따른 비자면제협정 등이 예고돼 있어 여행수지 악화가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2008년에는 자금수요 증가와 부문별 자금과부족 등 영향으로 금리가 상승압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내리고 있는 상황에서 정책금리를 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국고채 및 회사채 금리 또한 크게 변동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환율 또한 경상수지 적자 속에서도 전 세계적인 달러화 약세기조로 인해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경제성장률을 뒷받침하기 위해 정부는 거시경제정책의 우선순위로 경기상승 모멘텀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둬야 할 것이라는 것이 두 민간경제연구소의 판단이다. 금융정책 또한 주요국의 정책기조 변화에 따른 신축적 대응, 외환정책 변동성 축소 등 국내외 리스크 관리 강화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서브프라임 부실문제가 2008년에도 여전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경기변동 폭 축소에 정책우선순위를 둘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성장잠재력 확충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IT, 반도체 등 산업사이클 올해보다 좋아
내년도 경제전망이 전반적으로 상당히 희망적인 가운데 각 산업부문별 전망도 대체로 긍정적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008년 업종별 경기전망에 대해 IT산업의 수출회복과 자동차·조선·석유화학의 수출증가를 전망하고 있으며, 소비경기 회복세에 따라 서비스와 건설업을 포함한 전반적인 내수도 올해보다는 나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문성배 IT산업분석그룹장은 “정보통신서비스(통신사업자 등)는 올해 W-CDMA가 고속성장세를 보였고, 초고속인터넷 역시 광랜 등의 서비스가 높은 매출증가로 이어져 과거처럼 가입자만 증가하고 수익은 늘지 않는 경향이 불식됐다. 내년에도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이다”며 “휴대폰 등 통신기기는 지난해 좋지 않았는데, 올해에는 모토롤라의 부진에 따른 반사이익과 고급사양 제품이 시장진입에 성공하면서 회복세를 보였다. 2008년에도 그럴 것이다. 반도체는 올해 D램 가격이 폭락하면서 고전했는데, 내년에는 D램 가격이 안정을 되찾을 것이며 플래시메모리 수요가 특히 견조할 것으로 보인다. 플래시메모리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D램 라인을 플래시 라인으로 전환하고 도시바 등이 설비투자에 나서면서, 가격은 다소 하락할 것으로 보이지만 수요가 워낙 탄탄하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따라서 2008년의 반도체경기는 플래시메모리를 중심으로 올해보다 좋아질 것으로 본다. 디스플레이는 2007년 경기가 좋다. 내년에는 LCD의 성장세가 둔화될 예상이지만 10% 이상의 성장률은 계속될 것이다. 통신장비 역시 올해의 해외장비수요 증가세가 유지되고 수출증가세가 굳건할 것으로 내다본다. 전반적으로 내년도 IT산업 전망은 올해와 비슷한 추세가 계속되면서 수출증가가 기대된다. 단 세계경제 둔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변수가 될 수 있으나, 산업사이클은 올해보다 좋아질 것이다. 2006년의 부진에 따른 반사효과로 2007년에는 IT업종의 수출증가율이 10%를 넘을 것으로 예측되는데, 2008년도 IT부문 수출증가율 역시 그 정도는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자동차, 수출 순항… 내수도 회복될 것
금융, 자통법 앞두고 땅따먹기 경쟁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김준규 산업조사팀장의 전망에 따르면 “올해 국내 자동차생산은 400만 대 정도이고, 내수판매가 123만 대, 수출이 280만 대쯤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에는 내수가 다소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어 올해보다 10만 대 정도 판매가 늘 것으로 전망하며, 수출도 290만 대 전후가 될 것으로 본다. 수출은 환율하락과 고유가에 따른 부담은 있지만 최근 시장다변화의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러시아가 미국 다음 가는 시장으로 확대되는 등 동유럽지역 수출이 50% 증가했고, 중동과 중남미 수출도 30% 늘었다. 현대·기아자동차의 품질신뢰도가 좋아졌고, GM대우와 르노삼성은 선진업체의 마케팅 네트워크를 잘 활용하고 있다.2008년 자동차산업 전망은 밝다”며 긍정적인 미래를 예측했다.
한편, 한국금융연구원 김동환 금융산업 및 제도연구실장은 “2009년 자본시장통합법(자통법) 시행을 앞두고, 2008년에는 시행령이 만들어질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은행, 증권, 보험사 간에 금융투자업(IB 등 6가지 업무) 확보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이다. 서로 땅 따먹기 경쟁으로 M&A가 활발하게 일어날 것으로 예견된다. 증권, 보험사들의 금융그룹화가 가시적 성과를 보일 것이며, 은행도 종합금융그룹화 하면서 자회사로 금융투자회사를 확보하려 할 것이다. 반면 중소형 금융사들은 금융투자업 6가지 중 특화된 일부 업무만 소규모로 운영하는 니치 마켓 확보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한다. 올해 은행과 보험사들의 수익성은 매우 좋았는데, 내년에는 약간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자통법에 대비해 금융투자업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하는 부담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석유화학, 내수부진 수출로 만회할 듯
서비스·유통, 소비심리 회복세가 관건
한국석유화학공업협회 김평종 기획조사팀장은 “석유화학업종의 내년 전망은 올해와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내다본다. 당초에는 올해 유화경기를 나쁘게 봤었다. 경기사이클이 2005년을 정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섰고, 주요 수요처인 중국과 중동지역의 신·증설 등으로 인한 공급증가가 예견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중동지역 신·증설이 지연되고 있어 예상보다는 호전됐다”며 내년에도 같을 것이라 말했다. 이에 “전반적으로 보합세로 본다. 현재 내수는 썩 좋지 못하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수출에 주력하는 상황이다. 연초 전망으로는 올해 수출이 작년보다 5% 증가한 250억 달러로 예측했지만, 현 추세로 볼 때 연말까지 281억 달러(17% 증가)는 될 것 같다”며 2008년에도 내수는 부진하지만 수출은 증가세를 계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연구원 최봉현 서비스산업실장은 최근 서비스산업 추세는 사업서비스(디자인, 엔지니어링, 광고, IT 등)와 사업지원서비스(인력파견, 비즈니스 관련)는 꾸준히 활기를 띠고 있지만 음식, 숙박, 도·소매유통업 등 자영업종은 경기에 민감하다 보니, 전체 소비심리 회복 여부에 따라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경기회복 전망에 따라 소비심리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하는데, 자영업에는 사업자나 종사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어 경기회복을 확신하긴 힘들다. 그래도 내년도 소비심리와 서비스경기가 올해보다는 나아지지 않을까 예상한다. 유통업 역시 도소매유통 및 음식·숙박업종과 같이 가는 경향이 있으며, 문화산업도 소비경기에 민감하고 공급 콘텐츠의 질에 상당부분 좌우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건설, 국내외 수주증가 ‘주택시장 위축’
조선, 4년치 일감 확보 ‘계속 쾌청’
삼성경제연구소 박재룡 수석연구원은 국내 건설수주는 소폭 증가하고 해외건설은 중동지역의 오일머니에 힘입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2008년 국내 수주는 부동산시장 위축과 SOC예산 감소 등으로 2007년에 비해 1% 증가에 머물 것이며, 주택건설 역시 2.3%로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 하지만 내년도 국내 건설경기는 올해보다는 호전될 것이다. 해외수주는 고유가에 따라 중동지역의 발주증가가 예견되지만, 증가세는 올해보다 둔화될 예상이다. 정부의 부동산시장 안정대책이 이어지면서 주택시장 위축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신정부 출범으로 규제완화 기대감이 나타날 수 있으나, 기대가 현실이 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 예측했다.
한국조선협회 강사준 경영지원부장은 “우리 조선업계는 현재 4년치 일감을 확보해 놓은 상태다. 지난 6월말 현재 수주액이 4,382만 t인데, 연간 1,000만 t씩 생산한다고 보면 4년치가 넘는다. 내년에도 세계경기 흐름상 업계의 수주 증가세가 꺾일 요인은 거의 없다. 현재의 호황이 계속될 것이다. 수출 역시 계속 연평균 20%씩 증가해왔다. 지난해에 221억 달러, 올해는 270억 달러를 예상하고 있다”라며 2008년에도 수출증가율은 예측하기 힘들지만 상당 폭의 증가는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즉 조선업은 내년에도 계속 순항할 것임을 전망했다.


국민임대아파트, 2013년 이후 공급 불투명
건교위, "논의 필요하다" 2012년 유효기간 유지
2013년 이후에도 총 100만가구의 국민임대주택을 짓겠다는 정부의 1.31부동산대책의 법적 근거 마련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 11월 6일 국회와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국회는 통합신당 서재관 의원이 제출한 '국민임대주택건설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 개정안을 지난 9월 통과시키면서 이 법의 유효기간을 없애는 내용은 제외했다. 서 의원의 개정안은 2012년 12월 31일까지 한시적으로 시행하도록 한 특별조치법을 일반법으로 전환하기 위해 이 법의 유효기간을 없애도록 했었다.
이는 정부가 1.31 대책에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연간 10만가구씩, 2018년부터 2027년까지 연간 5만가구씩 총 100만가구의 국민임대주택을 짓겠다고 발표한 데 따른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소관 상임위원회인 건설교통위원회는 유효기간을 그대로 두기로 하는 수정안을 채택했으며 수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돼 유효기간은 원래대로 유지되게 됐다. 서 의원의 개정안 내용중 국민임대주택단지 예정지구 내에서 개발행위 허가 적용시점을 예정지구 지정일에서 주민 등의 의견청취 공고일로 앞당기는 내용은 통과됐다.
국회가 특별조치법의 유효기간을 그대로 두도록 함에 따라 정부가 2013년 이후에도 국민임대주택을 짓기 위해 법적 장치를 마련하는 데는 일단 실패했다. 특별조치법은 2012년까지만 연간 10만가구, 총 100만가구의 국민임대주택을 건설할 수 있도록 한 게 핵심이다.
국회 건설교통위원회는 논의 과정에서 정부가 자금조달방안과 택지공급계획 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발표하지 않아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법의 유효기간을 유지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집값 1.5% 상승에 그쳐
건산연 “수도권 집값 2.0% 상승에 머물러…지방도 침체 계속”
지난 2006년의 공급과잉과 수요 감소가 맞물려 내년 집값이 1.5% 상승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는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집값이 하락하는 것이어서 주목을 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은 2008년 전국 주택매매가격 상승률이 1.5%를 기록, 올해(3.0%)의 절반에 그칠 것이라고 6일 밝혔다.
수도권 집값의 경우 2007년(5.0%)보다 크게 낮은 2.0% 상승률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지방주택시장은 낮은 입주율과 입주물량 증가, 신규분양 부진의 악재가 겹치면서 내년에도 침체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전세가격은 소형을 중심으로 국지적인 상승세를 보이면서 전국적으로 연간 3.5% 가량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상승률은 2007년의 2.8%에 비해 0.7%포인트 높은 것으로, 수도권 전세값은 재개발·재건축사업 착공 집중에 따른 이주수요로 5.0%의 오름세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재개발사업장이 없는 지역과 대형 고가아파트의 경우 입주물량 등이 올해 수준으로 공급되면서 전세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또 전반적인 주택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족으로 내년에는 땅값도 올해 3.0%(추정)보다 낮은 2% 안팎의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원은 그러나 내년에는 기업.혁신도시와 2기신도시 착공 등 건설투자가 올해보다 4.0% 증가하는 데 힘입어 건설수주는 1.5% 증가한 108조3천억원을 달성,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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