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미국 부통령, 환경운동가/앨 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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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미국 부통령, 환경운동가/앨 고어
  • 글_김영란 차장
  • 승인 2007.1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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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부통령에서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되기까지
유엔 정부간기후변화협의체(IPCC)와 노벨평화상 공동수상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지난 10월 12일 개인?기관 등 181명의 후보들을 심사해 이 중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과 유엔 정부간기후변화협의체(IPCC)를 노벨평화상 공동수상자로 선정했다. 노벨위원회는 “인간이 만든 기후변화에 대한 지식을 축적하고 알렸으며, 이런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수단을 마련하는 기초를 닦았다”고 수상이유를 밝혔다. 미국의 부통령에서 정력적인 환경운동가로 명예를 더하고 있는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은 오늘날까지 수십 년간 환경문제에 대한 이의를 제기해 왔으며, 그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주력해 왔다.


대통령의 꿈에서 지구를 지키는 파수꾼으로
2000년 미국 대선에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출마하여 공화당의 조지 부시와 박빙을 펼쳤던 젊은 정치가 앨 고어를 한번쯤은 주목해 봤을 것이다. 빌 클린턴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재임기간까지 2기 동안 부통령으로서의 소임을 다해왔던 앨 고어가 환경문제를 국제적인 문제로 부각시킨 공로로 2007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그는 오랜 기간 동안 꾸준히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경각심을 고취시키는 일에 매진해 왔으며, 마침내 그 공로를 인정받게 된 셈이다. 수상과 관련하여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은 “매우 큰 영광”이라고 밝히면서 “우리는 전 지구적인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다. 기후변화 위기는 정치적인 이슈가 아니라 모든 인류에 대한 정신적?도덕적 도전이자 지구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보다 높은 수준으로 끌어 올릴 수 있는 최대의 기회”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자신과 공동수상의 영광을 안은 유엔 정부간기후변화협의체(IPCC)의 사회적 공헌을 높이 치하하고, 12월 10일 노벨의 기일에 맞춰 지급될 상금 154만 달러 중 자신이 받을 전액을 기부할 것이라 전했다.
테네시주 출신 하원의원이었던 앨버트 고어(Albert Gore)의 아들로 워싱턴에서 태어난 앨 고어는 ‘테네시안’지의 기자로 활동하면서 여러 사회 부조리를 폭로 해 이슈를 낳기도 했다. 1976년 민주당 후보로 테네시주의회 의원 선거에 출마하여 당선된 고어는 4회 연임하면서 주의회 의원으로 있는 동안에 환경문제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활발한 활동을 벌여왔다. 1984년 테네시주 출신 상원의원 선거에서 승리한 것도 이러한 활동이 큰 힘이 됐다. 1988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명전에서 결국 경쟁후보인 듀카키스(M. Dukakis)에게 패배한 고어는 1992년 빌 클린턴이 대통령으로 당선됨으로써 러닝메이트로 부통령이 되었다. 그는 부통령으로 재임하고 있으면서도 끊임없는 환경문제 해결에 대한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19
92년에는 ‘균형 잡힌 지구:지구적인 환경의 개선’이라는 책을 출간해 화제를 낳았다. 앨 고어는 이 책에서 환경적인 문제에 대한 진보적인 견해를 밝히면서, 기후변화가 지구의 환경위기를 만들어내는 모든 요소들을 부차적으로 여기게 할 만큼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는 제1의 요소라고 말해 주목을 끌었다. 2000년 미국 대통령 선거전에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출마하여 공화당 조지 부시에게 참패한 후로 앨 고어는 부통령에서도 물러난 뒤 기후변화 문제를 국제사회의 문제로 이끌어내기 위한 각고의 노력들을 기울여 왔다. 부통령 이전에도 환경에 대한 관심이 지대한 그였지만, 훨씬 그 전부터 30여 년의 시간동안 환경운동가로 살아왔던 고어는 2000년부터 지금까지 지구촌 곳곳을 누비며 지구온난화에 의한 심각성을 알리는 슬라이드 쇼를 1,000여 회가 넘게 강연해 왔다. 그는 한 나라의 대통령이라는 꿈에서 환경파괴라는 인재로부터 지구를 지키는 파수꾼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지구적 위기상황이라는 ‘불편한 진실’
2006년 앨 고어는 지구온난화에 대한 심각성과 그 해결 방안을 다룬 책 ‘불편한 진실’을 펴내 미국에서 2006년 5월 26일에 출간된 이후 아마존 닷컴,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의 주요 집계에서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으며, 환경 관련서로는 3개월 만에 55만 부를 돌파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또한 프랑스어, 독일어, 네덜란드어, 이탈리아어, 터키어 등을 포함한 전 세계 15개국 언어로 출간되어 관심을 집중시켰다. 아울러 100만 달러의 제작비를 투입해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해 미국 박스오피스 9위까지 오르며 2,300만 달러가 넘는 수입을 올렸는데, 이것은 미국 다큐멘터리 영화사상 최고의 성적이자 세계 역대 다큐멘터리 중 4위에 해당한다. 전문가들에게도 극찬을 받은 이 영화는 사회통합과 자유신장 등에 기여한 공로로 후카니타스상을 수상하고 도빌 영화제에서 기립박수, 선댄스 영화제와 칸 영화제서도 호평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환경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했고 앨 고어의 재치있는 진행과 날카로운 설득력이 돋보이는 다큐멘터리”라고 평가했다. 앨 고어는 ‘불편한 진실’에서 지구온난화에 대한 10가지 오해를 하나하나 지적하면서 사람들 각자가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평소에 할 수 있는 구체적인 생활지침 35가지를 제시하고 있어 흥미를 돋웠다. 그 밖에 고어는 세계 각지 7개 도시에서 동시에 ‘살아있는 지구’라는 환경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지구온난화에서 더 나아가 환경 문제가 개인의 생활과도 밀접한 실존적 문제이며, 정치계에서 나와 환경운동으로 투신하는 그의 열정과 깨달음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과학과 개발이라는 명목아래 한없이 도외시 당했던 지구환경의 파괴로 인해 파생된 부산물들이 어떻게 우리의 생활을 빼앗아가고 생존을 위협하는 부분이 될 수 있는가하는 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의 이러한 적극적인 활동들은 단지 관망만 하고 있는 사람들로 하여금 더욱 많은 관심과 실천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30년 환경운동의 결실, 2007 노벨평화상 수상
정치인으로서가 아닌 한 명의 환경운동가로서 실천해 왔던 앨 고어의 행보에서 세인들은 더욱 존경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앨 고어는 우리의 후손과 더 나아가 모든 인류의 안위를 위해 이러한 문제들이 시급히 재검토되고 시정되어야만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지구에 가해지고 있는 이 가공할 위협에 대해 실감하지 못하고 있는 시점에서, 가장 최신의 연구결과를 인용하여 공기, 물, 토양의 상태가 아주 심각한 상태임을 증명하고 전 지구상의 문제로 부각하고 있는 열정이 어디서 연유된 것이든 그의 환경보존에 대한 애정과 열의는 타의 귀감이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환경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한 노벨위원회의 결정에 대해 전문가들은 “경제발전도 인류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 중요하지만 이제 지구의 환경도 무분별한 개발정책 때문에 많은 문제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비록 대선에서는 참패의 고배를 마셨지만, 자신이 평소에 소신을 가지고 있던 환경에 대한 적극적인 활동으로 노벨평화상까지 수상하게 된 앨 고어의 환경보존에 대한 열정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30여 년 동안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전 인류의 행복한 미래를 위해 매진해왔던 그의 노력들이 ‘2007 노벨평화상’을 수상하면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지만, 지구 안위를 위한 그의 메시지는 영원토록 세인들의 가슴에 각인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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